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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Nov 26. 2020

미드사이즈 오피스 투자 플랫폼 만드는 행정공제회

애프터 코로나 시대의 일하는 방식_거점 오피스 


지방행정공제회가 미드사이즈(Midsize)에 투자하는 플랫폼(블라인드 펀드)를 만든다. 미드사이즈 오피스란 연면적 5,000평~1만평 정도 규모를 한다. 통상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하는 서울 3대 권역(도심, 여의도, 강남) 프라임 오피스를 1만평 이상으로 보는데 그것보다는 규모가 작은 오피스다. 투자 대상 지역은 주요 3대 권역(도심, 여의도, 강남) 이면과  상암, 송파, 성수, 홍대 등 서울 주요 오피스 권역, 그리고 판교다.


행정공제회는 에쿼티 3,000억원을 출자해 미드사이즈 블라인드 펀드를 전담하는 운용사를 뽑을 예정이다. 출자 규모를 감안하면 약 1조원 규모의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향후 추가 투자를 통해 규모를 더 키울 가능성도 있다. 행정공제회는 올해 말까지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미드사이즈 블라인드 펀드라고 해서 미드사이즈 오피스만 투자하는 건 아니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위해 전체 약정 총액의 60% 정도는 연면적 1만편 이상의 대형 오피스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미드사이즈 오피스에 투자할 예정이다. 향후 우량 미드사이즈 오피스 발굴에 따라 비중은 조정될 수 있다. 


지방행정공제회가 미드사이즈 블라인드 펀드를 만드는 것은 아직 시장 형성 초기 단계라 프라임 오피스 시장에 비해 경쟁이 덜하고, 투자 기회가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 오피스 재고의 70~80% 정도가 미드사이즈 오피스다. 또한 향후 자산 가치 상승을 꾀할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빠르게 변하고 있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위성 오피스', '거점 오피스'와 같은 말들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거점 오피스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미드사이즈 오피스 시장의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한 기관투자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코로나19로 인해 전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향후 기업들이 대형 오피스에 멀티 테넌트로 들어가는 대신 미드사이즈 오피스에 싱글 테넌트로 들어가는 현상이 생길 것이다. 규모가 큰 회사들도 대형 오피스 한곳에 전체 인원이 근무하는 게 아니라 미드사이즈 오피스 두 개를 나눠쓰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과거 기사를 통해 소개한 적이 있지만 일본에서도 최근 이 같은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위성 오피스와 미드사이즈 오피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부동산 회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미쓰이 부동산은 올해 안에 위성 오피스 거점인 ‘워크 스타일링’을 현재 55곳에서 70곳으로 약 20%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도쿄 외에도 요코하마, 나고야, 고베 등 교외나 지방에도 신규 출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미쓰이 부동산의 위성 오피스 '워크 스타일링'

미쓰이 부동산은 일본 부동산 회사 중에서도 도쿄 도심에 집중해서 사업을 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3월말 기준 미쓰이 부동산의 오피스 임대 사업 매출액의 82%를 도쿄 5대 도심인 치요다구·쥬오구·미나토구·신주쿠구·시부야구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도쿄 도심 중심으로 오피스 사업을 전개하던 미쓰이의 변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쓰이 부동산의 지역별 오피스 임대 사업 매출 비중, 3월말 기준

노무라 부동산 역시 이미 2008년에  ‘PMO(Premium Midsize Office)’ 를 선보인 바 있다. 일본도쿄 오피스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드사이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또한 오사카를 기반으로 하는 한큐 한신 프라퍼티스도 내년부터 위성 오피스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노무라 부동산의 PMO


향후 한국에서도 행정공제회처럼 미드사이즈와 위성 오피스를 테마로 투자를 하거나 사업을 하는 곳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이나 이든자산운용처럼 전통적인 서울 오피스 3대 권역을 벗어나 성수동과 같은 지역에서 미드사이즈 자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덧, 코로나19 이후 블랙스톤이 투자 테마를 만들고 빠르게 움직이는 걸 보면서 역시 블랙스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랙스톤이 최근 투자 플랫폼을 만든 것들을 보면 중국 IDC업체 21비아넷(21vianet)과 손잡은 데이터센터 투자, 단독 주택, 모바일 주택 등 주택 투자,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들이 사용하는 스튜디오와 오피스에 대한 투자, 바이오 관련 자산 투자 등 투자 테마를 빠르게 잘 잡고 움직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보면 최근 국내 기관 중에서는 행정공제회의 움직임이 가장 눈에 띈다. 판교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낸 것도 그렇고, 코로나19 글로벌 리츠 주가가 급락하자 빠르게 상장 리츠에 투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러 꼽히는 싱글패밀리, 멀티패틸리 등 주거에 대한 투자까지. 여기에 이번에는 최근 시장이 열리고 있는 미드사이즈 오피스에 투자하는 플랫폼까지 내놨다. 앞으로 행정공제회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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