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함에 따라 올해 시장 규모가 900억달러(약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재 10위권 밖에 머무는 인텔이 3년 후 대만 TSMC,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3위 업체로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인텔이 사업 기초를 다지는 데에는 3년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결국 TSMC, 삼성과 3자 대결 구도를 형성하기 위한 충분한 기술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5G,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커넥티드카 등을 비롯한 신기술은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하게 되므로 뚜렷한 수요층이 존재한다"며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은 수년 전 삼성의 행보를 다시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근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기존 팹을 유지하는 것에 나아가 추가적인 팹 구축을 위해 약 2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라는 별도 본부를 신설해 외부 고객 유치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닐 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부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수요는 유례없이 증가했다"며 "기존 파운드리의 가동률이 100%에 이르고 있는 상태라서 주요 부품은 심각한 부족 현상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동시에 경제 냉전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과 겹쳐져 대형 IT기업들은 제조업체의 다양화 및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삼게 됐다"며 "그들은 수십억원을 투자해서라도 새로운 파운드리를 구축하고 반도체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며 인텔과 미국 정부는 현재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기회로 삼아 첨단 컴퓨팅, 커뮤니케이션과 연결의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파운드리 트래커에 따르면 올해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9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