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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소비자와 만나는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까?" 내 가게를 갖고 싶은 모두를 대신해 남다른 매력의 '그 가게!'를 운영하는 디자이너를 만났다. 취미 부자 디자이너들이 입체적으로 표현한 복합문화공간 TMH
내 가게를 꿈꾸는 누군가를 위한 TMH의 Tip '깊이 있게' 접근한 취미를 기반으로 공간을 구성할 것! 오디오, 음악, 커피를 심하게 즐기는 TMH는 '취미를 깊이 있게 즐기자'라는 목표가 있습니다. 이들은 공간 운영에 앞서,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전문성을 갖추는 데 노력했는데요. 오디오, 음악부터 원두 패키지까지 자체 제작하며 저명한 해외 오디오 브랜드와 함께 협업 전시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디오와 음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공간 내부 설계에 오디오의 소재를 주로 활용해 시각적인 이질감도 줄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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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벽돌 건물들이 빼곡한 성수동의 주택가 사이에 지난 11월,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흰색 건물이 들어섰다. 커피를 비롯한 음료의 종류에 따라 작은 컨테이너를 '별관'으로, 3층 규모의 건물을 '본관'으로 분리해 외관을 독특하게 구성한 이곳의 정체는 'TMH'. '취미가 많은 자Too Much Hobbyist'의 약자인 TMH는 오디오와 가구에 진심인 제품 디자이너 장기찬, 커피와 디제잉을 사랑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홍성현이 부단히 심혈을 기울인 복합문화공간이다.
본관에 간판 대신 빨간색 로고만 심플하게 담은 TMH ©TMH
이들은 행인의 주목을 받기 위해 본관을 양옆의 건물보다 안쪽에 배치하고 별관을 앞에 내세움으로써 자신들의 여러 취미를 중추로 공간을 입체적이고 기능적으로 활용했다. 별관 덕분에 바깥에서부터 커피 향을 풍기는 TMH의 하이라이트는 무엇보다 2층 공간.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의 오디오를 전시하고 그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제작하거나 큐레이션 하여 들려주는 2층은 장기찬과 홍성현의 음악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깊이 있게 구현한 곳이다. 삶의 즐거움인 취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약진하는 취미 부자 디자이너들과 함께 TMH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좌)홍성현 디자이너, (우)장기찬 디자이너. ©TMH
Interview with 장기찬 디자이너(디렉터) 홍성현 디자이너(실장) TMH를 이끄는 두 취미 부자의 소개를 듣고 싶습니다. 장기찬(이하 기찬)ㅣ저는 전공이 제품 디자인인 점과 달리, 현대 백화점 인테리어 팀에서 20년간 일했습니다. TMH에서는 전반적인 디렉팅과 오디오 및 가구 제작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특히 오디오에 남다른 애착이 있어요. 제가 어렸을 때는 취미 활동이 한정적인 환경이어서 늘 라디오와 함께했던 게 시작이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라디오로 듣는 음악을 좋아하게 됐고 20대가 되면서 외제 오디오에도 자연스레 빠지게 됐습니다. 홍성현(이하 성현)ㅣTMH에서 매장 운영, 로스터 및 바리스타, 음악, 전시 기획을 맡고 있고 시각 디자인을 전공해 그래픽 디자이너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저도 음악에 관심이 많지만 실은 커피에 먼저 눈떴습니다. 제가 커피를 처음 접했을 때는 바리스타가 지금처럼 자유분방한 느낌의 직업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하얀색 셔츠, 검은색 슬랙스에 구두까지 갖춰 일했던 적이 많았죠. 그럴 때마다 저 자신으로부터 너무 진지해지는 모습을 접하게 돼서 자아 정체성에 혼란을 받게 됐어요. 제 상황을 알고 있던 지인의 추천으로 디제잉을 배우게 됐는데 내면의 응어리를 터뜨리기에 제격이더라고요. (웃음) TMH는 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라고 알고 있는데 왜 그런지 이해가 되네요. 기찬ㅣTMH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음향기기를 유통하는 '㈜디앤오'를 모회사로 하고 있어요. 오디오를 기반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에디토리Editori', 수입 오디오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어 플랫폼A Platform'을 운영하는 ㈜디앤오의 대표님은 저처럼 심각한 오디오광이어서 자체 스피커 브랜드까지 관심 두곤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제가 합류해 'TMH audio'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TMH audio 618 S'를 첫 제품으로 상품화하게 됐어요. 오랫동안 목공도 배워 가구 'TMH funitures'도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TMH의 오프라인 공간까지 마련한 이유는 오디오, 가구, 커피에 대한 저희의 취미를 공유하고 싶은 목적이 컸습니다. 공간을 카페처럼 기획하다 보니 성현 실장님 덕분에 자체 제작한 커피(TMH coffee), 음악(TMH music)까지 선보일 수 있게 됐죠. 현재 TMH에는 TMH audio 618 S, TMH audio 618 M이 건물 곳곳에 전시해 판매하고 있고 TMH audio 618 L, TMH audio 618 XL은 프로토타입으로 진열되어 있어요. 따뜻하고 편안한 빈티지 사운드가 특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좌)TMH Audio 618 M, (우)TMH Audio 618 XL ©TMH
본관과 별관으로 나누어진 TMH의 외관은 최근 삼성의 '갤럭시 버즈 프로' 광고 장소로 주목받기도 했어요. 기찬ㅣ㈜디앤오는 원래 청담동에 있었어요. 하지만 트렌디한 소박함이 있는 성수동에 잠재력을 느껴 모회사를 그쪽으로 이전하면서 TMH도 자리 잡게 됐죠. TMH의 건물을 지을 때 구체적인 디자인 콘셉보다는 기능적인 면을 더 생각했어요. 흥미를 유발하고 주의를 환기하고자 본관인 3층 건물을 대지 경계선으로부터 거리를 두어 안쪽에 배치했는데요. 그 때문에 법적으로 허용하는 주차 공간을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됐어요.
또 다른 다과의 장으로 변신한 본관과 별관 앞 공간 © TMH
밝은 회색의 작은 컨테이너로 구성한 별관을 본관 앞에 설치한 이유에는 커피를 주문하려는 고객의 시선을 끌고 접근성을 높이려는 의도를 반영했어요. 외관의 공간을 입체적이고 실용적으로 활용한 셈이죠. 별관에는 아메리카노나 차 등 테이크아웃 하기 쉬운 음료가, 본관에는 핸드 드립 커피와 작은 잔에 마실 수 있는 메뉴가 있습니다. 뚫린 창은 적지만 답답해 보이지 않는 흰색의 파사드, 합판으로 이뤄진 몇몇 공간 요소는 내부의 톤 앤 매너와 이어져요. 근데 각 층을 비교해보면 조금씩 다른 것 같아 다채로워 보입니다. 각 층의 공간에 대해 짚어줄 수 있을까요? 기찬ㅣ입구로 향하기 전에 건물 턱, 즉 1층 바닥의 높이에 주목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건물에 들어서는 동선에서 외관을 바라볼 때의 시야에 재미를 주고자 1층을 지상에서 약 400mm(계단 3칸 높이) 정도 높였기 때문이죠. 이 턱은 커피 마실 때 벤치처럼 활용합니다. 턱 사이에 있는 계단을 올라, 문을 열고, 주문하는 곳까지 가는 과정에서 별관과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천장도 바닥처럼 높여 실제 공간이 넓지 않음에도 답답함을 느끼지 못하도록 설계했어요. 1층의 내부는 목재로 만든 TMH audio와 어색해 보이지 않도록 톤을 맞췄어요. 오디오 만드는 데 쓰인 나왕 합판을 벽체와 집기의 주 소재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각층의 천장에 음향의 난반사를 흡수해 주는 음향 판넬이 있어 음악의 울림을 자연스럽게 했어요. 디제잉 장비까지 설치해놨으니 자유롭게 이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2층은 저희가 기획하는 음향기기 전시를 선보이는 곳이라 가장 중요한 공간이기도 해요. 이곳은 창문이 건물 뒤쪽에, 소방법상 필요한 소방관 진입로가 앞쪽에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건물 정면에 창을 너무 많이 만든다면 건물 외관이 주목받지 못하고, 전시하는데 필요한 연출 조명의 사용에 문제가 될 것 같았어요. 더불어 디자인적인 요소를 많이 더해 공간을 구성한다면 음악과 오디오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것 같아 원목 의자, 전시할 제품만 두어 미니멀하게 구현했습니다.
지난 2월 한 달간 전시 <JBL 4312 Serieses Exhibition>를 선보였던 2층 ©TMH
3층은 처음에는 사무실과 사운드 청음 공간으로 사용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올라온 적이 많아 이제는 음료를 마시면서 TMH audio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만 운영하고 있답니다. 알록달록한 가구들과 작은 테라스가 있는 게 특징이죠.
TMH Audio 618 M를 전시한 3층 ©TMH
미국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JBL의 오디오 전시는 저도 직접 봤는데요. 플레이리스트를 벽이 아닌 바닥에 과감히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성현ㅣ사람들에게 다양한 시대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 'JBL 4312 Series'를 전시했어요. JBL 4312 오리지널 버전부터 A, B, C, D, G 그리고 SESpecial Edition까지 총 7가지 제품의 생산연도에 따라 믹스 셋까지 만들었죠. 하지만 오디오와 그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효율적으로 같이 보여주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했어요. 저희는 음악 들을 때 시각적인 효과도 중요하게 여겨서 시각적인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리스트를 그래픽 작업으로 풀어 프로젝터로 비추는 방식을 사용했죠. 하지만 벽에 프로젝터를 비추기에는 이제는 익숙한 모습이고 식상해 보여서 바닥을 활용했어요. 이렇게 표현된 플레이리스트는 매번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2층의 전시 <JBL 4312 Serieses Exhibition> 현장 ©TMH
루이뷔통, 입생로랑, 지방시 등에 몸담았던 디자이너와 디렉터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판테온'의 제품을 3월 초에 일주일간 전시했다. 사진 제공ㅣ사운드솔루션
최근에는 3월 19일부터 4월 말까지 진행할 전시 <Brionvega Exhibition>을 시작했어요. 이탈리아 산업 디자인에 한 획을 그은 브리온베가의 오브젝트들을 소개하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음악에 대한 저희만의 관점을 보여줄 예정이에요. TMH에게 커피는 음악과 오디오만큼 중요해서 빠질 수 없어요. 성현ㅣTMH coffee의 블렌딩 방식을 개발할 때 사람들의 생활패턴과 음악을 관련지어 생각했어요. 대부분의 사람은 주말이 지나가지 않았으면 하고 월요일을 증오하잖아요. (웃음) 그들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공감하기 위해 '먼데이 오프Monday Off'를 만들었어요. 새로운 한 주를 반기고 싶지 않은 일요일에 차라리 마음을 가라앉히고 푹 자라는 뜻으로 '선데이 슬립Sunday Sleep'도 생각했죠. '썰즈데이 블루지Thursday Bluesy'는 요일별로 장르를 정해 음악 듣는 제 취향을 반영한 블렌딩 원두예요. 목요일에는 블루스적이고 잔잔한 음악을 많이 들어서 만들게 됐네요. 지금은 3가지의 블렌딩 원두만 있지만, 앞으로 4개의 나머지 요일들도 반영한 원두들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오른쪽부터)먼데이 오프(과테말라 원두 + 온두라스 원두), 선데이 슬립(콜롬비아 원두 + 코스타리카 원두), 썰스데이 블루지(에디오피아 원두 + 파나마 원두 + 엘살바도르 원두) ©TMH
시그니처 메뉴는 무엇인가요? 성현ㅣ이탈리아어로 '부드럽다'라는 뜻의 '모르비도'라는 메뉴예요. 에스프레소 꼰 빠냐라는 메뉴를 변형해 만들었죠. 휘핑 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식품법을 반영한 메뉴이기도 해요. 무엇보다 1층 커피 바에서 파는 커피의 콘셉은 작은 잔에 담겨 훌쩍 털어 넣을 수 있는 이탈리아의 방식을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TMH의 공간이 어떻게 발전하길 바라나요? 기찬ㅣ저희가 취미로 여기까지 달려온 이유는 취미에 대해 처음 느꼈던 설렘과 흥분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사람들도 TMH를 떠올리면 재미를 느끼며 기대했으면 합니다. 요즘 TMH는 몇 가지의 전시와 곧 출시할 자체 오디오, 가구를 준비하고 있어요. 가구는 산업 디자이너 송봉규의 브랜드 'BKID'와 협업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녹다운 방식*의 가구라 기성의 가구와는 다른 재미가 있는 물건입니다. 올해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녹다운 방식 - 자동차, 기계 따위를 부품이나 반제품의 형태로 수출하고 현지에서 조립하여 판매하는 방식
TMH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연무장7가길 8 운영시간 | 11:00 - 20:00(매일) 문의 | 010 - 4632 - 5202 글 | 디자인프레스 온라인 기자단 김민서 (designpress2016@naver.com) 취재 협조 및 사진, 자료 제공 | T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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