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집과 유튜브는 너무나 다른데요? 소장님의 행보는 예측하기가 어렵네요.(웃음)
‘하우스 토크’라고 한글로는 ‘주택 열전’이에요. 우리 홈페이지에 10명이 올라가 있는데, 내가 준비하는 게 힘드니까 건축 모형을 바탕으로 건축가가 직접 설명하는 거예요. 우리는 촬영만 하면 되니 좀 수월했죠.(웃음) 무엇보다 직접 말로 설명하니까 글로 옮겨지는 것과 달리 일반인도 이해하기 훨씬 쉬운 거예요. 그러다 이것도 그만 두었죠. 동영상 촬영을 한다고 하니 건축가들이 다들 어색해 하더라고요. 이 뒤로 <건축평단>이란 매체에서 우리 인터뷰를 게재하겠다고 해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어요. 올해는 <공간>에서 우리가 기획하고 취재하는 동아시아 건축가의 인터뷰를 연재하기로 했어요.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가 이렇게 5개국의 15명의 건축가입니다. 한달에 한 번 <공간>에 소개되는 거죠.
한달에 한 번 마감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저도 오 크리에이터를 한 계절에 한 번 정도 하는데, 들어가는 공력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정말 저도 죽겠어요(하하). 영어로 인터뷰한 걸 한글로 옮기는 번역 과정이 있다 보니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 모국어가 아니다 보니 대화의 한계도 있죠.
한국 건축가의 인터뷰를 일본 도서관 서가에 꽂겠다는 포부가 동아시아 건축으로 확장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더구나 우리에게 익숙한 유럽이나 미국 건축가도 아니고요.
유럽이나 미국 건축가는 내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하면 할 수 있는 익숙한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그들의 작업에 별로 흥미가 없었고요. 더구나 요즘은 유럽 안에 일이 없어서 그들조차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을 기웃거리는 상황이에요. 그렇다고 내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건 아닙니다.(웃음) 적어도 동남아 시장에서 동남아 건축가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작업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전체 동남아가 아니라 나라마다 각기 다른 특색이 있을 텐데, 그걸 좀 더 알고 싶어 졌어요.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터뷰를 볼 때 개인적으로 ‘압박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미지가 거의 없고, 서체 크기는 작고, 글은 덩어리로 보여요. 왜 이렇게 편집하셨을까 궁금했어요.
그건 아주 단순해요. 편집의 기술이 없어서 그렇죠.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것도 버거운 상태라 편집을 시도할 여력이 안됐어요. 이걸 하려면 내부 편집자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그럴 상황은 또 아니고요. 아무리 똑같은 인터뷰라도 편집에 따라 달라지잖아요. 지금은 일단 여러 건축가의 인터뷰를 저장해두자 정도입니다. 좋은 편집자를 만나면 제대로 꽃 피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인터뷰 내용도 진지하고, 건축가로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도 하고, 조금 무거운 분일 줄 알았어요.
아니에요.(손사래를 치며) 그런 이미지 탈피하고 싶어요.
원래는 선배 건축가를 인터뷰하고 싶었는데, 하다 보니 문을 두드리기 좋은 동료 건축가들로 시작했어요. 공감하는 부분도 달랐을 것 같은데요.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에 대해 무겁게 혹은 가볍게 질문을 던졌어요. 답을 듣기도 하고 못 듣기도 했죠. 그래도 나의 질문에 대해 같이 의식하지는 않을까 싶었어요. 학교 같은 교육 공간의 설계에 대한 고민, 정책이나 행정의 문제, 현상설계의 검은 손, 건축가로서 윤리, 사회적 관점에서 건축가의 역할 같은 질문이었어요. 결국 선배 건축가의 인터뷰를 많이 못하게 됐죠. 조성룡 선생님에게 인터뷰 의뢰를 드렸는데, 이미 인터뷰를 통해 할 이야기는 다 했다고 또 해봤자 비슷한 이야기가 나올뿐이라며 거절하시더라고요.
기획 | 디자인프레스 편집부
글 | 디자인프레스 객원 기자 임나리
인물 사진 | 이명수(아프로_이 스튜디오)
사진 제공 | 에이라운드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