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옷을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만들어주는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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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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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의 리사이클링 시스템 '루프'


©H&M

처음 패션 브랜드들이 환경보호를 한다고 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옷이 환경오염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클까 싶었다. 지금 입고 있는 한 벌의 청바지를 만들기 위해 7,000L의 물이 사용된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그랬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구매하고 유행은 빠르게 지난다는 변명 아래 버렸던 의류들이 스쳐 지나갔다.

최근 패션 업계는 환경 문제에 대한 중요성으로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중요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페트병으로 플리스 재킷을 만들고, 한철 입고 버리는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패스트패션Fast Fashion 대신 시즌 리스Season-less를 추구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H&M

스웨덴 의류회사 H&M 역시 이런 시류에 발맞춰 헌 옷을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바꿔주는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공개했다. 스톡홀름

드로트닝가탄Drottningatan매장에 들어선 루프Looop가 그 주인공이다. 세계 최초로 매장에서 직접 재활용하는 인스토어 리사이클링

시스템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H&M 재단과 홍콩 섬유의복 연구소HKRITA, 노바텍스 텍스타일Novetex Textiles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H&M이 유튜브에서 공개한 루프 소개 영상

©H&M

컨테이너 크기의 기계에 넣어진 오래된 의류는 8단계를 거친다*. 먼저 의류는 깨끗하게 세척된 뒤 잘게 섬유로 찢어진다. 이후 여과와

제면 과정을 거쳐 새로운 원사를 뽑아낸다. 마지막으로 뜨개질 방식으로 기존 디자인과는 다른 옷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세척(Cleaning), 분쇄(Shredding), 여과(Filtering), 제면(소면 / Carding) / 뽑아내기(Drawing), 방적(Spinning, 꼬기(Twisting), 뜨개질(Knitting)

©H&M

약 5시간이 소요되는 이 과정에는 물이나 염료가 일체 사용되지 않는다. 필요하면 원단을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섬유가 유일하게 첨가되는데, 이 역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제작됐다. 화학 물질이 전혀 사용되지 않아 새로 의류를 만들었을 때 보다 친환경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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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은 "프로젝트의 핵심은 고객이 직접 재활용 시스템에 참여하는 것에 있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진정한 변화는 우리 모두가 함께할

때 일어날 수 있다"라며 "루프를 통해 가능한 한 오랫동안 의류를 사용하는 기회를 만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루프를 거친 결과물들 ©H&M

한편, 이번 캠페인에는 환경 운동가인 제인 구달Jane Goodall과 가수 시저SZA 등이 참여했다. 제인 구달은 셔츠를 새로운 스웨터로, 시저는 1991년 만들어진 어머니의 니트 치마를 스카프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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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 기계 가격 이용료는 로열티 클럽 멤버 여부에 따라 100~150스웨덴(한화 약 1만 원~1만 9천 원)이다. 수익금은 모두 소재 관련 프로젝트 연구에 사용될 예정이다. 오는 2030년까지 재활용 또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소재를 전 제품에 적용하겠다는 H&M의 남은 행보를 기대해본다.

글 | 디자인프레스 온라인 기자단 전혜민

(designpress2016@naver.com)

자료 출처 | 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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