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를 자산으로 담은 리츠가 처음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다. 글로벌 대체투자시장에서 인기 투자자산인 데이터센터가 리츠시장에서도 통할지 주목된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과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안에 북미 지역 데이터센터에 간접투자하는 리츠를 상장할 계획이다. 이들은 최근 국토교통부에 미국 밴티지데이터센터가 보유한 12개 데이터센터에 투자한 펀드의 수익증권 중 일부를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이지스하나글로벌)에 대한 영업인가를 신청하고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목표 공모규모는 약 1000억원이다.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본사를 둔 밴티지데이터센터는 북미와 유럽에서 다수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국내에 상장 예정인 리츠가 간접투자하는 데이터센터는 샌타클래라와 퀸시, 캐나다 퀘벡과 몬트리올 등 북미 지역에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해당 데이터센터를 임차하고 있다.

이지스하나글로벌이 증시 입성에 성공하면 국내 상장리츠 종류는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에선 사무용 빌딩과 유통기업들의 상업용 빌딩을 담은 리츠가 대부분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아파트(이지스레지던스리츠), 주유소(코람코에너지리츠), 물류센터(ESR켄달스퀘어리츠) 등 새로운 자산을 담은 리츠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미 인기 대체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한 데이터센터가 리츠시장에서도 얼마나 주목을 받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데이터센터 시장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클라우드 수요의 가파른 증가세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성장하는 산업에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비슷한 이유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물류센터도 리츠로 증시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물류센터들을 자산으로 거느린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지난해 말 상장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시 호황으로 리츠가 오랫동안 소외된 가운데서도 공모가(5000원) 이상을 유지 중인 몇 안 되는 리츠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