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조직문화의 기쁨과 슬픔

윙크레터
퍼실리테이션 전문사 링크컨설팅의 뉴스레터 #01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왔습니다. 코로나 19로 먼 곳으로 떠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많은 분들이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호캉스나 안전한 여행지를 찾아 떠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함을 찾아 떠나는 건 여행 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안전한 직장'을 찾아 2020년의 직장인들은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안전한 곳에서 일하고 있나요? 여러분이 속해 있는 조직을 안전하게 만드는 건 어떤 요인 때문일까요?

첫번째 윙크레터의 메인 콘텐츠는 바로 '수평적 조직문화'입니다. '더 잘 일하기 위해' '나와 조직의 안전함'을 위해 기업의 리더뿐만 아니라, 신입사원까지 고민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 수평적 조직문화란 어떤 의미인가요? 윙크레터가 함께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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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적 조직문화의 기쁨과 슬픔


그럼, 제니퍼부터 해볼까?”

장류진 소설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의 첫 문장이다. 판교 테크노벨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실제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과 너무 닮아서, 무려 40만이 넘는 독자들이 출판사 홈페이지로 접속해 이 소설을 읽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이슈가 되었던 건 바로, 주인공 안나의 회사 대표 앤드류가 수평문화를 본인 입맛에 맞게 도입하려고 하는 점 때문이 아닐까. 참고로 앤드류는 스크럼 미팅을 1시간 가까이 짜기도 하고, 직원들이 자신에게 저번에 데이빗께서 요청하신과 같은 표현을 쓰면 좋아하는 인물이다

작년 3 8일에 방영된 JTBC 예능 프로그램 해볼라고에서 K사를 방문한 양세형과 손담비가 생전 처음 스크럼에 참여하며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팀장이 가장 늦게 와서 가장 먼저 업무 보고를 하는 중이다(출처 : 네이버TV '해볼라고')  
안나는 이런 문화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소설 속 인물도 스트레스를 받는, 뭔가 많이 부족한 수평문화. 즉,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대해선 현실에서도 말들이 많다. 여러분들은 ‘자유로운 호칭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평적 조직 문화’를 갖추고 있으니, ‘우리 회사에 당장 지원’하라는 채용 공고를 공고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지금 썩소를 지었거나,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면 이 글을 좀 더 읽어도 좋다. 

도대체 수평적 조직문화란 무엇일까?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수평적 조직문화가 더 잘 갖추어 지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기업문화 담당자, 인사&교육 담당자나 애자일 조직에 속해 있다면, 팀을 더 낫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아마 여러분들은 수평적 조직문화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런 문화를 만들 수 있는지 알고 있겠지만, 그 전에 실제로 직장인들이 자기 조직의 문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보자. 

2018년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에서 국내 주요 기업 8개사(대기업 2개사, 중견기업 3개사, 스타트업 2개사) 직장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업문화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1차 조사를 했던 2년 전에 비해 '기업문화 개선 효과를 체감했느냐'는 질문이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59.8%가 '일부 변화는 있으나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답했고, '이벤트성일 뿐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응답은 28%에 달했다. 또한 작년 10월, 한경비즈니스에서 20~50대 직장인 400명에게 조직 문화에 변화가 필요한지 물었을 때는, 놀랍게도 응답자 중 93.5%가 '필요하다(필요 59%, 매우 필요 34,5%)'고 답하기도 했다.   

한경비즈니스 기업 조직 문화 혁신 인식 조사세부항목에 응답 결과
이처럼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단숨에 수평적 조직문화를 갖추려고 시도하다가, 디테일을 놓쳐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처럼 우리 조직에서도 수많은 안나와 데이빗님을 탄생시킬 우려가 있다. 이렇게 모두가 중요하다고 하기 때문에 우리도 서둘러 수평적 조직문화를 외치다 보면, 이 말이 밀레니얼 세대들이 취업 지원할 때 반드시 거른다는 가족 같은 분위기처럼 되지 않을까?

수평적 조직문화는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매경이코노미에서 지난 6월 발행된 <재계 조직관리 新트렌드 7>에 따르면, 기업들은 요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조직관리 방안을 찾느라 골몰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언택트 문화가 강조되는 와중에도 수평적 조직문화의 중요성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화하기 위해 SK텔레콤은 2030 직원에게 평가를 듣는 '주니어 보드' 제도를 신설[1]했고, 카카오는 전사 미팅 자리인 'T500[2]' '오픈톡'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1] 조수영 기자. <逆멘토링에 '2030 주니어보드'까지이동통신사는 MZ세대 '열공중'>. 한국경제. 2020.07.02.
[2] 김유정 기자. <10년 만에 100만 배 성장한 카카오>. 이코노미조선. 2020.05.04.

매경이코노미. <재계 조직관리 新트렌드 7>. 2020.06.22    
기쁨과 슬픔은 디테일에 있다

디테일에는 악마도 있지만, 기쁨과 슬픔도 있다. 국내 대기업 중 수직적 문화로 유명한 H사의 L대리는 필자와 얘기 중에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회사는 너무 싫은데, 우리 팀 사람들이 참 좋아. 우리도 평등하게 다 같이 고생하고 있으니까 수평적 조직문화라고 할 수 있지(ㅠㅠ)

일하면서 매일 보는 사람들이 좋다는 건 직원을 버티게 하는 큰 힘이 되는 것이다. 수평적 조직 문화가 어느 정도 갖춰진 기업의 조직문화 담당자라면 버티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평등하게 다 같이 고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 스스로 민첩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작은 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것은 참 고달픈 일이 될 수 있다. 눈에 잘 띄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성공 확률이 아주 낮은 한 방의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 수평적 조직문화의 기쁨과 슬픔은 디테일에 있다는 것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작은 변화를 위해 우선 팀 단위에서부터 변화를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실제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S, K사 등이 팀 단위 조직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사 조직문화 혁신이라는 거대한 목표보다, 조직 내 하나의 팀이 성과를 내는 좋은 과정을 가진다면, 그 영향력은 단순히 한 가지 좋은 사례를 넘어설 수 있다.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에서는 이를 각각의 합은 총 합보다 더 클 수도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언제 기쁨이 되고 슬픔이 되는지, 팀단위로 섬세하게 시도해보며 조직 전반으로 확산해보는 것이 어떨까? 조직 구조가 점점 비정형화 되어가고 있고, 복잡성(complexity)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이 때, 수평적 조직문화의 슬픔보다 기쁨을 더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수평적 조직문화 아티클 톺아보기

퍼실리테이션, 결국 사람
"K사 퍼실리테이션 강의 중, DISC 행동유형 이론에 대한 언급이 길어졌던 사례로 이야기를 풀어가보려 합니다. 주로 이공계 석/박사들로 이루어진 K사 연구소의 교육 기획 담당자는 "분석적인 고학력 참석자들이라 교육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걱정을 앞세웠습니다. 사람의 행동유형 이론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분석적'이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감이 올 것입니다. 정확한 근거(자료) 없이는....."
수평적인 소통과 협업의 How-to
퍼실리테이션 기본과정
2020년의 마지막 소시오크라시 공개과정!

에디터 D
퍼실리테이터로 일하며 수백건의 워크숍을 경험한 후, 현재는 책을 만드는 에디터이자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조직의 문화와 리더에 주목하는 편이다. Systems thinking 입문서 <생각의 미래>(지식노마드. 2016)를 공동 번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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