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크리에이터] #181 에리어플러스 Vol.2 상상 이상의 디테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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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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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크리에이터'는 네이버 디자인이 동시대 주목할만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에리어플러스, 두 번째 이야기

한국 디자인 회사가 블루보틀 매장을 디자인했다?


에리어플러스 대표 유일선,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융희

디자이너를 꿈꿨으나 경영학으로 길을 연 유일선 대표. 의사가 되는 꿈도 가져봤으나 실내건축을 전공하고 다양한 공간을 설계해온 김융희 실장은 ㈜에리어플러스를 이끌어가는 두 축이다. 건물이 들어설 위치에서부터 건축물 설계, 공간 기획에서부터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마지막에 놓이는 가구와 작은 소품 하나까지 완성도 있게 일맥상통하는 콘셉트의 ‘큐레이팅 공간 디자인’을 제안한다. 기능 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다양한 쓰임을 갖는 소품과 공간이 서로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해주듯 취향, 감각, 의식에 대해 안목 높은 미식가적인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동행하는 삶을 지향한다. 에리어플러스는 “심미안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선한 디자인의 가치를 전달하는 이 세계의 일원”인 동시에 세련된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www.areaplus.kr


“삶이 예술이 되는 큐레이팅 공간”을 실현하는 일에 무엇보다 ‘완성도’를 추구하는 에리어플러스는 공간 전체를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 강력한 힘은 디테일까지 완벽한 조화로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에리어플러스는 특정한 스타일을 모방하기보다 각각의 공간이 지닌 특성과 본질을 드러내는 전체적인 풍경을 그린다. 과장된 인테리어로 치장하기보다 재료와 비율의 디테일, 질감, 컬러, 형태의 미감에 집중하는 정제된 디자인 언어를 구사한다. 이성과 감성의 힘을 균형감 있게 다뤄야 하는 ‘디자이너’가 사용하는 언어에 ‘신뢰’라는 힘이 담기는 결정적인 차이는, 전문성과 정성에서 기인한다.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빛과 공기 같은 자연, 감각으로 체득한 소리, 냄새, 촉각과 같은 ‘경험’이 쌓이는 시간, 삶의 안쪽에 있는 ‘공간’에서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나답게, 자연스럽게’ 독자적인 취향과 감각으로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물론 필요하다. 유일선 대표가 “상업적인 이야기를 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모던 한식 파인다이닝 작업을 하며 느꼈듯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우리가 기획한 동시대의 한식당 디자인에서 감동을 받는다면 그 또한 우리가 자부심을 가질만한 한국 디자인 회사로서의 ‘사명’이지 않을까” 얘기한 바처럼, 에리어플러스가 하는 모든 일에 ‘진솔함’을 잃지 않으려는 경영자의 마인드도 중요하다. 이들은 오래 달리기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시대의 트렌드를 리드하는 깃발처럼 등장했으나 몇 계절을 풍미하고 사라져 과거의 영광으로 이름만 남은 이들과는 다른, 단단한 결속력을 가진 ‘팀Team’을 내외부로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의 한 조각처럼 연출한 벽 조명, 자연의 아름다운 찰나를 떠올리게 하는 김현성 작가의 금속 오브제를 비롯해 국내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 이상민, 노기쁨, 크래프트 브로와 협업해 만든 문, 손잡이, 가구, 식기와 조형물이 조화를 이루는 ‘소설한남’. 이곳에서 먹고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모든 것이 감각을 일깨우는 아름다운 경험이 된다.

에리어플러스에게 ‘기점’이 된 프로젝트가 있나요?

김융희) 디자인 측면에서 상상의 자유를 허락해주고 우리에 대한 신뢰를 프로젝트 끝까지 잃지 않고 지지해주었던 소설한남 프로젝트요. “에리어플러스가 생각하는 대로 하세요” 라는 의뢰를 받고 정말로 저희가 좋아하는 것들로 작업 했어요. 완성된 공간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호평을 해줬어요. 그 이전에는 좀 더 고객의 취향을 파악해 인풋을 많이 넣고 포커싱을 하는 방향의 의뢰였다면, 저희가 좋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보여드린 소설한남을 기점으로 고객들이 저희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또 다른 프로젝트로, 너무나 뚜렷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진 블루보틀에서는 그들의 브랜드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가 주어진 ‘미묘한 경계’를 경험했죠. 제안한 부분들 가운데 받아들여진 것도 있지만 거절 당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 단계들을 거치면서 추려지는 레이어가 생겨났어요. 블루보틀 측은 로컬의 느낌을 반영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었어요. 한남점에서 사용한 옻칠 패널을 예로 들면, 저희는 거친 삼베의 텍스처가 확연히 드러나도록 만들고 싶었는데 미국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수 차례의 의사결정을 거쳐 나오게 된 의견들을 조금씩 다듬어가며 저희의 색을 베이스로 고객이 원하는 방향의 결과물로 도출한 예에요.

에리어플러스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첫 번째 블루보틀 공간인 한남점. “누가 보더라도 블루보틀이면서, 동시에 한국만의 블루보틀을 만들고자 재료와 디테일에 많은 시간 고민한 프로젝트이다.

저는 갈수록 예술의 사조에서도 특정하게 싫은 부분이 없어졌어요. 각각의 표현이 온전히 구현되면 멋있잖아요. 제대로 됐을 조악해서 문제이지. 그러니 오히려 취향이 없어지는 것도 같고, 고객이 원하는 방향 안에서 최적을 끌어내려다 보니 공간마다 다른 색을 이끌어낼 있는 같아요. 콘셉트 안에서 최대한 좋은 안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니까요."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창으로 펼쳐지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시간과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활기를 감싸 안는 밍글스.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던 한식 파인다이닝의 맛을 배가시켜주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만든 기물을 제공한다.

에리어플러스가 디자인한 공간 가운데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밍글스Mingles와 임프레션L’impression이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서 투 스타를 받았어요.

유일선) 놀랍게도 공간에 대한 소개도 비중 있게 다뤄졌어요. 대중적인 접근성이 쉬운 상업공간이라는 점에서 에리어플러스의 이름이 폭넓게 알려진 계기도 됐어요. 이 공간들에 직접 다녀온 블루보틀 커피 컴퍼니에서 저희 작업을 눈여겨봤고, 컴페티션 제안을 해왔죠. 정서적으로 우리와 공감대가 형성되는 브랜드여서 도전하게 됐어요. 한국, 아시아퍼시픽 일본 헤드를 통과해 마지막 미국 헤드에서 “오케이” 사인을 받으며 한남점 공간 프로젝트를 맡게 됐어요. 한남점 이전에 한국 내 블루보틀 매장은 전부 미국쪽 본사와 일본 디자이너가 설계했어요. 전 세계 최초로 한국 디자인 회사가 설계한 블루보틀 매장이 나인원 한남점이에요. 이어서 광화문점을 진행했고, 다음 프로젝트도 예정되어 있는데 엠바고 사항이라 자세히 밝힐 수는 없어요. (웃음)

에리어플러스가 만든 또 하나의 파인다이닝 공간 ‘임프레션’. 너르게 펼쳐진 통창에 담기는 공원 풍경과 호롱불을 모티프로 제작한 가구와 조명이 동양적인 서정(抒情)을 자아낸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길어지면서 커피숍을 마음 편히 방문하기 쉽지 않아요. 그런 점에서 블루보틀 테이크아웃 커피 제품과 에리어플러스에서 한국 내 공식 유통 및 판매를 맡고 있는 북니처Bookniture를 묶어 공원 같은 야외에서 ‘한 잔의 휴식’을 취하는 패키지를 만들어도 좋겠어요. ‘나의 블루보틀’을 어딘가의 장소로 이동시켜 놓는 개념으로요. 북니처의 쿠션 컬러를 블루보틀 블루 에디션으로 만들고요.

유일선) 좋은 아이디어에요! 곧 와디즈에 ‘북니처’ 디자인팀의 또 다른 상품 ‘위즈덤 트리Wisdom Tree를 론칭해요. 거기에서도 북니처를 패키지로 묶어놓은 구성이 있어요. 블루보틀에 제안해봐야겠어요. (웃음)

책과 가구의 합성어인 ‘북니처’는 접으면 길이 약 30cm의 책 정도 크기로 간편한 휴대와 수납이 가능하다. 견고한 오리가미 구조로 약 800kg까지 버틸 수 있어 다목적 의자와 스툴 용도는 물론 선반 받침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에리어플러스에서 한국 내 공식 유통 및 판매를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 에리어플러스의 디자인을 입혀보고 싶은 브랜드로 생각해본 곳은요?

유일선) 이솝과 같은 곳이요. 저는 내성적인 성향을 가졌지만, 사업적으로는 용감함이 넘치는 편인데, 매일같이 관심을 가진 브랜드에 선 제안 메일을 보내요. 우리의 레퍼런스를 소개하는 내용인데, 실제 메이드된 프로젝트들도 있어요. 제안이 현실화되면 엄청난 카타르시스가 생겨요.

파인다이닝 공간 ‘임프레션’

공간 디자인은 비어있는 상태에서 시작되는데, 최초에 콘셉트를 설계하고 전개해 가는 첫 단추는 어떻게 꿰어지나요?

김융희) 모든 고객에게는 마음 속에 품은 상상의 공간이 막연하게나마 반드시 있어요. 그 니즈를 먼저 파악하려고 노력해요. 고객이 예시하는 상상은 대부분 완전히 새롭기보다 어딘가에서 봤던 것들이기 마련이거든요. 고객의 의도와 공간의 목적, 사이트가 가진 특성을 총합한 후에 완전히 다르게 해석해보는 시간을 가져요. 그것을 꿰는 단추는 공간을 마주했을 때 받은 첫인상이 중요해요. 그렇게 도출된 콘셉트를 추려 고객과 접점을 찾아가는데, 대부분은 설득하고 리드하고 협상하는 과정이에요. ‘설득’이란 말에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전문가가 아닌 이상 눈으로 보여지지 않은 것들을 모두 상상할 수 없는 한계를 넘는 ‘확신’을 줘야 한다는 뜻이에요. 아무리 리얼리스틱하게 시뮬레이션을 해보여도 ‘서정적인 느낌’같은 것은 표현되지 않으니까. 그 느낌이 결정적으로 에리어플러스 디자인의 차별 포인트가 된다고도 생각하는데, 그러한 부분에 확신을 주는 시안을 만들기 전까지 고민을 많이 해요. 답이 찾아지는 속도는 각기 다르지만, 딱 어느 시점엔가는 “여기까지 했으면 답이 있다”고 ‘감’이 서는 순간이 와요. 그 느낌이 있어야만 ‘다음’ 과정을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어요.

이른바 ‘에리어플러스리즘’으로 가득한 갤러리 쇼룸과 “똑같이 해달라”는 주문도 많이 받았다고요.

김융희) 점점 작업이 알려지면서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었어요. 기존 레퍼런스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어 여러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공감’을 이루는 부분이 쉬워졌지만, 한편으로는 “했던대로 해달라”는 주문을 한다는 맹점도 생기더라고요. 공간마다 고객의 목표에 일치하는 답을 드려야 하는 저희에게는 요즘 그것이 딜레마에요. 좋아해주셔서 감사하지만 어려운 숙제이죠.(웃음) 예를 들면 각각의 파인다이닝 셰프마다 가진 고유한 느낌이 있어요. 그들이 추구하는 바는 생각을 드러내는 말과 분위기가 반영된 외모에서도 드러나거든요. 저희는 그 사람이 가장 돋보이는 배경을 만드는 일을 하잖아요. 밍글스 바닥의 시안을 석재와 우드 플로링 두 가지로 드렸는데,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하다고 강민구 셰프가 의견을 물어왔어요. 셰프의 마음은 나무 쪽이 큰데, 운영팀에서는 석재 의견이 많다길래, “제 생각에도 셰프님에게는 나무가 더 어울려요” 라고 답했어요. 제게도 마음 속의 의견이 있지만 선택은 그 공간의 주인에게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제 의견을 물어오면 고객과 어울리는 취향의 것을 최우선으로 선택해요.

디테일이 만들어내는 차이는 크다. 공간에 표정을 풍부하게 해주는 다양한 소재의 재질감과 컬러 사용을 중요하게 고민하는 이유다. 사진 속 공간은 J사 VIP 오피스.

유일선) 같은 예로 최근 아름다운 디자인의 안경테로 주목받는 '프레임몬타나'의 공간은 누군가에게는 에리어플러스스러움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요. 하지만 그 곳은 공간의 주인공인 최영훈 대표의 삶과 철학이 녹아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고객의 의도를 정확하게 투영시킨 프로젝트라 생각해요. 에리어플러스의 색이 엷더라도 때로는 공간의 주인공 색이 진하게 드러나는 공간이죠.

금속성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디뮤지엄 EAT BAR의 차가운 인상도 제게는 그렇게 느껴졌어요.

김융희) 항상 그 경계에서 공간 디자이너들이 갖는 각각의 입장차가 있어요. 어떤 디자이너는 누가 봐도 자신이 한 것처럼 도장을 꽝꽝 찍고 싶어 하죠. 제가 만약 아티스트라면 고객은 이미 제가 만들어놓은 것을 사겠지만, 인테리어 디자인 의뢰는 고객이 제가 가진 무형의 능력에 대해서 인정하고 자신의 공간에 전문가적인 의견과 스킬과 디자인을 넣어서 완성해주기를 바라는 일이잖아요. 그 입장에 충실하려면 절묘한 절충이 너무 필요해요. 그 선이 항상 어렵지요. 그래서 경험치가 쌓여갈수록, 디자이너와 디자인 회사가 어떠한 ‘취향’을 갖는다는 것이 맞는가, 하는 고민들을 갖게 돼요. 그런데 흥미롭게도, 저희 고객이 어떤 공간에 가서 보고 전화를 해왔어요. “여기 실장님이 했어요?” 공간마다 모두 다르게 작업했지만, 어디에선가는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에리어플러스의 콘셉트는 존재하고 그 색깔이 묻어난다는 사실을 그 고객을 통해서 알게 되었거든요.

유) 에리어플러스리즘이라고 해요. (웃음) 사람은 끊임없이 제 취향에 대해 묻고 추측해요. 온갖 의견들을 내놓지만, 저는 한 마디로 말하거든요. “나는 에리어플러스 스타일이야! 우리는 우리만의 양식이 있어” 라고요. 그게 있는 것 같아요.

자유롭고 정형화되지 않은 모양의 노기쁨 작가 도자 작품은, 영역과 장르를 뛰어넘어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디자인하는 사람들’로 보여지기를 바라는 에리어플러스의 지향점과 닮아 있다.

감각으로 드러나는 에리어플러스만의 양식이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도쿠진 요시오카가 빛, 소리, 향기같은 비물질적인 요소를 어떠한 형태로 형상화 해내고 그것이 공감각적인 표현법으로 읽히게 ‘공간’ 구성을 극대화해 연출하는 것처럼요.

김융희) 그게 큐레이션인 것 같아요. 특히 저희 일은 공간 안에 너무나 많은 요소와 공정이 들어가야 하는데 결국에는 그것들을 잘 조합해서 같이 놓았을 때 어떻게 보이는가를 완벽하게 컨트롤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에리어플러스의 공간 연출에서 가장 감각적으로 드러나는 요소는 ‘빛’이에요. 외부의 자연광을 들이는 방법도 그렇지만, 인위적인 조명을 사용하는 방법에도 한정된 범위를 비추는 형식이나 간접적인 형식을 취한 사례들이 꽤 눈에 띄었어요.

내부적으로 요새 한참 나누는 얘기가, 결국 궁극의 럭셔리는 ‘자연이다'에요. 결국에는 모든 것이 인공지능화 되는 미래가 펼쳐진다면, 예상할 수 없이 사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자연밖에 없지 않을까요. 자연을 직접적으로 공간 안에 가져온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자연 재료를 가장 내추럴한 그대로 가져와서 쓰면 풍부한 질감에서 발휘되는 힘이 커져요. 빛과 만났을 때 색다른 느낌을 풍기고요. 조명은 한국에서 가장 불만족스러운 부분이에요. 강약을 조절해 조명을 잘 사용하면 공간이 부드러워지는데, 대부분 조명을 과다하게 사용하고 있잖아요. 저는 조명 개수를 많이 줄이는 편이에요.

에리어플러스의 초창기 프로젝트인 H 빌딩 VIP 오피스. 이상민 작가와 조명을 협업 제작해 사용했다.

조도에서 결코 빈약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우리나라가 조명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편이라 시공하는 분들이 항상 저희 작업을 하면 너무 어둡지 않겠냐 말해요. (웃음) 조명을 비출 때는 필요한 기능과 목표가 있어야 해요. 필요한 곳에 적절한 양의 조명을 비추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편이라 조명 기구를 선택할 때 옵션이 늘 부족했어요. 때문에 직접 만들게도 됐는데, 여전히 관심이 많은 분야에요.

가장 신중해야 하는 재료가 ‘빛’이다. J사 VIP 오피스.

한국 작가 중에 해외 판매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분야가 조명이에요.

김융희) 맞아요. 전기인증의 문제도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들고요. 때문에 수입도 수출도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직접 만드는 쪽을 잘 해보려고요. 필요하면 다 만들어요~ (웃음)

유일선) 사실 인테리어 디자인 와이즈로는 ‘크래프트’가 에리어플러스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이기도 해요. 그리고 한국적인 것은 아니지만 동양적인 모던함, 서정적인 감성, 단아함. 좋아하고 추구하는 바가 분명히 있어요.

문, 손잡이, 가구, 식기와 조형물이 조화를 이루는 ‘소설한남’

완성도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하여 에리어플러스는 공간의 콘셉트와 부합하는 가구와 소품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직접 만든다. 전문 분야의 작가, 디자이너, 예술가와 함께 탁월한 협업을 이뤄온 배경이다. 갈수록 인테리어 디자인 범주의 의뢰에서 건축물이 놓일 대지와 환경, 건축 설계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에리어플러스의 업무 영역은 고객이 필요로 한다면 수건까지 옵션을 제공하는 사소한 부분에까지 손길이 미친다. “우리나라에 옵션이 없다면 해외로 컨택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지만, 솔직히 이러한 일은 돈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다각화된 일들은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는 계기가 되고 누구도 만들지 않았던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기회가 된다.

'크래프트 브로' 전시

미국의 우드워커 ‘핀 디자인 그룹Fin Design Group’도 최근 독점 수입 유통하게 된 브랜드인데, 블루보틀에 이들이 제작한 의자를 제안하면서 연결된 파트너다. “블루보틀에 가시면 의자를 뒤집어 보세요. 저희도 납품할 때 발견한 서비스인데, “건강하세요”라는 문구를 새겨줬어요. 실질적으로 대면해 본적도 없이 이메일과 전화 통화만으로 일했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감사 인사를 인그레이빙 해서 보낼 정도로 우리는 서로 멀리에 있지만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고 있어요! 이전에 크래프트 브로Craft Bro 컴퍼니와 함께 15개 한정 수량으로 제작했던 ‘발렛스탠드’의 세컨 버전은 핀과 함께 만들려고 해요.”

또한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애프터서비스도 지속된다. 김융희 실장은 “늘 그들을 생각해요. 고객들 중에 정말 좋은 친구가 된 분들도 있어요. 그 각각을 제가 너무 잘 아니까, 예를 들어 무얼 봤는데 그 사람이 너무 좋아할 것 같다고 생각되면 연락해요. 이걸 봤는데 생각나서 연락했다고.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워라밸의 의미가 무의미할만큼 “일이 곧 삶”이라는 유일선 대표와 남편으로부터 “매일 디자인 생각만 하는데 못 하면 이상하다”는 말을 들어왔다는 김융희 실장은 “이 세상에 혼자서 이룰 수 있는 일은 없다”고 거듭 말했다. 그들이 애착하는 사물까지도 그 ‘모두’에 포함된다. 만들어내는 사람의 손길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는 에리어플러스가 디자인한 공간에 ‘한 끗’을 이루는 사물들의 이력을 소개한다.

*3편에서 계속됩니다.

기획 | 디자인프레스 편집부

글 | 디자인프레스 객원 에디터 장남미

(designpress2016@naver.com)

사진 | 김잔듸(516 studio), 장남미, ㈜에리어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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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크리에이터 –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에리어플러스

01. '에리어플러스리즘'이란 감각의 양식

▶ 02. 상상 이상의 디테일 2%

03.“우리가 필요하면, 만들자!”

04.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일을 합니다"

05. 조금 느리게 가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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