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사회적경제기업도 위기를 맞았다.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 돌봄, 교육 등의 분야에서는 피해가 더 컸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버티기에 급급하던 이들이 최근에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는 등의 대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서로돌봄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아이들이 ‘스칸디나비아 모스를 활용한 공기청정 화분 만들기’로 정서활동을 하는 모습./사진제공=서로돌봄
서로돌봄에서 진행한 프로그램. 아이들이 ‘스칸디나비아 모스를 활용한 공기청정 화분 만들기’로 정서활동을 하는 모습./사진제공=서로돌봄

대면이 안 되면 비대면으로

협동형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사회적협동조합 ‘서로돌봄’은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불가능해져 위기를 맞았다. 공동육아 어린이집 특성상 조합원을 모집하기 위한 홍보가 중요한데, 기존 체험프로그램(하루살이) 활용이 불가능해지면서 조합원 모집에도 제동이 걸렸다.

서로돌봄은 체험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실시간 방송을 통해 아이와 부모가 집에서도 체험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전 신청을 받아 교자재를 미리 배송하고, 집안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했다. 목포와 포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수업에 참여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정두영 서로돌봄 조합원 대표는 “온라인 체험프로그램 진행 때 댓글로 참여해주신 분들의 반응이 특히 좋았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새로운 가능성도 발견했다. 정윤정 서로돌봄 이사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에 국한됐던 활동이 어디에나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며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예비사회적기업 ‘지혜의밭’은 관객의 이야기를 즉흥으로 무대에 반영하는 공연 ‘넋두리’를 대면과 비대면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문수정 지혜의밭 대표는 넋두리를 “소통과 공감에 특화된 공연으로 코로나19로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안식과 위로를 줄 수 있는 공연”이라고 설명한다. 

11월 27일에는 대면 공연, 28일에는 비대면 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비대면 공연에는 약 50명~100명의 관객을 받는다. 예산의 한계와 시범 사업의 특성상 많은 관객을 모으기에는 부담이 컸다. 

사실 실시간으로 관객과 소통해야 하는 넋두리의 특성상 비대면 공연 진행도 쉬운 일은 아니다. 비대면 공연이 익숙하지 않아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대면과 달리 관객의 반응을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공연을 준비하는 이유는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코로나19로 별다른 창구가 없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희망은 있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VR·3D 공연 등으로 사업 확장을 고려하고 다양한 지원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혜의밭은 서울특별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로부터 ‘코로나극복 전략개발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약 2000만원에 달하는 사업개발비를 지원받았다. 지원은 공연을 준비하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 문 대표는 “코로나19로 너무 힘든데 센터로부터 지원을 받아 큰 도움이 됐다”며 “앞으로 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문화재단에 사업제안서를 내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혜의밭 넋두리 오프라인 공연./사진=문수정 대표 유튜브 갈무리
지혜의밭 넋두리 오프라인 공연./사진=문수정 대표 유튜브 갈무리

새로운 상픔 개발로 돌파구 마련

‘플레이 플래닛’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다. 플레이 플래닛은 본래 아시아 지속가능관광 컨설팅을 제공하는 소셜벤처다. 그동안 네팔, 태국, 필리핀 등지의 국립공원 및 소수민족 마을과 협력해 여행 프로그램 개발하고, 여행을 통한 지역 환경과 문화 보존을 목적으로 한 관광컨설팅을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오랑우탄과 서식지 열대우림을 보존하고 지역주민 관광소득창출을 도모하는 지속가능관광 분야 국제개발협력 사업에 집중해왔지만, 코로나19로 사업 진행이 불가능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국립공원은 폐쇄되었고 현지 이해관계자가 일자리를 잃는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사업 진행이 어려워지자 플레이 플래닛은 국내에서 당장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모색했다. 플레이 플래닛은 자신들의 전문 분야를 살려 환경과 여행에서 답을 찾았다. 최근 코로나19로 차박, 글램핑, 캠핑 등의 자연과 함께하는 여행이 늘어났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친환경 여행을 위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기존 아이디어 수준에 머물렀던 ‘생분해성 비누’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시작으로 여행용 친환경 빨대, 수저 세트, 칫솔 등 다양한 생태여행 관련 제품을 개발해 친환경 여행키트를 판매할 계획이다. 친환경 여행키트는 이번 해 안으로 시장테스트를 마치고 내년 초 출시한다.
 
친환경 여행키트와 기존 사업을 연계할 계획도 있다. 서선미 플레이 플래닛 대표는 “앞으로 국내 외 아시아 국립공원을 테마로 한 여행키트 시리즈를 기획하여 ‘투어·액티비티’와 결합상품 제공할 것”이라며 “지역의 고유한 생태자원을 매개로 상품 개발을 시도해 여행의 직간접 소비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환경보존에 높이 기여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연계 및 협력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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