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수요 줄어도 일본 최고층빌딩 3~4년마다 바뀐다
2027년 완공되는 일본 최고층 빌딩의 이름이 '토치타워(사진·이미지)'로 확정됐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오피스빌딩의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초고층빌딩 건설이 한창인 일본에서는 앞으로 3~4년마다 최고 높이의 빌딩 기록이 바뀐다.

일본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미쓰비시지소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도쿄역 북쪽에 건설하고 있는 일본 최고층 빌딩의 이름을 토치타워, 재개발 지역의 명칭은 '도쿄토치'로 확정했다고 18일 발표했다.

2023년 착공 예정인 토치타워는 높이 390m, 지상 63층, 연면적 54만㎡ 규모로 지어진다. 저층부는 상업시설과 전시장, 중층부는 오피스빌딩, 고층부는 호텔로 사용된다. 옥상에는 2500㎡ 규모의 정원이 들어선다. '토치'라는 이름은 건물 상층부의 디자인이 횟불을 닮은데서 따왔다.

2027년 완공되면 일본 최고층 빌딩의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세계 5위인 롯데월드타워(555.7m)에 비해서는 낮지만 불과 40여년 전만 해도 '지진이 많아 초고층빌딩은 무리'라고 했던 도쿄로서는 큰 변화다. 주거용 건물이 아닌 일본의 최고층 건축물은 2011년 완공된 방송 안테나 시설 도쿄 스카이트리로 높이가 634m다.

1993년 요코하마 랜드마크가 296m 높이로 들어선 이후 '일본 최고층 빌딩' 기록은 2014년 오사카의 아베노하루카스(300m)가 완공될 때까지 20여년간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도쿄에서 잇따라 초고층 빌딩이 건설되고 있어 앞으로 3~4년 마다 최고층 빌딩의 이름이 바뀌게 된다. 2023년에는 도쿄 도라노몬·아자부다이프로젝트 빌딩이 330m 높이로 들어서고 2027년에는 도치타워가 완성된다.

일본 정부가 민간주도의 도시재생개발을 유도한 2002년 이후 도쿄를 중심으로 초고층 빌딩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정부가 용적률 등 규제를 완화하자 부동산 개발회사들이 수익률이 높은 초고층 빌딩 프로젝트를 경쟁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재택근무가 정착돼 오피스빌딩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공실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시다 준이치 미쓰비시지소 사장은 "전략적인 의사결정은 화상회의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거리의 매력을 높여나가면 오피스빌딩의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