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조직은 중요하고 필요한 역할을 합니다. 더욱 성과를 내서 영향력을 키워야죠. 우리는 비영리조직이 경쟁사회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김자유 누구나데이터 대표는 “비영리 조직들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업무변화를 이끌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영리와 비영리의 디지털 기술 활용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인근 카페에서 김자유 대표를 만났다. “이름이 특이하다” 묻자 “어릴 때부터 개인의 삶에서 자유를 추구하고 싶었다. 자유를 획득해야 행복으로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아 6~7년 전 변화를 기대하며 이름을 바꿨다”며 웃었다.

김자유 누구나데이터 대표./ 출처=김자유 대표
김자유 누구나데이터 대표./ 출처=김자유 대표

비영리 조직의 효율성 높이는 디지털 분석

누구나데이터는 ▲디지털 모금 성과분석 ‘오늘의 데이터’ ▲홈페이지 솔루션 ‘캠페이너스’ ▲비영리 조직 활동가를 위한 디지털 역량 교육 ‘누구나 스타트’ 등 크게 세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거리모금, TV광고, 개인모금 등 모금을 할 수 있는 수단은 다양하다. 그중 개인모금 영역에서 디지털이 강조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부터는 디지털 모금이 필수가 됐다.

효과적인 디지털 모금을 위해서는 성과를 측정해야 한다. 유입 통로와, 몇 명의 후원자가 모집됐는지 등이 확인되면 보다 효과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다.

누구나데이터는 비영리 조직에서 디지털 모금의 성과를 분석하는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 웹사이트 트래픽을 추적하고 보고하는 구글의 서비스)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원한다. 그 일환으로 진행중인 ‘오늘의 데이터’는 누구나 데이터를 접근할 수 있도록 간추린 내용을 카카오톡으로 전달하는 서비스다. 김자유 대표는 “디지털 모금과 관련한 내용을 간추려 카카오톡으로 전달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직급별로 실무자에게는 실무적인 내용이, 관리자에게는 요약된 내용이 전달된다”면서 “이런 서비스를 통해 담당자가 어디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홈페이지 제작에 어려움을 겪는 비영리 조직을 위해 ‘캠페이너스’도 진행 중이다. 적은 비용으로 전문가의 도움 없이 홈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김 대표는 “디지털 모금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다 보니 중소 규모의 비영리 조직은 홈페이지나 캠페인 페이지 조차 준비 안 된 경우가 많았다”며 “홈페이지가 없으면 디지털 모금 서비스도 의미가 없다. 그래서 캠페이너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은 새로운게 아니다” 라며 “중대형 조직은 예산을 투입할 수 있지만, 중소 조직은 예산이 없거나, 대부분 500만원 이하 정도다. 이 예산으로 영리 분야에서는 홈페이지 제작이 가능하지만, 비영리 분야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 규모의 비영리 조직에서는 지인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유지보수가 어렵고, 기초적인 유지관리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김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는 디지털 모금이 어렵다"고 했다. 그는 "진부하지만, 필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캠페이너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영리 조직 중 700여 곳이 캠페이너스를 통해 홈페이지를 개설했다”고 말했다.

올해 3월부터는 매월 10~20개 비영리 조직을 선정해 홈페이지를 무료로 제작해 주는 ‘포기마요 캠페이너스’도 진행하고 있다. 일 년간 120개 이상의 조직 지원을 목표로, 현재까지 70여 개 정도의 조직을 지원했다.

이 외에도 비영리 조직의 활동가를 위한 디지털 역량 교육 서비스 ‘누구나 스타트’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모금, 디지털 마케팅, 홈페이지 운영, 유튜브 운영 등 디지털 관련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현재까지 약 1000명(누적)이 누구나 스타트에서 디지털 역량 교육과정을 수강했다.

누구나데이터 홈페이지 메인 화면./출처=누구나데이터 홈페이지 갈무리
누구나데이터 홈페이지 메인 화면./출처=누구나데이터 홈페이지 갈무리

“제가 비영리 조직에서 오래 일했어요”

비영리 조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는 김자유 대표. 홍보, 마케팅, 모금 등 여러 업무를 진행했다. 그러다가 IT를 활용하면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만들고, 성과도 높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김 대표는 “데이터 분석은 실제 데이터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하고, 실무에 도움 될 수 있는 결정을 할 수 있지만, 비영리에서는 적용하는 곳이 거의 없었다. 그때부터 이것이 하나의 사회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데이터 분석을 업무에 적용하며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에는 영리 분야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회사에서 1년 반 정도 근무하며 실무를 익힌 뒤 ‘누구나데이터’를 창업했다.

누구나데이터는 적정 기술을 지향한다. 적정 기술의 요소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낮은 기술 난이도 ▲저렴한 가격 ▲신뢰성이다. 김 대표는 “높은 난이도를 가진 최신 기술과 비싼 가격은 상위 몇 프로에게만 효과가 있다. 또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면서 “비영리 조직 환경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 기법 도입하니,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

현재까지 누구나데이터와 함께 한 비영리 조직은 약 900여 개. 그중에는 한 달에 수 천만원에 달하는 광고비를 투입하며 적극적으로 모금 광고를 하는 곳도 있었다. 김 대표는 “해당 비영리 조직에게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했고, 가장 많은 돈을 투입한 곳에서 후원자가 가장 안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그 부분의 예산을 없애버렸다"고 말했다. 

비영리 시장만 타깃으로 사업을 진행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작지 않을까. 더구나 비영리 조직 중에는 소규모로 영세하게 운영되는 곳들도 많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커야 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영리보다는 작지만 비영리도 작은 규모가 아니다” 라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국에 비영리 조직이 10만개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이 규모의 B2B(기업 간 이뤄지는 전자상거래) 시장이면 결코 작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스타트업 중에는 고객을 10만명 만들기 전에 문을 닫는 곳이 더 많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적으로만 보면 돈을 많이 벌수록 더 많은 불평등을 초래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하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2017 NPO 파트너페어에서 김자유 대표가 적정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김자유 대표
2017 NPO 파트너페어에서 김자유 대표가 적정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김자유 대표

“지금까지 비즈니스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이제 확산 시켜야죠”

누구나데이터는 조직에 변화를 이끌어냈다는데 의미가 있다. 김자유 대표는 “지금까지 성과를 낸 부분에 대해 칭찬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내 생각에 가능성을 입증해 보이는 정도인 것 같다”고 했다.

“비영리 조직에게 적정 기술을 제기하고,이를 도입하면서 조직의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에 의미가 있고요. 이제 이것을 본격적으로 확산 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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