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3일 06:15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신한대체투자운용(신한대체)이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KKR과 함께 '단일한 자산(single asset), 단일한 차주(single borrower)'를 조건으로 하는 상업용 부동산 유동화증권(CMBS)에 투자한다.

2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신한대체는 KKR이 새로 설정하는 SASB CMBS 펀드인 부동산 구조화 펀드(Real Estate Stabilized Credit RESTAC)에 1억3000만달러(약 1500억원)을 투자하기로 약정했다. 신한대체 내부 투자심의위원회도 통과했다.

KKR이 새로 조성하는 이 펀드는 미국 대도시에 있는 A급 자산을 담보로 약 5억달러 안팎으로 조성된 대규모 선순위 대출을 증권화한 CMBS에 투자한다. 메자닌 상품에 비해 순위가 높고, 선순위 대출보다는 순위가 낮은 구조화 증권이다. 투자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펀드를 조성한 뒤 투자할 곳을 찾는 방식이다. 별도 만기가 없는 개방형 펀드다.

통상적으로 CMBS는 투자은행이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내준 대출을 하나로 묶은 다음 소유권을 투자목적의 법인(SPC)으로 넘기고, 대출에서 나오는 이자를 투자자의 순위에 따라 배분한다. 이때 통상 담보로 잡게 되는 상가나 호텔 등의 상업용 부동산은 적게는 수십여곳, 많게는 1000여곳에 달한다. 그런데 신한대체가 이번에 투자하는 펀드는 단 한 명의 차주가 단 하나의 자산을 담보로(SASB) 빌린 대출을 기반으로 조성된다. 그래서 SASB CMBS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투자가 필요해진 배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있다. 상당수 자산운용사에서 현지 실사를 가지 못하는 가운데 종전처럼 여러 자산을 한데 묶어서 투자하는 게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또 상가와 호텔 등 리테일 자산이 코로나19의 타격을 크게 받았기 때문에 작은 자산을 많이 묶어서 투자하면 손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

반면 이 상품은 상업용 부동산이긴 하지만 대형 자산 1곳에 투자하기 때문에 실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코로나19 상황이 마무리 되면 오히려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신한대체는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대 수익률은 미국 달러 기준 연 7% 선이다.

신한대체 관계자는 "SASB 방식의 투자는 통상 초우량 자산을 담보로 하고, 개별 자산에 대해 심도 있는 심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SASB의 손실률은 일반적인 CMBS(conduit CMBS)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기초자산의 차주도 대개 블랙스톤이나 브룩필드 등 대형 글로벌 투자기관이어서 차주의 신용 리스크도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대체와 KKR은 그룹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우량한 투자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몇달에 걸쳐 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보험사들의 투자 수요에 맞는 구조화된 상품을 만들어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서 싱글A 등급을 받기도 했다. 2023년부터 새로운 회계기준과 자본 평가 기준(K-ICS)을 적용받는 보험사들은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인 자산에 투자할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가중치를 적용받는다. 신용등급이 있고 적절한 수익률이 제공되는 투자대상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김희송 신한대체 사장은 "새로 해외투자를 재개하는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내년 초까지 적극적인 투자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