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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Mar 30. 2021

상상은 현실이 된다_오피스 솔루션편

그레이프, 로컬스티치, 집무실, 패스트파이브가 보는 오피스의 미래


지난 3월 24일 저녁 8시 30분부터 11시까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주제로 클럽하우스를 열었다. 김서윤 패스트파이브 이사님, 김수민 로컬스티치 대표님, 김성민 집무실 대표님, 박래익 그레이프 대표님과 함께 했다. 지난 3월 5일에 '일하는 방식과 오피스의 변화'를 주제로 진행했던 클럽하우스 후속 이야기다. 참고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주제는 알랭 드 보통의 소설 제목에서 가져왔다. 서로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라 그렇게 제목을 지었다. 각자가 보는 서로의 매력과 평소 궁금했던 점들, 그리고 공통된 고민들과 향후 협업할 수 있는 지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클럽하우스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상상은 현실이 된다. 세상에 없던 비즈니스를 만들어내고, 세상에 없던 직업이 생겼으며,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협업을 하고,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솔루션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지금까지 '일하는 방식과 오피스의 변화', '테넌트에서 콘텐츠, 운영자의 시대로', '주차 비즈니스의 세계', '다가오는 세대를 위해_부동산금융업계'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클럽하우스를 운영했다. 또한 여기에 몇 가지 주제를 더 추가할 예정이다. 우리가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나눠야 할 주제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야기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일하는 방식과 오피스의 변화'는 이미 두 차례 이어지는 이야기를 했고, '테넌트에서 콘텐츠, 운영자의 시대로', '주차 비즈니스의 세계', '다가오는 세대를 위해_부동산금융업계'도 후속 이야기가 예정되어 있다.


굳이 나누자면 로컬스티치는 건축, 디자인 베이스, 패스트파이브는 투자 및 경영, 그레이프는 부동산 투자, 집무실은 디자인 및 경영 베이스다. 그 차이도 서비스에 반영되어 있는 점이 흥미롭다.



Wind of Change


패스트파이브와 로컬스티치, 그레이프, 그리고 집무실과 같은 공유 오피스와 거점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에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몇 차례 쓴 적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업무 환경의 변화, 투자 시장의 흐름 등을 감안한 이야기다. 실제 이날 함께한 이들 모두 이 부분에 동의했다. 김서윤 패스트파이브 이사는 현재 상황에 대해 "기업들의 거점 오피스 수요가 느는데 프로바이더(provider)가 없다"로 설명했다. 앞서 2015년에 공유 오피스 사업을 시작한 패스트파이브는 2019년 초 기업 맞춤형 상품인 '파워드 바이 패스트파이브(Powerd by FASTFIVE)'를 대기업들이 쓰기 시작하면서 B2B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 현재 파워드 바이 패스트파이브는 오피스 솔루션, 빌딩 솔루션으로 분화됐으며 기업들의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로컬스티치, 그레이프, 집무실도 비슷하다. 집무실의 경우 최근 KT에스트이트와 함께 거점 오피스 확장에 나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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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와 B2B의 경계에서


물론 그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B2C와 B2B 고객의 다른 특성을 어떻게 공간에 녹여내는지가 과제라고 했다. 패스파이브와 집무실, 로컬스티치, 그레이프 모두 그 부분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그레이프의 경우 기본적으로 B2C로 설계를 했는데 한 스타트업이 칸막이를 치고 별도의 공간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그 제안은 못 받았다. 이용자들이 오픈된 공간을 좋아하는데 칸막이를 치면 공간 구성이 흩어지기 때문이다. 패스트파이브의 경우도 B2C 고객과 B2B 고객을 한 공간에 결합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어 현재는 B2B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집무실은 석촌점의 경우 2개층을 쓰고 있는데 각 층 구성을 달리해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한다. 로컬스티치는 최근 분산형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분화된 브랜드나 서브 브랜드를 만들거나 협업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공통적으로 기업들의 특수성을 어느 정도까지 받아줄 것인지, 지점 커버리지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을 하고 있었다.


너의 의미


서로가 보는 각자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공유 오피스 시장의 선두 주자인 패스트파이브에 대해 김수민 로컬스티치 대표는 '실행력'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좋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에 대해 김서윤 패스트파이브 이사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는 기획서도 없이 바로 OK를 하는 경영진의 장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커스텀 오피스가 좋은 예다. 김 이사는 "회의 직전에 그림으로 그려서 커스텀 오피스 아이디어를 회의 중에 잠깐 보여줬는데 바로 해보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대체로 패스트파이브에 대해서는 트렌드를 빨리 포착하고 사업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뛰어나고, 다뤄본 케이스가 많다 보니 전문가다운 역량이 나온 평가가 있었다.

김서윤 패스트파이브 이사는 로컬스티치에 대해 "주거+라운지+오피스를 유기적으로 잘 섞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미국 맨해튼 월스트리트에 위치한 위워크+위리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크게 실망을 하고 돌아왔다며 로컬스티치를 높이 평가했다. 이에 대해 김수민 로컬스티치 대표는 스스로를 "이것저것 하는 스타일"이라며 "로컬스티치의 목표이자 비즈니스의 본질이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로컬스티치가 운영하는 F&B를 좋게 평가하는 의견이 많았고, 그 비결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김수민 대표는 "F&B는 원래 전문적으로 하려던 게 아니지만 새로운 직업, 창작을 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다 보니 셰프들이 들어오게 되고 협업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로컬스티치는 직영으로 운영하는 브랜드도 있다.

집무실에 대해서는 워크 모듈과 스토리가 매력적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집무실은 하이브, 케이브, 네스트 세 가지 워크 모듈을 기본으로 이용자들의 특성에 맞춰 변주를 준다. 김성민 집무실 대표는 "워크 모듈을 직접 만들어보니 사용하는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청중 중 한 분이 최근 사무실의 추세는 고정된 형태의 좌석이 아닌 이용자별로 선호하는 업무 방식이 다양한 점을 고려해 공간을 구성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데 워크 모듈이 제한적이지 않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성민 대표는 "내부적으로 '공간 다이나믹'이라고 하는데 다양한 자세와 일하는 방식에 맞춰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다만 워크 모듈은 일종의 스테이션이며, 모든 사람들의 행위를 담을 수는 없기에 그 공간을 나왔을 때 다양한 형태의 업무 공간을 제공하는 것에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집에서 가까운 사무실'의 추구하는 집무실의 스토리를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그레이프의 경우 위치 선정을 잘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레이프 라운지는 1호점 서울대점을 시작으로 이대점, 강남점, 을지로점이 있다. 참고로 박래익 그레이프 대표님은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GE, 코람코자산운용,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국내외 유수의 부동산 투자기관에서 경험을 쌓은 부동산 투자 전문가다. 박 대표님의 전공은 건축인데 그간 쌓은 부동산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전공을 살리고 싶어 그레이프를 창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레이프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보고 그들에게 집과 사무실이 아닌 제3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절묘한 위치 선정 덕분인지 실제 전체 고객의 80% 이상이 20대이며, 30대까지 범위를 넓히면 95% 이상이라고 한다. 아울러 공간에 좋은 콘텐츠를 잘 녹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협업의 가능성


최근에 오피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들과 각각 만나면서 언젠가 서로 같이 콜라보를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전달한 적이 있다. 그럴 가능성이 보이는 회사들을 연결시켜 주기도 했다. 이날 클럽하우스에서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실제 이미 협업이 일어나고 있었다. 패스트파이브와 그레이프가 바로 그런 사례다. 두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지점들의 위치가 서로 다른데 패스트파이브 신논현2, 성수, 삼성1호점과 그레이프 라운지 서울대점과 강남점을 묶어 '투게더패스'라는 이름으로 지난 1월부터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넷플릭스와 지브리스튜디오의 예를 들며 소비자 입장에서 가치를 늘리는 일이면 얼마든지 협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공통의 고민_커뮤니티 매니저


공유 오피스, 커스텀 오피스, 거점 오피스, 라운지 등과 같은 오피스 솔루션은 새롭게 성장하는 서비스고, 이에 따라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커뮤니티 매니저'가 있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고객과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는 이들이기 때문에 커뮤니티 매니저의 기분에 따라 고객이 느끼는 서비스도 굉장히 달라질 정도로 중요하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오피스 솔루션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패스트파이브가 프랜차이즈를 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도 커뮤니티 매니저 관리 문제가 있다. 혹자는 패스트파이브와 위워크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커뮤니티 매니저를 꼽기도 한다. 패스트파이브의 커뮤니티 매니저는 고객을 우대하고 편하게 대해주는 반면 위워크는 그 반대라는 것이다. 실제 패스트파이브와 위워크를 경험해 보고 느낌 점은 세간의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집무실의 경우 작년에 무인화 강조했지만 사람들이 고객과의 접점에서 감성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서비스의 깨닫고 방향을 바꿨다고 한다.

이처럼 커뮤니티 매니저는 오피스 솔루션 및 운영 비즈니스를 하는 이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업계의 숙제이기기도 하다. 커뮤니티 매니저가 새로 생겨난 직업이다 보니 커뮤니티 매니저로서 어떻게 커리어를 쌓고 성장할 수 있는지 명확한 비전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과거에는 퇴사도 빈번했다. 이에 서비스직이지만 기획자의 역할을 부여하거나 자유로를 높여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성과 체계를 다듬는 등의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클럽하우스에서 의미있었던 점 중에 하나는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공통의 고민이자 오피스 솔루션의 핵심 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댈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이다.



솔루션을 찾아가는 과정을 즐기는 이들


김수민 로컬스티치 대표는 "문제인식을 하고 솔루션을 찾아가는 그 과정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클럽하우스에서 지난 몇 년 간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성장한 오피스 솔루션 기업들의 성장 스토리를 들으면서 한편으로는 고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참 즐겁게 일을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초반에는 시행착오도 많고, 실수도 많았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얘기해보자면 패스트파이브의 경우 처음에는 디자인을 전공한 인력이 없어 PPT로 디자인을 했다고 한다. 패스트파이브의 경우 7~8호점까지 디자이너 없이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현대카드 출신 직원 한 명이 PPT로 디자인을 했는데 일을 하면서 재능을 발견해 유학을 가기도 했다고 한다. 회사와 직원이 같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그야말로 모범 사례다. 또 건축, 디자인 기반의 인력들이 모인 로컬스티치는 패스트파이브와 반대로 엑셀을 못해 캐드를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회사와 직원이 같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 그야말로 모범 사례다. 또 건축, 디자인 기반의 인력들이 모인 로컬스티치는 패스트파이브와 반대로 엑셀을 못해 캐드를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갖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이들은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김수민 로컬스티치 대표는 "건물 기획을 할 때 규칙은 없다"면서도 "규모가 점점 커지다 보니 내부적으로 좀 더 조직적으로 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3년도에 로컬시트치를 창업했는 시장이 빠르게 변했다"며 "회사 성격도 2~3년 사이에 많이 변했고, 회사로서의 조직, 시스템, 프로세스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컬스티치 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과정을 지나고 있다. 계속해서 솔루션을 찾아가면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즐거운 상상


이날 클럽하우스에서는 패스트파이브가 F&B를 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 질문을 듣고 패스트파이브가 F&B를 하면 과연 어떤 모습일지 즐거운 상상을 해봤다. 실제 패스트파이브도 처음에는 F&B를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13호점 성수점에서 시도를 했다고 한다. 다만 너무 어려워 지금은 직접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렇지만 절대라는 건 없으니 언젠가는 패스트파이브도 F&B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억에 남는 말들


"고객들의 요청에서 기회를 본다. 시기가 안 맞으면 잠시 킵(Keep) 했다가 나중에 기회가 오면 사업을 확장한다."


"운영을 잘하는 것의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오고 있고, 그것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은 크레딧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소유보다는 많은 것을 운영하는 모습을 통해 보여주려고 하며,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공간 프로그램이 교체되는 시기이기에 많은 기회가 있다. 다만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기에 그 속에서 서로의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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