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장악한 스타벅스에 도전장 던진 맥도널드

입력
기사원문
손일선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1999년 진출 스타벅스 압도적 1위
맥도널드, 맥카페 앞세워 스타벅스에 도전장
4200억원 투자해 매장 4000개로 늘리기로
中 토종 업체인 루이싱은 회계부정으로 휘청
중국 커피시장 매년 15% 이상 성장세


[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338] 중국의 음식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차(茶·Tea)다. 중국에서 차는 당나라 시절부터 대중적인 음료로 자리 잡았다. 긴 역사를 가진 만큼 차의 종류 역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그야말로 '차의 천국'이라고 부를 만하다.

그런 중국이 '커피'의 매력을 알아가고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커피를 마시는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차 마시는 나라'에서 '커피를 마시는 나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커피 소비량은 매년 15%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첸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커피 시장 규모는 569억위안이었으며 2023년에 1800억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키피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2023년에는 중국에서 소비되는 커피가 155억잔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성장 잠재력도 그 어떤 시장보다 크다. KOTRA 중국무역관에서 각종 자료를 취합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5~6잔 수준으로 미국(300~400잔), 한국·일본(180잔)에 비해 여전히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중국 커피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글로벌 커피 기업들이 앞다퉈 중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선진국 기업들의 경우 자국 커피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중국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베이징에 위치한 스타벅스 플래그십 스토어 /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중국 커피 시장에 처음 진출한 외국 기업은 스위스의 네슬레다.1980년대 중국 시장을 노크한 네슬레는 원가 절감 차원에서 중국 최대 커피 산지인 원난성에서 커피를 직접 재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네슬레는 현재 중국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장 빠르게 커가는 시장은 원두커피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이다. 이 시장은 1991년 중국에 진출해 30년 동안 터를 닦은 미국의 스타벅스가 압도적 1위다. 중국 전체 매장 수는 4700여 개다. 2018년 기준 스타벅스의 중국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점유율은 59.2%에 달한다.

한때 중국 토종 커피체인점 루이싱(瑞幸·Luckin)커피가 앱을 통한 주문 등 디지털 전략을 앞세워 무섭게 성장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배달 전용 소형 매장을 대대적으로 늘리며 중국 전체 매장 수가 스타벅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중국판 스타벅스'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4월 매출을 부풀린 회계부정 사건이 터지면서 위세가 크게 꺾인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 2위인 맥도널드의 '맥카페'가 최근 스타벅스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맥도널드는 지난 18일 2023년 말까지 중국 본토 맥카페를 400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25억위안(약 4200억원)을 투입한다.

맥도널드는 2009년 중국에 첫 번째 맥카페를 열었다. 이후 꾸준히 커피 사업을 확장해가며 올해 5월 맥카페 1000호점을 오픈했다. 첫 매장 오픈 이후 11년 만에 1000호점을 넘어섰는데 앞으로 3년 내에 매장을 3000개 추가로 오픈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지방 도시를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맥도널드는 그동안 베이징, 상하이, 선전과 같이 중국에서 가장 큰 대도시에서 주로 커피 매장을 열어왔지만 앞으로는 난징, 청두, 텐진 등 2선 도시에서 사업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 맥도날드 내에 위치한 맥카페 전경. /사진=맥도날드 홈페이지
전문가들은 중국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확고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 맥도널드가 패스트푸드 매장에 맥카페를 대거 설치하면 스타벅스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맥도널드 매장 수는 3500곳이 넘는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맥도널드차이나의 필리스 청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명확하다. 맥도널드가 있는 곳에 맥카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맥도널드는 이미 커피 시장에서 인지도를 갖고 있고 커피 관련 공급망,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만큼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중국 커피 시장은 한국 기업들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에 진출한 대표적인 한국 커피 기업은 만커피, 주커피 등이 있다. 중국 내에서(2019년 기준) 만커피는 620여 개, 주커피는 100여 개 매장을 운용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과거 중국 커피 시장을 분석하면서 스타벅스의 경쟁 상대 중 하나로 만커피를 꼽기도 했다.

[손일선 기자]

▶ 네이버 메인에서 '매일경제'를 받아보세요
▶ 궁금한 제조과정 영상으로 보세요. '이렇게 만들죠'
▶ 매일매일 색다른 뉴스레터 '매콤달콤' 구독하세요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