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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파묻혀 숲속에서 휴가 보낼 수 있는 캡슐 호텔
디자인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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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1. 13. 16:00
초록 절경 속 도서관 '캡슐 호텔&라이브러리'
도시 생활의 번잡스러움을 피해, 경치 좋은 곳에서 책에만 푹 파묻혀 지내는 휴가를 꿈꾸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중국에서 문을 연 '캡슐 호텔& 라이브러리'는 그런 이들의 상상을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현실에 남긴 공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당장 떠나기 어렵지만, 보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이곳 풍경을 눈에 먼저 담아보면 어떨까.
건물 로비와 도서관이 맞닿은 부분. 사진 출처|atelier tao+c 인스타그램
'캡슐 호텔&라이브러리'는 중국 저장성 진화 시 퉁루의 깊은 산속에 자리 잡고 있다. 산봉우리로 둘러싸여 아늑한 느낌을 주는 이곳은 토박이들이 오랫동안 마을을 이루고 살아온 곳이다. 건물 주인은 층고 높은 낡은 건물을 개조해 일부는 숙박 시설이면서 일부는 마을 주민들이 찾아올 수 있는 서점과 도서관을 의뢰했고, 그 결과 이 호텔 겸 도서관이 탄생했다. 건물에 들어서면 처음 발을 딛게 되는 로비는 삼면과 천장이 모두 투명해 건물 전체의 창문 역할을 한다. 숲을 볼 수 있는 전면은 유리로, 다른 양쪽 외벽과 천장은 반투명 골판 플라스틱 패널로 덮었다. 안에서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구조다. 기존 건물의 한쪽 벽면을 완전히 헌 다음 플라스틱 패널과 유리로 실내 공간을 확장했다.
사진 출처|atelier tao+c 인스타그램
로비를 지나면 곧바로 도서관과 서점을 겸하는 공간이 나온다. 숙박시설이지만, 이곳의 주인공은 객실이 아니라 4층 높이로 짜인 대나무 책장과 그 안을 가득 메운 책들이다. 서가 옆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책을 읽다 문득 눈을 돌리면 로비 밖으로 푸른 숲을 볼 수 있다. 책장은 총 232㎡ 넓이의 이 건물을 가득 채운다. 호텔 객실 공간과 자연광이 그대로 쏟아져 들어오는 다락 층까지. 책장은 마치 미로나 정글 짐처럼 실내공간을 밀도 있게 감싼다.
사진 출처|atelier tao+c 인스타그램
계단도 영리하게 배치했다. 지그재그식으로 자주 방향을 바꿔가며 여러 벽면의 책장에 닿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 이곳을 디자인한 건축사무소 Atelier Tao+C는 이에 대해 "산을 오르다 쉬어가는 것처럼 곳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디자인 매체 dezeen에 설명했다.
사진 출처|atelier tao+c 인스타그램
호텔 고객들을 위한 전용 공간은 뒤편에 자리 잡고 있다. 객실 입구 역시 책장의 일부다. 객실 수는 총 20개로, 남성 공간과 여성 공간이 구분되어 있으며 각각 공용 화장실이 하나씩 있다. 캡슐 호텔이니만큼,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숙박 시설보다는 온전히 자연 속에서 책을 누리는 데 집중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숙소다. 호텔은 이 밖에도 공용 식사 공간과 야외 독서공간, 테라스, 마당 등을 갖췄다.
건물 전경. 사진 출처|atelier tao+c 인스타그램
사진 출처|atelier tao+c 인스타그램
이곳은 초록색이 눈에 간절한 애서가라면 찾고 싶을 만한 한적한 숙소이면서, 동시에 마을 사람들과 외부 사람들을 만나게 하는 깊은 산속 등대 같은 커뮤니티 공간이다. 이달 아키텍처럴 리뷰, dezeen 등 여러 매체에서 2020년 올해의 건축물로 소개됐다. 글 | 디자인프레스 객원 에디터 박수진 (designpress2016@naver.com) 사진 및 자료 출처 | Atelier Tao +C, Arch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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