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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일터도 체질개선④)뉴노멀 일터, 가이드라인을 제언한다
전문가들 "코로나로 언택트 문화 일상화…재택근무 정착될것"
다만 수평적 조직문화 도입, 성과 평가 체계 변화는 과제
직종별 유연근무 모범사례, 고용 담보 등 '가이드라인' 제시 제언
2020-05-11 06:00:00 2020-05-11 06:00:00
[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유연근무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잡을까. 전문가들은 속도에 차이는 있겠지만 ‘코로나19 효과’로 근무체계가 변화할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기업들로서는 ‘한번도 가지 않은 길’인 만큼 안착을 위해 정부가 모범 사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11일 <뉴스토마토>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취재를 종합해보면 국내에서도 전통적인 대면 방식의 출·퇴근 근무 환경이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가 점차 일상화 되면서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가 증폭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젊은세대는 혼밥, 혼술 등 이미 언택트 문화가 시작되고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일하는 방식도 예전엔 대면 방식으로만 가능했지만 사람의 목숨이 걸린 문제이다 보니 (변화에) 급물살을 탔다”고 진단했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코로나19는 단발성이 아니고 내년쯤 재유행하거나 앞으로 계속해서 다른 형태로 나올가능성이 크다”며 “그동안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것에 문제 없다고 생각했는데 점차 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가 수그라들거나 늘어나면서 (유연근무)도 늘었다 줄었다 하겠지만 (코로나19가) 한번 더 재발하면 완전히 정착될 것”이라며 “관행적으로 해왔지만 재택근무가 어렵지 않은 직종을 중심으로 일상화 될것”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6월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유연근무제가 실시된 경북도청의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
 
다만 준비가 부족한 채로 변화를 맞게 된 만큼 적응하기 위해선 새로운 조직문화와 평가 체계 들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반가운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유연근무제가 정착하려면 조직문화가 수평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현재 위계적, 수직적인 한국 기업의 조직문화를 바꾸려면 한번엔 안되고 천천히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계택 연구위원은 “기존에 연공형 임금체계의 기본은 몇년간 꾸준히 출퇴근 했느냐가 쌓이는 구조”라며 “대면하지 않아도 객관적으로 업무결과를 시스템에 올려 평가하고 성과에 보상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유연근무제 정착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으로 갈 수록 이 같은 대처나 준비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작은 규모의 조직일 수록 기존 관성에 따라 대면 회의나 업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새로운 평가, 성과 인프라를 갖추기도 어려워서다.
 
이에 안착을 위해선 정부가 직종별 유연근무 모범 사례 또는 고용 담보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한다고 봤다.
 
오계택 연구위원은 “화상 회의나 재택근무 시스템이 갖춰진 대기업 이외 기업들로선 나름 효과도 있고 기존 방식에 비해 크게 불편하지 않다는 베스트 케이스가 있어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분야별로) 기존 방식보다 장점이 있다고 느낀 기업들은 제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전 교수는 “재택근무가 많아지면 결국 정규직이 많이 줄고 외주가 많아질 것”이라며 “고용이 유지되면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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