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법) 시행과 세금 증가 등의 이유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있어서다.

수도권 '전세의 월세화' 심화…서울 강남 88%, 송파 73% 달해
25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자사 앱에 등록된 수도권 전·월세 매물을 조사한 결과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월세 매물 비중은 67.80%였다. 지난해 2월 같은 기간에 비해 6.2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2월부터 임대차법 시행 3개월 후인 10월까지 월세 매물 비중은 1.55%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11월부터 이달까지 4.71%포인트 증가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서울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이달 서울 매물의 월세 비중은 63.38%에 달했다. 작년 10월(58.63%)에 비해 4.75%포인트 증가한 셈이다.

매물 유형별로 보면 서울 원·투·스리룸(빌라·오피스텔 등) 월세 비중은 작년 2월부터 이달까지 1년간 6.21%포인트 증가한 64.52%로 조사됐다. 아파트 역시 8.29%포인트 증가한 42.83%를 기록했다.

서울 자치구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월세 비중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강남구는 지난해 2월 77.02%에서 이달 88.43%로 1년 새 11.41%포인트 증가했다. 다방에 올라온 강남구 전·월세 매물 10개 중 9개가 월세인 셈이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59.41%에서 69.05%로, 송파구는 57.08%에서 73.28%로 늘어났다. 경기·인천 지역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2월 월세 매물 비중은 67.39%였으나 이달 72.38%로 상승했다.

박성민 다방 사업마케팅본부 이사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계약 기간이 사실상 4년으로 늘어난 데다 저금리 지속과 종합부동산세 상향 등의 영향으로 주택 소유자 사이에서 전세 매물을 월세로 전환하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