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최근 국내 숙박 및 여가 플랫폼은 물론 에어비앤비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들이 속속 지역관광에 집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예전부터 비슷한 로드맵을 추구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 정국, 나아가 수수료 비즈니스 기반의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묻지마 공격이 심해지며 관련 행보가 선명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 김종윤 대표와 최문순 도지사. 출처=야놀자

"지역과 함께"
야놀자의 광폭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야놀자와 강원도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강원지역 여행업계와 지역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그 연장선에서 ‘강원도X야놀자 안심여행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중이며 이미 시너지는 나오고 있다.

프로젝트가 진행된 기간(2020년 4월 6일-5월 31일) 중 야놀자 앱에서 강원도 지역 상품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3.1% 증가했으며 이는 전국 평균인 37.6%와 비교해 3.3배 높다. 제휴점들의 거래액 또한 급증해 지난 2개월간 참여 제휴점의 거래액은 작년 동기 대비 134.6% 증가해 비참여 제휴점(34.5%)보다 3.9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야놀자는 강원도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강원도로부터 감사패까지 받았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실의에 빠져 있던 강원도민들과 지역 업체들의 위기 극복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면서, "야놀자와의 긴밀한 협력을 기반으로 이를 체계화해,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에서 강원도와 대한민국을 찾을 수 있는 선진적인 여행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야놀자와 강원도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야놀자 사옥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김종윤 야놀자 온라인 부문 대표 등 주요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프로젝트 성과 공유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내 여행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9일에는 부산에도 집중했다. 부산시, 부산관광공사와 함께 부산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초특가 부산’ 기획전을 여는 것이 골자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가 주최하는 ‘안녕 여름! 안녕한 부산!’ 프로젝트가 가동되며 기획전은 야놀자와 데일리호텔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두 플랫폼 모두 부산 숙소 전용 카테고리를 오픈하고, 200여 개에 달하는 부산 인기 숙소를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 출처=야놀자

신성철 야놀자 사업개발실장은 “이번 기획전을 통해 지역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민관협력 사례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여행은 관광업계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안전하고 합리적인 여행 환경을 조성해 국내 관광 활성화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어때는 경상북도와 손잡고 지역 여행 활성화에 나섰다. 지난달 29일 경상북도의 여행 산업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에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경상북도를 위해 국내 여행객을 유치하는 취지다. 그 연장선에서 여기어때는 플랫폼과 웹 사이트를 활용해 특별한 홍보 및 마케팅을 추진하고, 경상북도 소상공인의 영업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컨설팅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설명이다.

15일부터는 제2차 경상북도 그랜드 세일을 개최한다. 1차 행사에서 제공한 '15% 무제한 할인 쿠폰'에 '30% 숙소 할인 쿠폰'을 추가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30% 숙소 할인 쿠폰은 매일 오후 1시에 선착순 100명에게 지급되며 여기어때가 제공하는 특가와 쿠폰을 중복 적용하면 최대 79%의 할인율이 적용된다.

여기어때는 “경상북도는 청정 해안과 산림, 유적지를 다양하게 갖춘 국내 대표 여행지"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분들이 경상북도의 매력을 알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출처=여기어때

글로벌 플랫폼 에어비앤비도 비슷한 전략이다. 지난해 강원도 삼척시와 협력하며 최근 ‘마을민박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관광 콘텐츠를 선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상태에서 다양한 가능성 타진이 이뤄지고 있다.

12일에는 국내 관광 회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내 관광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제, 여행은 가까운 곳에서'라는 슬로건이다. 이를 위해 에어비앤비는 홈페이지 개편과 함께, 한국에서 ‘언택트' 여행지로서의 잠재력이 큰 경남 하동군과 협력해 국내 관광 활성화 노력을 해 나갈 방침이다.

에어비앤비는 게스트들이 국내 관광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앱과 홈페이지를 업데이트해 가까운 곳에 있는 장소를 재발견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업데이트에는 막바지 예약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이메일과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캠페인을 벌여 국내 여행지와 온라인 체험을 홍보해 나갈 예정이다.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관광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각 지역 자치단체 및 지역관광 마케팅 기관(DMO)과 파트너십을 맺어 그 지역의 관광이 다시 회복될 수 있도록 홍보와 마케팅도 지원한다. 관광 재활성화를 위해 체결된 파트너십은 현재 한국 경남의 하동군을 비롯해 미국 국립공원 재단, 비지트 덴마크, 프랑스 농촌 지역 자치단체장 협의회, 브라질 상파울루 주 등 15개 기관이 포함됐다.

에어비앤비 코리아 손희석 컨트리 매니저는 “과거에는 멀리 떠나는 것으로 기분 전환을 했다면, 이제는 가까운 곳의 숨은 보석을 발견하면서 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에어비앤비의 캠페인이 소규모 숙박사업자들의 회생과 국내 경제 회복에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출처=에어비앤비

그들의 전략은?
야놀자 및 여기어때, 에어비앤비 등 숙박 및 여가 플랫폼들이 최근 지자체들과 협력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특히 코로나19가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감염 위험으로 여행업이 최근 부진을 겪은 가운데, 각 플랫폼들은 해외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내여행을 추구하는 고객들에 주목하는 중이다. 실제로 야놀자가 지난달 10일 공개한 5월 초 황금연휴 트렌드를 보면 국내 숙소 이용 건수는 지난해 연휴기간(19년 5월 1일-6일, 총 6일) 대비 48.9% 증가했으나 해외 숙소 이용 건수는 사실상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90.3%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에 착안, 여행 플랫폼들은 지자체와 협력해 국내 여행 수요를 잡기위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분위기다.

▲ 출처=야놀자

지자체 입장에서도 환영할만한 일이다. 최근 정부가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관광 내수시장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코로나19로 가라앉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적극 타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최근 여행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실제로 야놀자가 10일 공개한 ▲특급 호텔 인기(Supreme) ▲언택트 트렌드 부상(Untact) ▲개인화된 여가 선호(Private) ▲체험형 레저 증가(Experience) ▲여행심리 반등(Rebound) 등  ‘S.U.P.E.R’ 트렌드를 보면  코로나19가 안정세를 보였던 5월 황금연휴 기간 중 숙소 이용 건수(국내 기준)는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

황금연휴 기간 중 숙박 예약 집중도를 보면 4월 30일(42%), 5월 1일(25%), 5월 2일(17%)이 등 연휴 초반에 여행을 즐기는 여행객이 많다는 것도 확인된다. 국내 여행이 증가하면서 단기 여행을 여러 번 즐기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즉 '국내 단기여행 수요'가 살아나는 상황에서 야놀자와 여기어때 및 에어비앤비까지 지자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상생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야놀자가 손잡은 지자체인 강원도는 국내 대표적인 관광지이자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지역이며, 여기어때가 손잡은 경상북도는 코로나19의 핵심 발원지다. 이런 가운데 각 여행 플랫폼들이 강원도 및 경상북도와 손을 잡으며 '상생'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배달의민족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두고 '묻지마 때리기'가 이어지는 등 마녀사냥이 횡행하는 가운데 여행 플랫폼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곳들이 별도의 상생안 발표는 물론 지자체와의 협력으로 관련 프레임을 강화하는 분위기가 연출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