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조원 자금력 가진 애플
VR·음성인식 등 신기술 사냥
한달새 스타트업 3개 인수
페북은 6년만에 초대형 베팅
인도 모바일 결제시장 공략
MS도 클라우드 사업 확장
VR·음성인식 등 신기술 사냥
한달새 스타트업 3개 인수
페북은 6년만에 초대형 베팅
인도 모바일 결제시장 공략
MS도 클라우드 사업 확장

넷플릭스는 이날 약 1조2300억원(10억달러)어치 회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는데, 이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능하다면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위기 속에서도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이처럼 공격적일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어마어마한 현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과 페이스북은 작년 말 기준으로 각각 300조원(약 2470억달러), 67조7000억원(약 550억달러) 규모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 있는 기업들의 가치가 팬데믹 위기로 인해 떨어지는 상황인지라, 이들에는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좋은 기회인 셈이다.
애플이 날씨 정보를 시각화하는 영국 케임브리지 소재 스타트업 '다크스카이', 자연어 음성인식 기술을 보유한 영국 회사 '보이시스', 가상현실(VR)에서 스포츠 중계를 이어주는 회사 '넥스트VR' 등을 지난달 말부터 연달아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특히 애플은 수년 내 VR에 특화된 모바일 디바이스를 내놓으려고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넥스트VR의 인수는 의미심장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 3월 말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모바일 솔루션 회사 '어펌드네트웍스'를 인수했다. 이 회사는 이동통신사들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고객 서비스를 완벽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려는 MS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페이스북은 우리나라 '카카오페이'처럼 인도에서 와츠앱을 지급결제에 연동시키는 사업 등을 하기 위해 현지 1위 4G 이동통신망 사업자인 '지오'의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는 이미 '구글페이' 등 사업자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모바일 결제시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실리콘밸리 IT 공룡들의 공격적 행보는 미국 M&A 시장 전체 분위기와는 크게 상반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사모펀드인 시커모어가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을 약 6500억원(5억2500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지난 2월 20일 맺었던 계약을 철회해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다. 공유오피스 회사인 위워크도 소프트뱅크가 당초 지급하기로 했던 약 3조7000억원(30억달러)을 주지 않겠다고 하자 소송을 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