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고시 후 공공 6.1년, 민간 8.4년 걸려

일반물류단지는 토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설물을 건축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물류시설을 개발할 수 있는 토지를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물류단지를 개발하는 것은 대규모 토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그 개발 과정이 쉽지 않은 사업이다. 현재 대형 물류센터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일부 물류단지들의 규모가 작아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상당한 규모의 개발 사업이다. 특히 실수요 검증이 시작된 이후 검증 절차까지 거쳐야 하는 시간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현재 물류단지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실수요 검증을 통과한 후 물류단지계획 신청을 하고 절차를 밟아 물류단지계획승인을 받으면 개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법적으로는 물류단지계획을 신청한 후 6개월 이내에 승인여부를 통지하게 되어있다. 때문에 실수요 검증 이후 모든 절차가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 될 경우 대략 1년 안에 착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업계에 따르면 실수요 검증 후 물류단지계획 신청까지 관계기관 사전협의를 거치게 되는데 이는 정해진 기간이 없어 최소 1년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법적으로 물류단지계획 신청이후 그 결과를 6개월 내에 통지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고 이를 해소하는데 걸리는 시간 또한 제한이 없다. 그래서 이러한 업계에서는 행정 절차도 6개월 내가 아닌 최소 6개월이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보면 물류실수요 검증 후 물류단지계획의 승인고시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1.5년에서 2년여이다. 최소의 시간을 들여 물류단지계획의 승인고시까지 받고 난다고 해서 바로 착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여기까지의 과정은 해당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아니라 소유주의 동의서만 있어도 가능하기 때문에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과정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업계에서 실수요 검증 후 물류단지 사용승인(완공)까지 5년 이상을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류단지 지정고시 후 사용승인까지 평균 7년 걸려
한국통합물류정보센터의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현재 운영중인 23개 물류단지의 지정고후 사업종료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7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정고지 전까지 걸리는 시간을 합하면 평균적으로 8.5년이 걸리는 셈이다. 현재 운영중인 물류단지의 경우 공공개발방식으로 개발이 된 물류단지가 많다. 23개 물류단지 중 공공개발방식으로 개발된 물류단지는 총 15개이며 민간개발방식으로 개발된 물류단지는 8개이다. 이 두 개 개발방식에 따라 평균 사업기간이 달랐다. 공공개발의 경우 지정고시 후 사용승인까지 6.1년이 걸렸으며 민간개발방식은 8.4년이 걸렸다. 대략 2.3년의 차이가 난다. 물론 공공개발방식이더라도 시간이 상당히 소요된 물류단지들도 있다. 서울동남권 물류단지의 사업기간은 14년이었으며 천안물류단지도 11년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5년 내 사업이 종료된 물류단지들이 과반이 넘었다. 가장 사업기간이 짧았던 물류단지는 안동물류단지로 지정고시 후 사용승인까지 2년이 걸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주장동과 영동황간 물류단지도 사업기간이 3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개발방식의 경우 가장 사업기간이 길었던 물류단지는 강릉 물류단지로 지구지정 후 사용승인까지 걸린 시간은 19년이다. 또 여주첼시와 부산감천항 물류단지도 각각 11년이 걸렸다. 이와 반대로 5년 내 사업이 종료 된 사업은 광주초월, 이천패션, 안성미양 물류단지 3곳밖에 없었다. 이러한 차이는 지정고시 후 개발을 위해 토지의 소유권을 가져오는데 걸리는 시간의 차이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공공이 개발할 경우 민간이 개발할 때보다 토지 수용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발중인 물류단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현재 행정절차가 마무리 된 물류단지는 총 9개로 가장 오래된 물류단지는 2013년 지정고시 된 경남 고성군에 개발 중인 무등 물류단지이다. 경남도 고시에 따르면 이 물류단지는 2017년 변경고시를 통해 물류단지의 완료시점을 올해 말로 공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무등 물류단지는 벌써 3번째 변경고시를 통해 사업기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으며 채석단지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올해 안에 조성이 완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성군 관계자도 “올해 말까지 되어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힘들 것 같다”고 전했다. 무등 물류단지가 또 한 차례 변경고시를 통해 사업완료 기간을 늘리게 된다면 조성이 완료되는 시점은 더욱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오래된 물류단지는 울산삼남 물류단지이다. 2014년에 지정고시를 득한 이 물류단지는 사업초기 사업계획과 자금 문제로 착공이 미뤄졌으며 외부도로 조성작업이 보상과 사업계획 변경으로 지연됐었다. 이후 유수지 관련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 2월 조성사업 지정(변경)·실시계획(변경) 승인 및 지형도면을 고시하면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에는 4개의 물류단지가 지정고시를 득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광주오포 물류단지는 사업종료 예정기간인 올해 사용승인을 얻을 것으로 보이며 광주직동 물류단지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토지 문제를 올해 안에 해소하고 올 연말 착공해 2022년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남여주 물류단지 또한 2021년 말까지를 목표로 잡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군산물류단지는 현재까지도 재원조달문제 등 으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전체 사업규모를 줄이고 사업기간을 2021년으로 연장한 상태이다. 2018년 지정고시를 받은 익산왕궁 물류단지는 올해 4월 토지수용을 완료했지만 사업대상지 내 주민 이주대책의 수립을 놓고 일부 주민간의 입장차를 보이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해상동 물류단지는 지난 2019년 9월 지구지정을 받고 가까운 시일 안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올해 9월 물류단지 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을 받은 용인포곡스마트 물류단지도 기존의 건물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이들 9개 물류단지의 사업종료 예정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지정고시 후 사업이 종료되는 기간까지는 평균 5년이다. 하지만 올해까지 조성을 완료하겠다는 물류단지 중 광주오포 물류단지를 제외하고 실제로 완공될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평균 사업기간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류단지, 총 개발소요 기간은 최소 10년+α
현재 운영중인 물류단지나 공사중인 물류단지의 지구지정 후 평균 기간을 살펴보면 5~8년 정도 소요 된다. 하지만 물류단지의 계획부터 따져보면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사업이다. 총량제를 기반으로 물류단지를 지정했던 과거에는 물류단지계획 신청부터 지구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까지 걸리는 시간이 최소 1.5년에 민간이 개발할 경우 소요되는 평균 개발 기간 8.4년을 합하면 9.9년이다. 여기에 계획을 수립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더 해진다고 생각하면 최소 10년 이상의 사업이 된다. 실수요 검증이후의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예상 평균기간이 5년이지만 이보다는 훨씬 더 많이 소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실수요 검증 후 지구지정 및 실시계획승인까지 걸리는 시간 1.5년에, 실수요 검증을 준비하고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까지 더
하면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사업이 된다. 물류단지의 행정절차가 실수요 검증 이후 ‘산업 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에 준용해 간소화 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대규모 개발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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