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진 허니비즈 대표 “배달앱 수수료 2%면 충분”

윤문진 허니비즈 대표
윤문진 허니비즈 대표

컨시어지 O2O 플랫폼 '띵동'이 2%대 수수료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이달중 선보인다. 5%~12%대 수수료를 가맹업주에 부과해 온 배달앱 시장에 '초저가' 수수료 전략으로 출사표를 던진다. 지자체와 적극적인 협업으로 준 공공 배달앱에 가까운 사업 모델도 제시한다.

광고비나 수수료 대신 음식배달을 통해 확보한 고객을 공유 전동킥보드 '씽씽', 공유 배터리 사업 '아잉' 등 롱테일 서비스로 연계한다는 그림을 그렸다.

7일 윤문진 허니비즈 대표는 “기존 배달앱 업체들은 연간 1000억원 규모 비용을 마케팅에 소진하면서 이를 과도하게 가맹업주들에게 부담시킨 측면이 있다”며 “민간 배달앱과 공공 배달앱 양쪽 장점을 모두 취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양강 구도가 오랫동안 고착화된 상태다. 요기요 독일 본사인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지난해 말 인수하면서 시장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지속 제기됐다. 허니비즈는 국내 정서 상 두 회사의 합병을 기점으로 신규 사업자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마침 지난달 배민 수수료 체계 개편 사태가 터지면서 초저가 수수료 전략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서비스 출시 이전부터 각 지자체로부터 문의가 쏟아졌고 가맹업주 6000여명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5월 중 서울과 부산 총 5개 전략 지역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한다. 매월 1만명씩 가맹업주를 늘려 성수기가 되는 겨울까지 총 10만명 확보를 목표로 잡고 있다.

윤 대표는 “수수료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은 4% 정도로 조사됐고, 결론적으로는 더 파격적인 2%로 가기로 결정했다. 큰 수익 대신 공공성을 가져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대 수수료가 가능한 이유는 허니비즈가 지난 9년여 동안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노하우와 인프라를 구축한 덕분이다. 음식 배달뿐 아니라 애완동물 산책·설거지·맛집 줄서기 등 다양한 심부름 서비스로 성장했다. 국내 최초로 맛집 배달 사업을 시작한 '해주세요'를 지난 2016년 인수하기도 했다. 배달 오퍼레이션 역량을 갖추고 있는데다 배달 앱 사업을 신규 추진해도 무리한 리소스를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

수수료가 낮기 때문에 지자체와 좋은 협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경기도를 필두로 각 지자체가 공공 배달앱을 내놓겠다고 선언했지만 운영 역량 부족 문제가 세금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많다. 허니비즈는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지역 화폐를 앱 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자체는 지역 내 소상공인 배달 앱 수수료 문제를 완화시킬 여지가 생기고 소비자는 지역화폐 사용에 따른 할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가맹업주가 상품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땡처리'나 단골할인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20조 거래액 배달앱 시장에서 점유율 5%만 달성해도 토종 앱의 의미있는 성과”라며 “현재 배달 앱 독과점 시장에 대한 문제의식을 계속 느끼며 준비해왔고, 우리를 기점으로 제3, 제4의 대안이 계속 출현할 단초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