“시민을 사회적경제 주체로 끌어들이고 협력할 수 있는 시민경제로 나아갈 것입니다.”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조주연 센터장은 9일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사무국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의 사회적경제의 도전과 전략 모색’을 주제로 주최한 ‘국제사회적경제포럼 웨비나' 1라운드 세션3에 연사로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의 사회적경제 지원정책은 사회적경제기업을 지원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면서 “사회적경제 지원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센터장은 “코로나19를 함께 겪었던 시민들을 사회적경제 주체로 끌어들이고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시민경제’로 나아가는 것이 정책목표”라며 “지역단위에서부터 사회적경제 저변을 확대하는 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가 코로나19에 잘 대응한 것은 시민의식 덕분이며, 민주시민이 사회적경제의 주요한 활동 주체가 되면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양적, 질적 성장을 지원하는 것 뿐 아니라 관련한 시민들의 활동 규모를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조 센터장은 “시민과 사회적경제기업이 만나서 협동을 통해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서울사경센터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폐업 위기에 내몰린 소상공인들을 사회적경제주체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과 밀접히 관련있는 생활권 단위의 여러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해주는 가게들이 지역 내 순환경제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프랜차이즈 기업이나 대기업에 잠식당하고 있다. 지역 가게를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전환하면 경쟁력도 생기고 시민들에게 훌륭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 센터장은 아울러 "사회적경제활동과 연결할 수 있는 시민 활동을 바탕으로 사회적경제 해결책을 마련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면서 "새로운 사회적경제 2.0 액션플랜을 만들어 사회적경제 5개년 계획 등 중장기과제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GSEF 웨비나에서 발표 중인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조주연 센터장

1라운드 세션3(영어)인 이날 웨비나는 GSEF 로렉스 곽 사무국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조 센터장을 비롯해 영국 리버풀 대외협력 및 전략 어드바이저 린 콜린스, 중국 ‘Star of Social Innovation’ 창립자 슈안 시아, 남아공 에테퀴니 (더반)시 사업팀장 논리 메멜라, 홍콩 사회적서비스 위원회 사업국장 앤서니 웡 등이 참여했다. 각국 지방자치단체와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모여 코로나19 이후 상황을 설명하고 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어와 중국어 동시통역이 함께 제공됐고, 아시아, 유럽, 북미, 아프리카 등에서 45개국 118명이 참여했다. 지난 5월 26일 진행했던 세션1(프랑스어)엔 26개국 90명이, 6월 3일 열렸던 세션2(스페인어)에는 27개국 총 1088명이 참여해 1라운드에만 총 1296명이 함께했다.

중국 ‘Star of Social Innovation’의 슈안 시아 창립자는 이날 발표에서 사회적경제기업의 규모확대와 소통강화, 그리고, 영리기업과의 연대를 거론했다. 그는 "중국내 사회적경제기업은 현재 지역사회 및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돕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경제기업의 이러한 역할은 규모를 확대하고, 상호 소통을 강화할수록 커진다”며 “사회적경제기업과 영리기업들이 함께 연대하면 더 많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리버풀시의 린 콜린스 대외협력 및 전략 어드바이저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위기상황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영역을 창출해내야 한다"면서 리버풀시에서 진행된 여러 활동을 소개했다. 

GSEF 웨비나에서 발표 중인 영국 리버풀 린 콜린스 대외협력 및 전략 어드바이저

리버풀시는 코로나19 피해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수 개발 연구에 들어갔으며, 사회적경제계를 지원하기 위해 ‘사회혁신기금’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사회적경제 조직을 비롯해 공동체에 기여하는 조직을 지원한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개설해 사회적경제조직과 함께 지역사회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사회적 대화도 강화했다. 시 차원에서 ‘사회적경제 참조 패널’을 신설하고, 리버풀 광역시장 직속 청년자문을 구성해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사회적경제계의 힘은 다양성이며 모두의 협동과 연대로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의 비즈니스 전략수립을 담당하는 남아공 에테퀴니 (더반)시 논리 메멜라 사업팀장은 더반시가 사회적경제기업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소개했다. 

홍콩 사회적서비스 위원회 앤서니 웡 사업국장은 “홍콩 상황이 많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분열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고립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홍콩의 사회적경제기업도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는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정부지원금이 끊긴데다 시장이 작동하고 있지 않아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웡 국장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연대와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다”며 “홍콩 지방정부는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신뢰와 권위를 잃어 중간지원조직이 이해당사자를 모아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GSEF 사무국 주최 사회적경제계를 위한 웨비나는 프랑스어, 스페인어, 영어 3가지 언어로 매주 1회씩 9월까지 이어진다. 2라운드 웨비나 주제는 '사회적경제를 통한 위기 회복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6월 중 진행된다. 세션1(프랑스어)은 오는 16일, 세션2(스페인어)는 24일에 열린다. 한국어 동시통역이 제공되는 세션3(영어)는 오는 30일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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