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7일 10:19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관리회사 이도, 맥쿼리로부터 투자 유치 무산.. 새 투자자 찾을까
글로벌 사모펀드(PEF) 맥쿼리자산운용이 추진 중이던 부동산 관리회사 이도(YIDO)의 지분 인수 및 투자 유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이도가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FI)와 후속 협상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자산운용은 이도 지분 인수 및 투자를 위한 막바지 협상 중이었으나 최근 무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도의 최대 주주는 지분 45%를 보유한 최정훈 대표다. 최 대표의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하면 약 58% 수준이다. 나머지 지분 약 40%는 IMM인베스트먼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그룹 등 FI가 들고 있다. 맥쿼리는 전체 지분 중 FI 보유 지분과 신주를 투입해 60%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약 2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맥쿼리가 최대 주주에 오르고 최 대표가 2대 주주로 남게될 예정이었으나 최종 승인을 앞두고 무산됐다.

결렬 원인은 경영권 이전 문제에서 불거졌다. 이도와 맥쿼리 양측이 협상을 진행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맥쿼리는 당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던 이도 측에 지분 매각 및 투자 협상을 제안했다. 이도는 맥쿼리의 환경, 부동산, 인프라 등에 대한 활발한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양사가 시너지가 날 것으로 판단해 제안을 수용하고 IPO를 잠정 중단했다. 회사 규모를 키워 성장시킨 뒤 향후 IPO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대신 경영권은 이도 측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맥쿼리는 이에 동의하고 3개월여간 실사를 진행하면서 거래도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주 돌발 변수가 생겼다. 맥쿼리 글로벌 투자심사위원회에서 이도에 대한 투자 조건으로 전문경영인 선임권을 포함한 경영권 이전을 요구한 게 문제가 됐다. 양측은 이후 다시 논의를 거쳤으나 결국 협상을 백지화하기로 했다.

이도는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의 장남인 최 대표가 2014년 창업한 대형 오피스빌딩과 터널, 도로 등 인프라 등 대체투자 자산을 통합 운영·관리해주는 업체다. 최 대표가 가업을 승계하는 대신 홀로서기에 나서면서 창업 당시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MIT 부동산금융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현대건설, KTB PE, 대보건설 등을 거친 최 대표는 부동산 및 금융 분야에 대한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회사를 키워냈다. 이도는 특정 자산을 매입해 관리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후 유지·보수까지 토탈 케어하는 O&M(Operating & Management) 회사로 성장했다. 특히 건설폐기물 업체를 관리하는 환경 부문에 진출하고 골프장 위탁 사업 부문을 대폭 확장한 것이 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실적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016년 286억이었던 매출은 4년 만인 2019년에 1472억원까지 늘었다.

이도 측은 앞으로 행보에 대해 고심 중이다. 지난해 중단했던 IPO를 다시 추진할지, 다른 FI와 추가 협상에 나설지를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 외에도 일부 글로벌 PEF들이 이도 측에 투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환경, 부동산, 인프라 부문의 성장성과 이도 측의 빠른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