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부터 시작한 재택근무가 우리에겐 아직도 진행 중이다. 우리 사무실이 있는 구글캠퍼스가 언제 다시 열지 아직 미정이고, 이건 그냥 내 추측이지만 어쩌면 올 해 내내 닫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재택근무 시작할 때는 아직 추웠고, 창밖으로 보이는 한강도 겨울이었는데, 그동안 봄이 오는 것도 창밖으로 봤고, 이젠 여름이 온 것 같은데, 이 또한 집에서 창밖으로 보고 있다. 정신없이 재택근무하고 줌으로 화상미팅 하다 보니, 계절이 두 번 바뀌었고, 일 년의 절반이 지났다.

그런데 더 당황스러운 건, 아직도 2020년 남은 절반은 어떨지 예측이 안 가고, 불확실성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면 1년 내내 집에서 일할 수도 있고, 이 1년이 평생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코로나바이러스 첫 번째 환자가 발견된 작년 11월 이후, 7개월 동안 인류는 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서 그동안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고, 앞으로 이런 새로운 시도는 계속 될 것이다.

우리도 새로운 현실이 낯설긴 하지만, 그동안 많은 일을 했다. 이 와중에 모두 비용 절감을 위해서 있는 사람도 해고하고 있는데, 우린 오히려 사람을 채용했다. 그리고, 내가 아는 많은 VC가 상반기, 심지어는 하반기에도 신규투자를 전면 중단했지만, 스트롱은 이 기간 동안 오히려 역사상 가장 많은 투자를 했고, 더욱더 많은 회사를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우린 공격적으로 더 좋은 회사에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건 이제 힘들어 졌지만, 어쩌면 더 잘 된 걸지도 모른다. 미래를 더 빨리 준비하고, 변화에 저항하던 마음이 이젠 이 변화를 더 빨리 원하는 마음이 될 때 어쩌면 미래가 더 밝을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