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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발길 끊이지 않는 매장엔 이런 특징 있다"

    입력 : 2020.10.26 07:27 | 수정 : 2020.10.26 07:48

    [땅집고] 이효린 인창개발 리테일마케팅팀 부장은 "상업공간이 코로나 사태에 살아남으려면 고객 니즈를 파악해 꼭 찾아와야 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기홍 기자

    [땅집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가장 먼저 쓰러질 줄 알았던 공유 오피스가 대기업 거점 오피스 수요 급증으로 오히려 더 잘 나가고 있죠. 결국 고객 니즈를 파악해 발빠르게 대응하면 코로나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MD(merchandise·상품기획) 전문가인 이효린 인창개발 리테일마케팅팀 부장은 “코로나 시대에도 특색을 갖춘 매력적인 매장이나 빌딩은 여전히 줄을 서서 방문한다”고 했다.

    그는 일본 모리빌딩과 교보리얼코 리테일팀에서 중소형 빌딩 매입·매각과 컨설팅 업무를 맡았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마포한강 푸르지오’ 상가를 비롯해 신림동 ‘포도몰’, 사당동 ‘파스텔시티’의 MD 컨설팅에도 참여했다. 제15기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 강사를 맡은 그를 만나 코로나 시대 살아남는 상업공간 개발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Q.코로나 사태로 소비 트렌드도 많이 변했다.
    “오프라인 수요가 점차 온라인으로 이동하던 와중에 코로나 19는 그 이동 속도를 가속화시켰다고 보면 된다. 외부 활동이 줄면서 온라인 쇼핑몰과 배달앱 이용자가 급증했다. ‘배달의민족’,‘요기요’같은 배달 플랫폼이 식재료 배달까지 나섰다.

    공간 대여 수요도 많다. 젊은층이 늘어난 여가 시간에 자기 계발을 하기 위해 커리어 아카데미에 등록하거나 가죽 공방, 수제맥주 만들기 같은 취미 활동을 위해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유 오피스도 코로나 위기에 빛을 본 업종 중 하나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재택 근무에 따른 거점 오피스 필요성이 커진 대기업 사이에도 공유 오피스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땅집고] 늘어나는 여가 시간에 취미 생활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훼라민큐와 함께하는 플랜테리어 원데이 클래스. /동국제약 제공

    캠핑이나 차박 같은 국내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아웃도어 상품에 대한 관심도 많다. 재택 근무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자, 집꾸미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홈인테리어 업종도 증가하는 추세다.”

    Q.코로나 사태로 상가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꼭 필요한 주거시설이나 업무시설과 달리 상업시설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운영 주체가 없는 분양형 상가는 심각하다. 대형 유통회사가 개발하는 백화점이나 마트 외에 대다수 상가는 시행사가 분양형 상가로 개발한다. 상가를 분양하면 점포별로 개별 소유주가 달라 업종 배치나 임대관리를 통합적으로 하기 어렵다.

    결국 상권에 필요한 업종이 골고루 들어오지 못한다. 유행을 타는 비슷한 업종이 우후죽순 들어왔다가 나가면서 고객이 굳이 찾아오지 않는 상권으로 전락한다.”

    Q.그렇다면 상업시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상업시설 볼거리에 변화를 주거나 해당 공간을 꼭 방문해야 하는 체험형 콘텐츠를 설치하는 등 찾아올 만한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 서울 신촌에 있는 ‘무인양품’이 좋은 사례다. 무인양품은 의류, 잡화, 생활용품부터 식품을 취급하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책임진다는 콘셉트로 만들었다. 무인양품은 매장 안에 카페와 서점을 꾸리고 문구매대에 CD플레이어를 설치해 고객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꾸몄다.

    [땅집고] 서울 신촌에 영업 중인 무인양품. /조선DB

    지역 특산물을 매장에 들여와 매력 요소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본 나오에쓰에 있는 무인양품은 각 지점별로 지역 농산물과 특산품도 함께 판매한다. 이제 나오에쓰를 찾는 관광객은 꼭 한번씩 들러야 하는 매장으로 자리잡았다.”

    [땅집고] 일본 무지 나오에츠 지점에서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패션포스트 제공

    Q.소규모 상업공간의 생존 전략이 있다면.
    “대형 상가에 적용한 임차 구성 원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작은 건물이라도 건물주는 지역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지역 주민 니즈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필요한 업종을 계획적으로 유치하는데 유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1인 가구가 밀집한 주거단지 상업시설이라면 1층에 세탁소, 빨래방, 편의점 등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업종을 넣는 식이다. 업종별 브랜드 특성이나 매장 분위기, 서비스 만족도 등을 꼼꼼하게 비교 분석한 뒤 브랜드를 선택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코로나 사태라는 특수 상황에서 임차인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소규모 상가도 대형 유통회사들이 백화점MD를 구성할 때처럼 테마와 소비자 트렌드를 고려하는 업종 구성을 시작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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