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당신의 사월’ 스페셜 포스터./출처=시네마달영화 ‘당신의 사월’ 스페셜 포스터./출처=시네마달
영화 ‘당신의 사월’ 스페셜 포스터./출처=시네마달영화 ‘당신의 사월’ 스페셜 포스터./출처=시네마달

“2014년 4월 16일,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입사 1년차, 신입이었던 나는 당시 TV에서 나오는 세월호 속보를 들으며 오래도록 멈춰있었다. 나에게 그날은 쉼 없이 흐르던 시간이 잠시 멎은 것 같은 ‘정지’의 순간으로 기억된다. 많은 사람들이 참사 당일과 사건 이후 벌어진 일들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마음에 품게 됐다.

봄비가 내리고 꽃이 피더니, 또 다시 4월이 왔다. 우리 사회에 커다란 흉터를 남긴 세월호 참사가 올해로 7주기를 맞이했다. 참사 이후 세월호를 기억하는 영화가 매년 개봉하며 관객들을 찾아온 가운데, 올해는 ‘당신의 사월’이 지난 1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상영되며 그 뒤를 이어가고 있다.

‘당신의 사월’은 세월호 유가족이나 생존자의 이야기가 아닌, 일상을 살다가 참사의 목격자가 된 평범한 사람들의 사연을 조명했다. 쓰러져 가는 배를 바라보며 슬퍼하던 교사, 대통령을 만나러 온 유가족을 지켜본 카페 사장, 유가족 곁을 지키며 버텨온 인권 활동가, 사고 해역에서 시신을 수습했던 진도 어민, 수업 시간에 소식을 접하고 그저 뉴스를 바라본 학생 등이 나온다.

'당신의 사월'은 교사, 카페사장, 인권 활동가, 어민, 학생(위부터) 등 세월호 참사를 겪은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출처=시네마달
'당신의 사월'은 교사, 카페사장, 인권 활동가, 어민, 학생(위부터) 등 세월호 참사를 겪은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한다./출처=시네마달

주현숙 감독은 “자기 일도 아닌데 왜 사람들은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걸까”라는 궁금증에서 작품을 시작했다. “당신의 그날은 어땠나요?”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그날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그 이후의 시간은 무엇이었는지에 관한 내용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 세월호의 다른 부분에 반응하며,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참사를 겪은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희생자와 유가족을 지켜보면서 함께 좌절하고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고 슬퍼했다. 주 감독은 “유가족의 슬픔과 함께 나의 슬픔도 세상과 나눌 수 있다면, 모두가 당사자가 되어 이 문제를 같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무엇보다 연대와 지지의 힘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런데 ‘당신의 사월’은 개봉 이후 몇 포털 사이트에서 ‘평점 테러’에 시달리는 중이다. 몇 네티즌들이 영화 평점을 최하위로 주거나 악성 리뷰를 남기는 등 원색적인 비난과 공격을 해오는 탓이다. 대부분 “세월호를 이용한 선동 영화” “선거용 정치 영화”라는 주장이다. 한편에서는 참사를 잊지 않으려 애쓰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세월호를 정쟁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현실이다.

‘당신의 사월’ 메인 포스터./출처=시네마달
‘당신의 사월’ 메인 포스터./출처=시네마달

사건 이후 7년이 흐른 지금, 세월호 진상 규명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지난 2월 법원은 참사 당시 구조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해경 지휘부 11명에 대해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그 큰 배는 왜 침몰했으며 누가 책임을 졌는가’에 대한 답은 여전히 표류 중이다. ‘당신의 사월’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라도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더 절실하다고 말한다. 

이밖에 올해 4월에도 세월호를 추모하는 여러 행사가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이달 10일 오후 2~4시 가수 이승환, 뮤지컬 배우 정영주, 416합창단 등이 참여하는 기억문화제가 온라인 생중계된다. 경기 안산시 등이 개설한 비대면 추모공간 등에서 누구나 마음을 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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