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영화상을 두 차례나 받은 할리우드 배우 케이트 블란쳇(51)이 지난 2일(현지 시각) 개막한 ‘제77회 베네치아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입고 나온 의상으로 화제다. 개막식 행사에서 풍성하면서도 반짝이는 케이프 드레스로 모습을 드러낸 케이트 블란쳇은 우아한 자태 못지않게 ‘재활용’으로 시선을 끌었다. 디자이너 에스테반 코르타자의 의상으로 5년 전 BFI(런던 필름 페스티벌)에서 보여준 것과 똑같은 의상이다. 달라진 건 코로나 때문에 쓴 마스크뿐이었다.
블란쳇은 3일 ‘아만트(Amants)’ 시사회장에서 또다시 ‘재활용’을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디자이너 브랜드 알렉산더 맥퀸의 울 실크 턱시도 재킷, 바지와 함께 손으로 일일이 자수를 넣은 꽃무늬 패치를 단 비대칭 상의를 입었다. 이 역시 과거에 입었던 의상을 고쳐 입은 것이 알려지면서 각종 소셜미디어를 비롯해 온라인엔 “역시 멋지다” “최고의 배우”란 찬사가 쏟아졌다. 그녀가 입은 상의(톱)는 2016년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착용했던 드레스를 다시 작업해 바지와 매치한 것이다.
케이트 블란쳇은 2018년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레드카펫을 밟을 당시에도 드레스 재활용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2014년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입었던 아르마니 프리베 가운을 다시 입고 왔다. 레드카펫에서 어떤 드레스를 입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새로운 드레스를 입으려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그녀의 선택은 남달랐다는 평가! 블란쳇은 당시 미 연예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패션쇼 의상부터 티셔츠까지 쓰레기 매립지로 갈 이유가 없는 아름다운 옷이 너무 많다”면서 “오늘의 환경을 위해 아름다운 옷을 소중히 간직해야 한다”고 했다.
케이트 블란쳇을 필두로 할리우드 배우들 사이 ‘드레스 재활용’은 종종 목격되고 있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 소식을 전한 미국의 전설적 배우 제인 폰다가 당시 입은 와인 컬러의 엘리 사브 드레스 역시 2014년 칸 영화제 개막식에서 입었던 의상으로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