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국 대선 제도의 (거의) 모든 것

4년에 한 번 돌아오는 미국 대선, 이제 D-47이에요. 곧 있으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TV토론에서 맞붙고요. 지난 8월,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뽑혔다는 소식 전하면서, 뉴닉이 ‘선거인단’에 대해 싹- 정리해서 가져오기로 했는데요. 드디어 오늘! 미국 대선을 뽀개봤어요. 

* 미국에서 코끼리와 당나귀는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의 마스코트예요.

 

사실 미국 사람들도 미국 대선 잘 모를 정도로 복잡해서, 두 편으로 나눴는데요. 오늘은 Ep.01: 우리나라 대선과 미국 대선의 차이점을 뜯어봤어요. 다음주 화요일에는 Ep.02: 현재 선거 양상과 관전 포인트를 보내드릴게요!

 

 

0. 미국 대선, 어떻게 진행돼? (전체 일정)

  • 2월~6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 코커스(당원대회)
  • 8월: 민주당🔵·공화당🔴전당대회
  • 9월~10월: 대통령 후보 토론회
  • 11월 3일: 유권자 → 선거인단 투표
  • 12월 14일: 선거인단 → 대통령 투표
  • 2021년 1월 6일: 선거인단 투표 개표
  • 2021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

미국은 직접선거 & 간접선거가 섞여 있어서 약간 복잡한데요. 가장 가까운 11월 3일 일정부터 알아보면:
 

 

1. 미국 대통령 선거,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선거인단 제도(Electoral College)’. 먼저 우리나라를 보면, 대통령을 뽑을 때 국민이 후보에게 직접 투표하잖아요 🗳️. 예를 들어, 2017년 대선 땐 투표소에 가서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등 여러 후보 중 한 명에 도장을 콕! 찍었죠. 그뒤 바로 개표를 해서 다음 날 오전이면 결과가 나오고요. 미국은 유권자와 대통령 후보 사이에 ‘선거인단’이 껴 있다는 점이 달라요.

 

<대통령 뽑는 법>

  • 한국🇰🇷: 유권자 → 대통령 후보
  • 미국🇺🇸: 유권자 → ‘선거인단’ 대통령 후보

 

선거인단, 뭐 하는 사람들이지?

한마디로 ‘국민을 대신해서 투표하는 사람들’이에요 👪. 이 선거인단 숫자는 주별로 인구에 비례해서 정해져요.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는 55명, 인구가 적은 알래스카는 3명. 각 주의 선거인단을 합치면 총 538명이고, 이 중 절반이 넘는 270명 이상의 표를 얻는 후보가 땅땅 대통령으로 당선돼요!

 

선거인단이 어떻게 투표한다는 거야?

오는 11월 3일에, 각 주의 주민은 선거인단이 어느 후보한테 투표하면 좋을지 투표해요 💁.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 사는 🦔Gosumi가 투표 용지에서 트럼프 쪽에 도장을 찍으면, 트럼프가 바로 당선되는 게 아니라 “우리 주 선거인단은 트럼프한테 표를 주면 좋겠어!”라고 하는 것. 선거인단은 그 결과를 반영해 12월 14일에 실제 후보한테 투표를 하고요. 그런데 이 방식에 큰 함정이 있다고.

 

무슨 함정이지?

바로 ‘승자독식 제도’. 주별로 표를 더 많이 가져간 후보(승자)가 그 주의 선거인단 표를 몽땅 가져가는 것(독식). 무슨 말이냐 하면: 캘리포니아 주는 선거인단이 55명 있잖아요. 그런데 11월 3일에 캘리포니아 주민의 51%가 “우리 주 선거인단은 트럼프를 뽑으면 좋겠어!”에 표를 주고, 49%가 “바이든을 뽑으면 좋겠어!”에 줬다고 쳐요. 그러면 2%p 차이밖에 안 나니 선거인단 55명도 51:49 비율로 나눠가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캘리포니아의 선거인단 55명을 트럼프가 몽땅 가져가는 거예요. 결국 49%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못하는 것 🤐.

 

몽땅 가져가면 부작용은 없어? 

이런 독특한 방식이 민주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있어요. 실제로 유권자에게 표를 더 많이 받고도, 대통령이 되지 못한 사례가 여럿 있거든요.

  • 2016년 대선: 분석해보니, 미국 전체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보다 유권자한테 300만 표 더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승자독식 제도 때문에, 선거인단은 트럼프가 더 많이 가져가서 대통령이 됐어요 (트럼프 306: 힐러리 232). 
  • 2000년 대선: 2016년 때와 비슷해요.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유권자 표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보다 54만 표 더 많이 받았지만, 선거인단에서는 승자독식 제도 때문에 5명 차이로 졌어요.

 

왜 이렇게 설계를 한 거야?

사실 선거인단 제도는 미국이 건국될 즈음에 만들어졌는데요. 만든 이유를 요약하자면: “정치 전문가에게 맡기자.” 건국 초기, 미국은 땅은 넓은데 지금처럼 비행기나 인터넷이 있지 않았어요. 교통과 통신이 불편하니, 누가 대통령 후보로 나오는지, 어떤 공약을 냈는지 알기 어려웠죠. 그래서 당시 정치인들이 내린 결론: “정치 잘 모르는 사람은 잘못 투표할 수 있다.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도록 하되, 최종 투표는 ‘정(치)잘알’에게 맡기자!”

 

살짝 손보면 안 되나?

미국에서도 바꾸려는 시도는 있었어요. 하지만 이게 헌법으로 땅땅 정해진 거라 쉽게 바꿀 수 없다고 📜. 미국에서 헌법을 바꾸려면, 상·하원에서 각각 2/3 이상 찬성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50개 주의 3/4 이상도 동의해야 해요. 게다가 민주당과 공화당도 선거인단 제도로 얻는 정치적 이점이 있어서, 200년 이상 유지되고 있다고.

+ 그런데, 배신 표는 안 나오나?

나올 수 있어요. 예를 들어 🦔Gosumi가 뉴닉 주의 선거인단 5명 중 한 명이라고 해봐요. 선거 결과, 뉴닉 주 선거인단 5명은 표를 A에게 몽땅 줘야 해요. 그런데 고슴이가 어떤 이유로 A에게 표를 주기 싫어서, B한테 표를 줄 수 있어요. 실제로 그런 사례도 있고요. 그래서 이런 ‘배신 투표’를 막기 위해, 애초에 정당에 충성심이 높은 사람을 선거인단으로 지정해요. 최근에는 미 연방대법원이 “승자독식 제도를 따르지 않는 선거인단은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앞으로 배신 표가 안 나올 수도 있다고.

2. 깨알 미국 대선 상식

1) 여기를 이겨야 선거에서 이긴다! ‘스윙 스테이트’

우리나라도 보면, 역사적으로 특정 지역에서 진보·보수 후보 중 한쪽을 지지하는 성향이 있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선거 때마다 진보·보수가 비등비등한 지역의 표심이 전체 선거 결과를 결정하기도 하고요. 미국도 비슷해요. 대부분의 주가 민주당이나 공화당 중 하나를 지지하는 성향이 강해요. 하지만 몇몇 주는 선거 때마다 성향이 바뀌어요 🔵↔️🔴. 미국에서는 이런 주들을 ‘그네처럼 왔다 갔다 하며 성향이 바뀐다’고 해서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라고 부른다고. 

 

그래서 이 ‘스윙 스테이트’ 중 선거인단 숫자가 많은 주에서 이기는 게 전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요. 대표적으로 플로리다(29명), 펜실베이니아(20명), 노스캐롤라이나(16명) 등이 있어요(선거인단 총 538명). 올해 대선에서도 이 스윙 스테이트의 결과를 보면, 누가 대통령이 될지 예상할 수 있을 거라고(그것이 바로 11월 3일 📅).

 

2) 미국은 대통령 몇 번까지 할 수 있어? (트럼프, 이미 대통령인데 또 나온다고?)

한국에서는 한 번 대통령 하면 5년 후에 물러나야 하는데요. 미국에서는 2번까지 할 수 있어요(4년x2번=총 8년까지 가능). 대통령으로 출마하려면 35살 이상이어야 하고, 미국에서 태어나 14년 이상 살아야 해요. 

 

3) 미국에서는 투표하려면 신청해야 된다고?

우리나라는 만 18세 이상의 한국 국적자면 자동으로 투표권을 받는데요. 미국은 조건이 되더라도, ‘내가 투표하겠다’고 별도로 신청해야 해요(유권자 등록). 19세기 후반, 남북전쟁이 끝난 후 이민자가 많이 들어오면서 선거를 투명하게 치르기 위해 도입됐다고.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이민자 출신 노동자나 흑인 등 특정 인종이 정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악용했다는 비판도 있고요. 최근에는 이 제도 때문에 투표하지 못하는 사람이 수백만 명에 이르러서, 누구나 자동으로 유권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4) 미국에는 당이 2개밖에 없나?

맞아요. 우리나라는 선거 때마다 당의 이름과 종류가 바뀌지만, 미국은 쭉- 크게 2개의 당이 있었어요(양당제). 진보 성향이 강한 🔵민주당과, 보수 성향이 강한 🔴공화당. 제3의 당이 있기도 했지만, 득표수가 적어 크게 의미는 없다고. 

 

3. (이미 뽑혔지만) 민주당·공화당의 대선 후보 뽑는 법

대통령 선거를 치르려면, ‘누가 한 정당의 Only one 후보로 나올지’부터 정해야 하잖아요? 지난 8월, 민주당과 공화당의 공식 대선 후보가 다 뽑혔는데요 (🔵민주당: 조 바이든 &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요 과정도 알아두면 나중에 ‘미국 사람보다 더 미국 대선 잘 안다’는 소리 들을 수 있어서 한번 소개해볼게요!

 

이름이 알려진 당일수록, 해당 정당의 대선 후보로 나오려는 사람이 많으니 이것도 공정하게 투표로 정해요(전당대회·대선 경선). 그런데 한국과 미국이 ‘대선 후보를 뽑는 법’이 다르다고. 

 

<대선 후보를 뽑는 법>

  • 한국🇰🇷: 일반 유권자 + 정당에 가입한 사람이 직접 투표 → 대선 후보 선출!
  • 미국🇺🇸: 일반 유권자 + 정당 임원이 투표 → 대의원 투표 → 대선 후보 선출

 

지난 2017년, 우리나라 대선으로 돌아가 볼게요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등이 나왔는데요. 여러 명의 후보 중에서 민주당 대표로 대선에 나갈 사람은 어떻게 뽑았을까요? 한국에서는 정당별로 당원(정당에 가입한 사람)과 일반 유권자(신청자)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직접 후보를 뽑아요. 

반면에 미국은 당원과 유권자가 대선 후보를 바로 뽑지 않아요. 1번에서 말한 것과 비슷하게, 대선처럼 최종 투표해줄 사람(대의원)을 직접 뽑아요. 하지만 대선이랑 다른 점: 승자독식이 아니라 당원과 유권자의 표심이 그대로 반영된다는 것. 이 최종투표를 할 ‘대의원’을 뽑는 과정을 ‘프라이머리와 코커스’라고 해요 (조금 많이 복잡하죠? 미국인들도 미국 선거 제도 공부하다가 포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고).

 

프라이머리·코커스 뭐가 달라?

미국은 주마다 법이 다르잖아요? 그래서 각 주마다 대의원 뽑는 방법이 다른데, 이것이 바로 프라이머리(primary)와 코커스(caucus). 전체 대의원의 4분의 3은 프라이머리로 뽑고, 4분의 1은 코커스로 뽑아요. 각각 뭔지 설명해보자면:

  •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 유권자도 투표해요(비밀투표). 일부 주에서는 당원만 투표하기도 하고요. 3월의 첫째 화요일에는 가장 많은 지역에서 프라이머리가 열려서 사실상 대선 후보가 판가름 나요. 워낙 중요한 날이라 ‘슈퍼 화요일’이라는 이름도 붙었다고.

  • 코커스(당원대회): 정당에 가입한 사람(당원)만 투표할 수 있어요(공개투표). 전체 선거 일정에서 ‘아이오와 주’의 코커스가 가장 먼저 열리는데, 여기서 기선제압하면 그 당의 Only one 후보가 될 확률이 높아요. 그래서 후보들이 기를 쓰고 ‘아이오와 코커스’에 몰두해요.   

 

민주당과 공화당은 이렇게 해서 뽑힌 대의원을 8월에 각자 불러모아요(전당대회). 거기서 누가 각 당의 Only one 후보가 될지 땅땅 정하고요. 그렇게 해서 이번에 공화당 후보는 트럼프, 민주당 후보는 바이든이 된 거고요. 이 둘이 어떤 공약으로 팽팽히 겨루고 있는지, 우리나라 외교 관계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는 미국 대선의 (거의) 모든 것 Ep.02 편을 참고해주세요!

    누가 4줄 요약 좀 📝:

    미국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선거인단’: 유권자를 대신해서 투표하는 사람들이에요. 이 사람들이 최종 투표를 해서 대통령을 결정해요.

    주별로 인구만큼 선거인단이 배정되는데, 주 선거에서 이긴 후보가 선거인단을 몽땅 가져가요(승자독식).

    유권자에게 표를 더 많이 받고도, 선거인단 득표수에서 밀려 대통령이 되지 못한 후보가 많지만, 헌법을 바꾸기 어려워 선거인단 제도가 200년 이상 유지되고 있어요.

    각 정당의 Only one 후보 뽑는 방법도 복잡하지만, 이미 이번 대선에서는 지나갔으니 2024년에 다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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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미국#조 바이든#도널드 트럼프#2020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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