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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9. 2021
불확실한 미래를 밝혀줄 등대를 찾는다면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코로나 대전환'
작년말 노무라종합연구소에서 '코로나 대전환'이라는 책을 내놨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평소에도 자주 얘기를 나누면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는 곳이고, 이 책의 저자로 참여한 분들의 실력을 알기에 더 관심이 갔다. 책은 지난해에 받았는데 늦은 후기를 올린다. 이 책에 담긴 내용들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고, 당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의 시대와 함께 살아야할 우리가 오래도록 곁에 두고 읽어야 할 것들이다.
좀 더 깊게, 그리고 좀 더 넓게
개인적으로 매년 신년이면 발간되는 트렌드 관련 책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트렌드 관련 책들은 갈수록 빨라지는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기에는 좋을 수 있지만 굳이 내 책장에 넣어두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트렌드 관련 책들은 세상의 변화를 넓게 조망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깊이가 얕기에 그 책에서 설명하는 현상들이 말 그대로 짧은 트렌드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많다. 1년이면 유효기간이 끝나는 책 때문에 내 사고의 틀이 갇히는 건 싫다. 실제 트렌드 관련 책들은 이미 책이 나올 때쯤이면 그 책에 담긴 내용들이 철지난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코로나 대전환에 높은 평점을 주고 싶다. 코로나 대전환은 읽고 난 후 느낌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좀 더 깊게, 그리고 좀 더 넓게'다. 300여 페이지 분량의 이 책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과 변화의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측면을 깊고, 그리고 넓게 조망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간과하지 않고 트렌드 변화를 야기하는 보다 근본적인 사회, 정치, 경제 시스템의 변화를 이해하고 질문을 던져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참고가 되는 책이다.
이 책은 크게 '코로나 시프트 시대의 경제 전망'과 '코로나 시프트 시대의 미래 전략'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파트별로 3장씩 첫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파트 코로나 시프트 시대의 경제 전망에서는 팬데믹이 야기한 세계 경제 지각 변동, 미중 마찰의 방향, 그리고 이 같은 대전환의 시대에 한국 경제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했지만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며,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그간 양적완화 등을 통해 경제를 부양했던 각국의 정책이 급반전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는 등 세계 경제의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또 미중 갈등을 격화시켰던 도널드 트럼프가 물러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지만 미중 마찰이 해소되기보다는 갈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상황은 대외 의존다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위협이 되는 요인들이다. 한국 정부나 기업들이 이러한 상황에 과연 어느 정도로 대비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아울러 국내 상황을 보면 부동산 시장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치솟고 있다. 정부의 섬세하지 못한 정책이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는 모양새도 나타나고 있다. 막대한 유동성, 코로나로 인한 금융 완화도 이러한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팬데믹이 끝났을 때, 지금과 같은 금융완화 기조가 전환됐을 때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는지.
코로나 이후 주목받는 위성 오피스. 집에서 가까운 사무실을 표방하는 집무실 서울대 2호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