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당일과 최종 개표 결과 다를 수도”…우편투표용지 발송 시작

김향미 기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는 메클렌부크르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 우편투표 봉투들이 쌓여 있다. 샬럿|AFP연합뉴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있는 메클렌부크르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에 우편투표 봉투들이 쌓여 있다. 샬럿|AFP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에서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우편투표가 늘어남에 따라 선거 당일 개표결과가 최종 집계치와 다를 수 있다는 예측 모형이 잇따라 나왔다. 대체로 현장투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유리해 대선 당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지만 우편투표를 포함한 최종 개표에선 바이든 후보가 이길 수 있다고 예측됐다. 미국은 지난 4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우편투표 용지 발송을 시작으로 대선을 치르기 위한 행정적 절차를 본격화했다.

미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2일 보도한 한 예측 시나리오를 보면, 대선 당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538명의 선거인단 중 167명을 더 확보하지만 개표가 완료된 시점에는 바이든 후보가 오히려 127명의 선거인단을 더 확보해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끝난다. 지난 1일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한 민주당 데이터분석기관 호크피시 자체 모형 결과도 비슷하다. 선거 당일 우편투표의 15%만 개표된다고 가정할 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일 밤 408 대 130으로 앞서지만, 약 4일 후 우편투표 75% 개표가 이뤄지면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게 된다. 개표 완료 땐 바이든 후보가 334명, 트럼프 대통령이 20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다.

이런 모형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이 현장투표를, 바이든 후보 지지층은 우편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이다. 선거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538)도 최근 기사에서 “선거일 투표한 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하게 기울고 우편투표는 바이든 후보에게 심하게 기울 수 있다”며 이는 선거일 밤에 기묘한 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우편투표 의사 비율이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은 11%였지만 바이든 후보 지지층은 47%에 달했다. 호크피시 최고경영자인 조시 멘덜슨은 이를 ‘붉은 신기루’(Red Mirage)라고 표현했다. 공화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을 빗대 선거 당일 밤 트럼프 대통령의 우세가 신기루일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

그러나 앞으로 두 달가까이 남은 선거일까지 판세가 크게 출렁일 수 있어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할지 속단하긴 어렵다. 다만 이 예측과 유사하게 진행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반발하는 등 선거 결과를 둘러싼 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편투표에 대해 ‘사기투표’, ‘부정선거’라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트윗에서 호크피시 모형을 인용한 한 트윗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시한 뒤 “조작 선거?”라고 적었고, 트럼프 대선 캠프의 팀 머토 대변인은 악시오스에 “뉴스 미디어는 미래를 예측하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에도 트위터에 우편투표 제도를 깎아내리며 “투표를 두 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표씩만 집계된다는 것을 테스트해보자는 것이다.

4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미국의 50개 주 중에 처음으로 이날부터 대선 투표용지를 유권자에게 발송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미국 대선의 투표방법은 우편투표, 조기 현장투표, 선거 당일 현장투표로 나뉘는데, 이중 우편투표 절차가 가장 먼저 개시된 것이다. 유권자들은 투표용지에 기표한 뒤 이를 우편으로 보내거나 선거사무소에 제출하면 된다. 조기 현장투표는 이달 18일 미네소타, 와이오밍, 사우스다코타주에서 시작된다.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