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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토로 여기 살아왔고 여기서 죽으리라' 한일서 동시 출간

송고시간2022-04-21 10:20

재일동포 3세 나카무라 일성 작가, 20여 년 취재 기록물

'우토로 여기 살아왔고, 여기서 죽으리라' 책 표지

[도서출판 품 제공]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된 조선인의 집단 거주지인 교토(京都)부 우지(宇治)시 우토로(ウトロ) 주민들의 증언과 기록을 모은 책이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출간된다.

'우토로 여기 살아왔고 여기서 죽으리라'라는 제목의 책은 이달 30일 발간된다.

20여 년 우토로를 취재한 나카무라 일성(中村一成) 작가가 집필(원제:ウトロ ここで生きここで死ぬ)했다. 한국어 번역은 정미영 도서출판 품 대표가 맡았다.

재일동포 3세인 나카무라 작가는 마이니치(每日)신문 기자로 일하다 2011년부터 재일조선인과 이주자, 난민을 둘러싼 문제, 사형 문제 등을 다루는 독립 저널리스트로 활동한다.

한국어 번역본을 출간한 정 대표는 21일 "우토로 평화기념관 건립사업의 하나로, 일어판과 함께 한국에서도 동시에 발간한다"며 "한국어 출판은 아름다운재단의 '기억할 게 우토로' 지원사업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조선학교와 자이니치(在日·재일 한국·조선인)와 관련한 일본 서적을 우리말로 번역, 출간하고 있다.

320쪽의 '우토로…'는 먼저 세상을 떠난 1세들이 옆에서 말하는듯한 생생한 증언을 통해 우토로를 기록했다.

제1∼8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우토로 마을의 생성, 미 주둔군과 일본 자위대와 대치, 강제퇴거와 소송, 강제 철거 위기, 재판 투쟁, 한일 양국 시민단체 등의 지원, 재판 승소 등이 상세히 기록됐다.

우토로는 일제 강점기 우지시의 군사 비행장 건설 현장에 끌려온 재일조선인 노동자들이 전쟁이 끝난 후에도 그대로 방치되면서 생겨난 마을이다.

조선인들은 해방을 맞았지만, 고향의 생활기반을 모두 잃어 귀국하지 못하고 그대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송일준 전 MBC PD수첩 책임피디는 "1993년 'PD수첩'이 우토로 토지 문제를 취재하러 방문했을 때 세계적인 관광지 교토에 이토록 노골적으로 차별 받아온 재일동포 마을이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다"고 했다.

그는 "장대한 우토로의 역사는 말 그대로 역사 다큐멘터리라 하겠다"며 "여전히 과거사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에게 우토로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고 서평 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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