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21일 18:18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자리 잡은 대형 오피스 빌딩인 파인에비뉴 빌딩 B동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삼성SRA자산운용이 선정됐다. 3.3㎡당 인수금액은 3100만원대로 역대 오피스 빌딩 매매가 4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역대 매매가 1~4위를 차지하는 거래가 모두 올 한 해 동안 이뤄졌을 정도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금이 국내 오피스 빌딩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서울 중구 을지로 파인에비뉴 빌딩 B동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삼성SRA자산운용을 선정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주 본입찰에 참여한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이날 빌딩을 보유하고 있는 ‘코크렙파인에비뉴위탁관리리츠’의 이사회를 열어 최종 인수 후보를 선정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제시한 인수금액은 3.3㎡당 3100만원 수준으로 전체 인수금액은 6000여억원에 달한다. 2013년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용하는 리츠가 이 빌딩을 사들였을 때 지불한 금액은 4760억원이었다. 리츠 투자자들은 이번 거래로 7년만에 1300억원 안팎의 매각 차익을 얻게 됐다.
서울 중구 을지로 파인에비뉴 빌딩 B동. 출처=코람코자산신탁
서울 중구 을지로 파인에비뉴 빌딩 B동. 출처=코람코자산신탁
이 리츠의 주요 주주는 교직원연금공단(24.39%), 한국증권금융(14.63%),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14.63%), 농협생명보험(14.63%), 킴스21(14.63%)이다.

이번 인수전에는 삼성SRA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신한리츠운용, 마스턴투자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가 총출동했을 정도로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

2011년 준공된 이 빌딩은 A동과 B동, 두 동으로 이뤄져 있는 쌍둥이 빌딩이다. B동은 연면적(건축물 바닥면적의 합) 6만4225㎡, 지하 6층~지상 25층 규모다. 을지로3가역(서울 지하철 2호선)과 가까운 대로변에 자리 잡고 있는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이다.

당초 이 빌딩은 코람코자산운용이 약 5400억원에 인수할 예정이었으나 인수자금 마련에 실패하며 이번에 공개입찰이 진행됐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지난 6월 파인에비뉴 빌딩 시행사인 킴스21이 갖고 있던 우선매수권(콜옵션)을 사들이며 이 빌딩을 인수하려 했지만 기한 내에 지분(에쿼티) 투자자를 찾지 못해 인수 시도가 무산됐다.

파인에비뉴 A동은 지난달 신한카드가 아제르바이잔 국영 석유기금(SOFAZ)으로부터 5215억원에 인수했다.

파인에비뉴 B동이 3.3㎡당 3100만원대 이상에 매각되면 국내 오피스 빌딩 역대 매각가 4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에 따라 역대 매각가 1~4위가 모두 올해 거래된 빌딩들로 채워지게 된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사옥(3.3㎡당 3900만원 대) △서울 강남구 논현동 더피나클타워(3400만원 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현대해상 강남사옥(3380만원)이 역대 매각가 1~3위 오피스 빌딩들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록적인 저금리로 인해 시중에 풀린 유동성은 어느 때보다 풍부해진 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해외 부동산 투자에는 제약이 생기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국내 대형 오피스 빌딩으로 쏠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코로나 사태 이후 대형 오피스 빌딩들이 매물로 나오면 평년보다 훨씬 더 치열한 입찰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파인애비뉴 빌딩도 공실이 다소 있기는 하지만 을지로 대로변 역세권에 자리잡은 프라임 오피스라는 점이 자산운용사들을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