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꽃향기를 눈으로 본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0 13:00

수정 2022.05.10 13:00

KAIST 김형수 교수팀, 냄새를 눈으로 확인하는 기술개발
산업현장에 근로자 투입되기전 유해가스 확인는데 활용 가능
백합. 게티이미지 제공
백합.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공기중 냄새나 향기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광학장치를 이용해 꽃이 내뿜는 휘발성 물질과 공기간 굴절률의 차이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농업 뿐만아니라 산업과 군사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와 생명과학과 김상규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꽃향기가 나오는 것을 실시간으로 가시화해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산업에서 사용하는 가스센서들은 기체 중에 포함된 특정 성분의 가스와 직접 접촉해야만이 작동하기 때문에 일부 위치만을 측정하게 되는 한계를 가진다.

김형수 교수는 "새로 개발한 기술로 산업현장에 근로자들이 투입되기전 유해가스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군인이 전장에 투입될때 적군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 확인하는 군사적 활용법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꽃은 향기가 있는 휘발성 물질을 배출해 수분을 돕는 곤충을 유인하거나, 초식동물이 싫어하는 냄새를 뿜어내 자신을 보호하기도 한다.

연구진은 광학장치를 이용해 백합이 꽃향기를 얼마나 자주 배출하는지 직접 관찰했다. 그결과, 백합은 30분에서 1시간 사이에 불규칙적으로 계속해서 휘발성 물질을 뿜어냈다.

이 과정에서 공기중에 퍼지는 휘발성 화학물질의 상대굴절률 차이를 레이저-간섭계 기법으로 직접 가시화한 것이다.

또한, 꽃향기 분비 주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이번 기술은 꽃향기 합성 및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고 화분매개 곤충과 상호작용을 통한 꽃향기 물질 진화 연구에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향기 물질 분비를 제어할 수 있다면 원예 및 농작물 생산 증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규 교수는 "이번 기술을 활용해 향기 물질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고 그 메커니즘을 밝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플랜트 사이언스(Frontiers in Plant Science)' 4월호에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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