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기운이 ‘넘실’… 10년만에 새롭게 피어난 정원의 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거대한 유리온실로 꾸민 식물원… 동화 속 정원 같은 ‘시크릿 가든’
아이들이 뛰노는 ‘키즈 가든’ 등 다채로운 주제로 50여개 정원 조성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이 31일 순천시 동천 수상무대 등에서 다채롭게 개최된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이 31일 순천시 동천 수상무대 등에서 다채롭게 개최된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순천시 풍덕동 순천만국가정원은 동천을 기준으로 동원과 서원(西園)으로 나뉜다. 8일 동원에서 만난 시민 안은경 씨(40·여)는 “다른 국제행사는 행사가 끝나면 시설물이 방치되는 경우가 있는데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치른 순천만국가정원은 10년 동안 나무가 잘 자라 경관이 더 좋아졌다”며 “아이들과 순천만국가정원을 갈때마다 순천에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휴식과 여유를 즐기는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 동원 입구 인근에는 23m 높이의 흰색 유리온실이 있다. 유리온실 외형은 순천에 있는 봉화산, 해룡산, 인제산과 동천, 이사천 두 개의 물길을 상징하는 삼산이수(三山二水)를 형상화했다. 생명의 소용돌이처럼 새봄을 알리는 분위기를 한껏 느끼게 해주는 유리온실이 바로 국가정원식물원이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다채로운 50여 개 정원이 관람객에게 휴식과 사색을 선사한다. 국가정원식물원은 연면적 4762㎡ 크기의 거대한 온실이다. 원시정원으로 불리는 아열대정원에는 고무나무를 비롯해 열대나무가 자란다. 열대과수원에는 바나나, 망고 등 과일이 맺히고 꽃도 핀다.

국가정원식물원에는 작목류, 지엽류 식물 494종 6639주가 뿌리내리고 자란다. 15m 높이의 생명의 폭포에서 물이 쏟아지고 전망이 좋은 카페도 자리하고 있다. 입체적 관람이 가능하도록 스카이워크가 설치됐다. 송상현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화훼팀장은 “국가정원식물원은 식물의 탄생, 진화를 관람객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시간여행 개념으로 표현하고 계절별로 주제를 꾸며 한층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정원식물원 옆 시크릿 가든은 다리로 연결돼 있다. 시크릿 가든은 ‘적도에서 극지까지’, ‘과거에서 미래까지’라는 주제처럼 매일 지구를 여행하는 느낌을 준다. 지하 6m 깊이에 길이 64m, 연면적 2100㎡의 시크릿 가든은 신비감을 물씬 풍기는 동화 속의 정원이다.

시크릿 가든 첫 전시관은 식물의 초대를 받은 관람객이 달빛을 받으며 상상정원을 찾아가는 ‘꿈의 세계로의 초대’ 공간이다. ‘녹음의 바다’로 불리는 두 번째 전시관은 숲 속에 있는 동물과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세 번째 전시관은 갑작스러운 기후변화로 얼어버린 정원을 탐험하는 얼음정원, 네 번째 전시관은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햇빛정원이다. 김종길 조직위원회 전시연출팀장은 “시크릿 가든은 태양광 채광기술을 활용한 에너지정원으로 첨단기술이 집약된 미래정원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동심 가득한 푸른 놀이터
시크릿 가든 옆에는 순천 시내 곳곳에 있는 기적의 놀이터를 닮은 꿈틀 놀이터가 있다.
시크릿 가든 옆에는 순천 시내 곳곳에 있는 기적의 놀이터를 닮은 꿈틀 놀이터가 있다.
시크릿 가든 옆에는 순천 시내 곳곳에 있는 ‘기적의 놀이터’를 닮은 ‘꿈틀 놀이터’가 있다. 꿈틀 놀이터에는 예쁜 벌레 모양을 한 통로, 삼각형 모양 놀이시설이 어린이들을 반긴다.

꿈틀 놀이터 옆 개울길 광장에는 왕버들 나무 사이로 시냇물이 흐르고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어싱길이 조성돼 있다. 광장 주변은 다양한 봄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관람객들은 개울길 광장의 이사천 물길이 흐르는 시냇물을 따라 어싱(earthing)길을 걸을 수 있다. 아이들은 푹신푹신한 잔디밭에서 맘껏 뛰어놀 수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맨발로 땅을 밟고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쉼과 여유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천 인근에는 언덕 위 초록 잔디에 몸을 기대고 정원 풍광을 즐기는 노을정원이 있다. 노을정원 정상 부근에는 나무 전망대가 있어 정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전망대 앞 애기궁뎅이로 불리는 두 봉우리 언덕에서 나오는 물길은 ‘생명의 강’ 동천과 ‘생태계 보고’ 순천만을 상징한다. 노을정원은 지반이 낮은 정원의 특성을 살려 관람객이 노을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키즈 가든은 아이들이 방석 같은 잔디언덕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구를 수 있는 정원이다.
키즈 가든은 아이들이 방석 같은 잔디언덕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구를 수 있는 정원이다.
노을정원 옆 키즈 가든은 드넓은 2㏊ 규모의 잔디광장이다. 말 그대로 아이들은 방석 같은 잔디언덕을 마음껏 뛰어다니고 데굴데굴 구를 수 있다. 넓게 펼쳐진 잔디밭 사이에는 작은 언덕, 커다란 바위, 큰 고욤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김숙영 조직위원회 조경팀장은 “키즈가든은 아이들이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다 넘어지더라도 바위, 고목처럼 풍파를 이겨내고 정원이 주는 포근함 아래 꿈을 키워갈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10년만에 새 단장한 정원
바위정원에는 순천만국가정원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을 자랑하는 600년 된 팽나무가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은 2013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를 개최한 뒤 나무 100만 그루를 전면 재배치했다. 호수언덕을 비롯해 네덜란드정원, 미국정원, 프랑스정원, 태국정원 등 세계정원도 새 단장을 했다. 장미정원을 비롯해 순천만가든쇼 선정 작품인 조우, 해무느원 등 실외정원도 새롭게 꾸몄다. 김형찬 조직위원회 기획본부장은 “순천만국가정원이 10년의 기다림 끝에 새롭게 선을 보인다”며 “밤에 는 레이저, 미디어아트 등으로 아름다운 야경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국내여행#순천만#꿈틀 놀이터#키즈 가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