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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없이 점포 60개 늘린 노브랜드버거

이호승 기자
입력 : 
2020-11-30 14:46:35
수정 : 
2020-11-30 19: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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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이마트 내 점포 없이
독립점포 중심 구매력 키워
신세계푸드 "내년 170개 연다"
타브랜드 대비 가격 20% 저렴
재료 공동발주로 단가 낮춘 덕
"최고보다 충분히 좋은 버거를"
사진설명
노브랜드 버거 서울 역삼역점 내부 모습. 역삼역점은 번(빵)과 패티 자동 조리 장비, 서빙 로봇 등을 갖춘 노브랜드 버거 시그니처 매장이다. [사진 제공 =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이마트나 신세계백화점 매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 스타필드 안성과 스타필드시티 부천 단 두 곳에만 입점해 있을 뿐이다. 반면 같은 신세계그룹 내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는 이마트에서만 40여 개 점포 내에서 성업 중이다.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점포를 확장하면서도 노브랜드 버거가 모그룹인 신세계가 운영하는 유통시설 입점은 삼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독자 생존'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주 고객층인 10~30대를 집중 공략하기 위해 학원가, 대학가, 오피스·주거밀집지역 등에 매장을 열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빠른 입소문을 내는 전략을 택했다"며 "신세계그룹 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편하게 더 빨리 매장 수를 늘릴 수는 있겠지만, 브랜드 콘셉트를 유지하는 게 힘들 수 있어 독립적인 로드숍(가두매장)을 고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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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석 대표
이 같은 노브랜드 버거의 '홀로서기'는 현재까지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30일 노브랜드 버거는 60호점인 부산 화명점을 열며 가맹점 사업을 시작한 11월 한 달간 10개 점포를 오픈했다. 수도권을 넘어 부산과 대구 등 전국 주요 대도시로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올해 말까지 70호점을 돌파하고, 내년에는 점포 수를 17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신규 출점 매장은 인근 지역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은다. 부산 화명점만 해도 정식 오픈 하루 전 6시간만 프리오픈을 했는데 1000명이 넘는 고객이 줄지어 방문했다. 햄버거업계에서 하루 1000명 이상 고객이 방문하는 매장은 특A급 매장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8월 첫 매장 서울 홍대점을 연 이후 지금까지 팔린 노브랜드 버거는 530만여 개에 달한다. 대표 메뉴인 'NBB 시그니처 버거'는 전체 판매량 중 약 23%를 차지하며 지금까지 120만개 넘게 팔린 히트 상품이다.

이 같은 노브랜드 버거 인기 비결은 단연 '가성비'다. 노브랜드 버거 가격은 단품 1900~5300원, 세트(햄버거·감자튀김·음료) 3900~6900원으로 타 브랜드 대비 약 20% 저렴하다. NBB 시그니처 버거는 단품 가격이 3500원으로 타 브랜드 유사 메뉴인 치즈버거에 비해 1000원가량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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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최고급 수제버거를 만들 역량도 충분하지만 '베스트(best) 버거'보다는 '굿 이너프(good enough·충분히 좋은) 버거'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가성비 전략을 가능하게 한 것은 '공동 발주'다. 노브랜드 버거 메뉴 전체에 들어가는 재료만 약 100가지에 달한다. 신세계푸드 측은 재료 하나하나를 개별 발주해선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각 사업부 식재료 담당자들과 협업해 재료를 공동 발주하며 식재료 가격부터 낮췄다. 노브랜드 버거는 10여 종 메뉴 모두 같은 패티로 통일해 단가를 낮췄다. 가장 중요한 '맛'을 위해 신세계푸드 종합식품연구소인 올반Lab 소속 셰프 20여 명이 3년간 매달려 햄버거 식감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감칠맛을 내기 위한 최적의 식재료와 조리 방법을 연구했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노브랜드 버거를 신세계푸드를 대표하는 외식 브랜드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햄버거 브랜드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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