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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직판 진퇴양난]'높아진' 판매사 장벽, 생존위한 '몸부림' 시작됐다①판매사 의존도 높은 운용사 '생존위기'...사모운용사도 펀드직판 추진

김진현 기자공개 2020-11-10 08:20:46

[편집자주]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 중단을 계기로 사모펀드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쳤다. 판매사 의존도가 높았던 자산운용사들은 생존을 위해 다양한 활로를 물색하고 있다. 수탁은행 수탁 거부 사태까지 겹치면서 살 길이 더욱 막막해진 사모운용사들은 펀드를 직접 판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모펀드 직판 움직임의 현황과 걸림돌 등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4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문사모자산운용사가 직판(직접판매)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연이은 펀드 환매중단 사고로 인해 판매사가 판매 장벽을 높이고 있어서다. 장기적으로 자생할 수 있는 길을 찾는 동시에 불완전판매 소지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카드다.

◇ '뚝 끊긴' 사모펀드 판매…리테일 비중 높은 운용사 '타격'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 중단 이후 판매사들의 사모펀드 판매가 사실상 중단됐다. 주요 판매사들의 판매 잔고는 지난 6월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중단 이후 감소하거나 거의 변하지 않았다.

6월 금융위원회가 사모펀드 운용사 230여 곳에 대해 전수조사를 한다고 밝힌 뒤 판매망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이 터졌을 당시만 하더라도 사모펀드 전수조사와 같은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판매사들은 문제가 발생한 펀드를 수습하면서 계속해서 펀드 판매를 이어갔었다.

금융위원회는 7월 사모펀드 감독 강화 등을 골자로 행정지도를 내렸다. 판매사에게 5월 말 기준 운용 중인 전체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펀드별 실제운용내역이 투자설명자료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토록 하고 투자설명자료와 집합투자규약이 서로 적합한지 점검하도록 했다.


이후 판매사들은 기존 펀드 점검을 이유로 신규 펀드 설정을 사실상 중단했다. 신규 사모펀드 설정액은 지난 6월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6월 5조 8260억원이던 신규 사모펀드 설정액은 7월과 8월에는 각각 5조 1449억, 4조 7306억원을 기록했다.

8월 이후 사모펀드 신규 설정액은 5조원 아래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사모펀드 신규 설정액은 9월에는 4조 7306억원을 기록했고 10월에도 4조 136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규 펀드 설정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레포(Repo) 등 채권형 펀드가 가장 높았다.

판매사들이 문을 걸어잠그면서 개인 고객 비중이 높은 운용사들이 타격을 입게 됐다. 6월말 기준 판매잔고 가운데 개인투자자 비중이 절반(50%)을 넘는 자산운용사는 98곳으로 집계됐다. 8월말 기준 이들 운용사 중 절반 이상인 50곳의 판매 잔고가 같거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00억원 미만 소형 자산운용사 중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았던 곳은 타격이 더 컸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절반을 넘는 65곳 가운데 42곳의 판매잔고가 두달 새 감소했다.

◇ 생존 위해 꺼내든 '직판 카드'…불완전판매 해소 대안될까

판로가 막힌 사모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직판 카드를 놓고 고심하기 시작했다. 코스콤 등 펀드 직판을 위한 프로그램 설비를 갖춘 업체에 직판 시 필요한 시스템 및 비용에 대한 문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콤은 이미 메리츠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등 종합자산운용사 펀드 직판 망을 깔아준 경험이 있다. 사모 운용사들은 앞서 직판에 나섰던 종합운용사 사례를 참고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판매사 의존도가 높았던 중소형 사모운용사 위주로 직판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판로가 막히면 몇년 안에 문을 닫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당장 직판을 하려고 준비한다기보단 비용이나 절차상 어려움이 있을지에 대해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며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기 때문에 신중히 장단점을 비교해봐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운용사들이 생존을 위해 직판 카드를 꺼내들긴 했지만 일각에서는 직판이 늘면 불완전판매가 해소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해외에 비해 판매사 의존도가 높아 국내 판매사가 운용전략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펀드를 팔아온 탓에 불완전판매 소지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와 달리 증권,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해 대부분 사모펀드가 공급됐다"라며 "트랙레코드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회사의 펀드가 무분별하게 공급되면서 불완전판매 소지를 키운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운용사가 펀드를 직접 판매한다면 자신들이 판매한 펀드에 대해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명 등 의무를 다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직판이 늘게 되면 향후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중단 사건처럼 일부 자산운용사의 부정으로 인한 피해가 전체 자산운용사로 퍼지는 영향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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