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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times] "새로운 영역 뛰어들어라…학과의 벽 헐고 팀 이뤄라"

손재권 기자
입력 : 
2018-07-27 04:07:01
수정 : 
2018-07-27 15: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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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헤네시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 의장
실리콘밸리 특파원 현지 단독 인터뷰
'실리콘밸리 대부'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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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대부(the godfather of Silicon Valley)'. 실리콘밸리에서 존 헤네시 알파벳 의장(전 스탠퍼드대 총장)을 표현하는 말이다. 헤네시 의장도 본인에 대해 이 같은 별명을 붙이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다. 과도하지도 모자르지도 않은 표현이기 때문일 것이다. 실리콘밸리가 글로벌 혁신 수도의 역할을 하는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사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정신(스피릿), 컴퓨터 과학 및 전자공학 역사(기술), 우수한 벤처캐피털(자본) 등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헤네시 의장은 이 같은 실리콘밸리 역사와 경쟁력을 대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탠퍼드대 총장으로 재직(2000~2016년)하면서 스탠퍼드를 20세기 이후 가장 성공한 대학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컴퓨터 과학 교수 시절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의 스승으로서 구글 창업을 도왔다. 구글의 첫 검색 프로젝트가 스탠퍼드에서 적용됐는데 이는 헤네시 의장(전 총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재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의장으로 재직 중인 것도 제자(브린, 페이지)가 스승을 모셔온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엔 전자공학, 컴퓨터공학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그가 만든 컴퓨터 설계기술(RISC)이 현재 컴퓨터칩의 99%에 쓰이기 때문이다.

매일경제는 헤네시 의장을 단독 인터뷰했다. 알파벳 의장이지만 스탠퍼드대 교수로도 재직 중이며, 나이트 헤네시 재단을 만들고 대표를 맡아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인터뷰는 그의 스탠퍼드대 교수실에서 진행됐다.

대학 총장을 지내고, 세계적 기업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그이지만 여전히 현역이란 느낌이 들 정도로 쩌렁쩌렁하게 의견을 밝혔다.

―2017년도 튜링 어워드를 수상하셨다. 축하드린다. ▷데이브 패터슨(Dave Patterson) 버클리대 교수와 지난해 공동 수상하게 됐다. 일찍부터 컴퓨팅의 힘을 발견한 것은 행운이었다. 개인용 컴퓨터란 것은 없던 시기였다. 나는 실시간 제어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드는 일에 관여했다. 당시는 새로운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찾는 일이 중요했다. 지금 모두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데 핵심 프로세스 원리는 35년 전에 창조해 낸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 아이디어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회사도 만들었다. 당시 비즈니스 모델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꽤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기술을 믿었고, 비전을 믿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컴퓨팅 전문가인데 지금은 과거와 무엇이 다르다고 보나. ▷과거엔 칩의 속도와 처리용량이 중요했다. 지금은 에너지 소비 효율이 가장 중요하다. 속도에서 파워 이슈로 넘어갔다. 모든 디바이스들이 이제는 꺼지지 않는다. 에너지는 핵심 자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칩의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20년간 칩 성능이 매년 50% 증가해 왔다.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 일반적 목적의 프로세서 시대는 끝났다고 봐도 된다. 앞으로는 특정 분야(domain specific architecture)의 문제를 해결하는 칩과 컴퓨팅이 미래가 될 것이다.

―16년간 재임한 스탠퍼드대 총장을 그만둔 후 '나이트 헤네시 재단'을 시작했는데 이에 대해 소개해달라. ▷나이트 헤네시 재단은 나이키를 창업한 필립 나이트와 공동으로 설립했다.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와 실행력을 갖춘 리더를 선발한다. 기아, 기후변화, 양극화 등 세계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젊은 지도자를 찾는다. 한국 학생들도 환영한다. 전쟁을 하지 않고 북핵의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아이디어를 낼 수도 있다.

나이트 헤네시 재단은 스탠퍼드대에 개인 자산 약 4800억원을 기부한 나이키의 공동 창업주 필립 나이트와 스탠퍼드대 10대 총장 존 헤네시의 성을 따서 지난해 설립됐다. 이 재단을 통해 스탠퍼드대는 전 세계에서 발군의 리더십과 헌신적인 태도로 타의 모범이 되는 학생을 매년 100명 선정한다. 최소 3년의 학부 과정을 수료하고 출신 대학에서 공식적으로 추천받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해당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다. 나이트 헤네시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스탠퍼드대의 대학원 과정에 합격한 학생은 석사 또는 박사 학위 수료까지 만 3년간 장학 지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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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는 지금 각종 조사에서 세계 대학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스탠퍼드대를 강하게 만드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람이다. 우리는 좋은 학생과 교수를 보유할 수 있었다. 이것이 전부다. 우리는 항상 최고의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대학원에는 전 세계 최고 인재들이 몰린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인도에 좋은 인재가 많다. 미국 이외에 이 세 나라의 비율이 높다. 그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

대학은 당장 5년 내 일어날 일을 연구해야 하지만 30년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인류를 위한 근본적 돌파구를 만드는 매우 이론적인 일을 하기도 한다. 대학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해야 한다. 대학은 모든 것을 포용해야 하며 이것이 대학을, 스탠퍼드대를 진정 강하게 만드는 비결이었다.

―스탠퍼드대를 닮아 가려는 한국의 대학이 많은데 조언해달라. ▷스탠퍼드대가 걸어온 길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모든 대학은 각자 목표가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새로운 영역에 뛰어드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새로운 영역에 대해 항상 개방적이었으며 대학 간 경계를 무너뜨리고 협업을 항상 강조했다. 많은 대학이 이것을 어려워할 것 같다. 비즈니스스쿨과 엔지니어링스쿨, 로스쿨과 교육대학 모두 협업해야 한다. 인재 수준이 정말 중요하고 그들에게 최고의 리소스를 제공해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결코 사소한 것까지 관리(Micromanaging)하지 않았다. 그들(교수·학생)은 이미 전문가다. 그들이 마음껏 하도록 뒀다. 그들이 흥미로운 영역을 발견하고 해당 영역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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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학생들을 지도해본 결과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한국 학생, 교수들은 매우 뛰어나다. 나는 그들이 특별한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미국 교육 시스템은 한국이나 중국보다 더 개방적이고 더 많이 상호 작용한다. 대학원생들은 항상 교수에게 도전하고 이를 즐긴다.

―한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나. ▷실제 산업혁명급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 산업혁명은 기계가 육체 노동을 대체한 것이고 지금은 기계의 지능에 의해 인간의 지능이 대체될 것이다. 인간의 지능이 필요한 기능은 컴퓨터에 의해 수행된다. 분명 미래에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사람들은 그 새로운 일자리를 얻기 위해 새로운 교육을 필요로 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어떻게 이 같은 산업혁명급 시기에 잘 대처할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하다. 과거 첫째 산업혁명 시기에 사람들은 준비하지 않았다. 그래서 발생한 것이 영국에서의 대규모 실업 사태였다. 지금도 비슷할 것이다. 준비하지 않으면 같은 일이 벌어진다.

―산업혁명 시기에 대학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렇다. 대학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대학은 언제나 바뀌는 시대 상황을 반영해야 한다. 지금 대학은 4년간 학생들에게 전공 지식과 몇 가지 기본기, 잘 읽고 글을 잘 쓰고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대학생)이 평생 학습자(Lifelong learner)가 되도록 가르쳐야 한다. 4년간 특정 지식을 배워 취업한다고 해도 졸업 후에는 일자리의 개념이 바뀌고 직업도 바뀐다. 따라서 대학은 그들이 5년 후, 10년 후, 20년 후 변화가 일어날 때 무엇인가 새롭게 배울 수 있는 능력을 배우는 게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기 대학 교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교수들은 예전에 비해 더 안트러프러너(기업가)가 될 필요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인공지능(AI)이 각 영역에 침투하면서 생기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이것은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가 결합돼 나타난다.

이 같은 문제를 대학이 앞장서 해결해야 하는데 대학은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가 없다. 오히려 구글과 페이스북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대학은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를 보유한 기업들과 협업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새로운 혁신 아이디어를 테이블에 올려 놓고 같이 해결해야 한다. 구글에 간 페이페이 리 교수(Fei Fei Lee·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인공지능 연구소를 이끌다가 2016년 구글 인공지능 담당 수석 과학자로 영입된 중국계 미국인으로 구글의 베이징 AI 연구센터 설립을 주도했으며 여전히 스탠퍼드대 교수로도 재직 중)가 대표적이다.

―지금 많은 기술이 새로 등장해 도전을 하고 있다. 앞으로 최소 10년, 최대 수십 년간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신기술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인공지능이다.

―미래 변화를 이끌 AI 시대를 어떻게 예측하나. ▷머신러닝은 큰 진보다. 그러나 마법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간이 기계의 신경망을 디자인하고 어떻게 일을 수행하는지 학습시켜야 한다. 역설적이게도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인간이 더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여전히 사람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할 일이 많고 기회가 널려 있다고 본다. 우리는 다양한 직업과 사회를 다시 살펴야 한다. 어떤 직업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교 교사, 노인 인구를 보살피는 직업 등은 인공지능 시대에 더 중요한 직업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일은 더 이상 '가족'만의 책임이 아니다. 어떤 기계도 노인과 상호작용할 수 없다. 이것은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이다.

―실리콘밸리를 오늘날 혁신 수도로 만든 비결은 무엇이라고 보나. ▷전 세계에서 인재가 몰렸기 때문이다. 지금 실리콘밸리를 봐라. 전 세계 모든 인종의 식당이 다 있다. 당신의 관심과 배경을 공유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온 인재들이 생태계 일원이 되게 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실리콘밸리는 능력주의(meritocracy)가 통하는 곳이다. 기술이 있고 재능이 있는 인재는 반드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실패에 관대한 분위기가 있다. 실패하더라도 기회가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큰일을 시도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데 두려움이 없는 것이다. 날씨가 좋고 스탠퍼드, 버클리, UCSF 등 좋은 대학이 있는 것도 도움이 됐을 것이다.

―우버, 리프트, 에어비앤비 등 공유 경제가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것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공유경제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었지만 실리콘밸리가 낳은 발명이라고 본다. ▷나는 공유경제가 이제 겨우 시작됐다고 본다. 에어비앤비와 우버가 나왔지만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보게 될 것이다. 스마트 시티,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그런 것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컴퓨터와 센서가 어디에든 있으면 사회 환경을 지금보다 더 개선할 수 있다. 그리고 모빌리티는 분명 중요할 것이다. AI 기반 스마트 기기도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는 '실리콘밸리'를 대체할 필요를 느끼게 될 것이다. 여기에 큰 혁신이 발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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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는 AI가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자율주행차는 인간보다 더 운전을 잘 한다. 다르파(DARPA) 챌린지(미 국방성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이 개최하는 문제 해결 프로젝트로 자율주행 기술은 2004~2007년까지 개최된 다르파 챌린지를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가 큰 돌파구를 마련했다. 알파고도 티핑 포인트를 만들었다. 도시 재설계는 흥미로운 아이디어다. 사람들은 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 주차장을 줄일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이 여유로워질 수 있다. 너무 이성적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다. 보험, 기름값, 차를 살 때 드는 비용 등을 생각해보자. 내가 만약 하루에 50달러 정도가 교통 비용으로 든다고 보자. 이것은 분명 차를 소유하는 것보다는 덜 들 것이다. 여기에 차 유지비가 들어가지 않는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라스트 마일'에 효율적일 것으로 본다. ―그러나 최근 실리콘밸리가 위기라는 지적도 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이 거대 기업이 돼서 정부 차원에서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회사로서 우버는 '왜 회사를 이처럼 운영하면 안 되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프로답지 못했고 미성숙했다. 모든 법을 깰 수는 없는 일이다. 큰 비즈니스 기회를 가진 훌륭한 회사였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법을 깨고 진흙 속에 자신의 명성을 던져버릴 가치는 없는 것이다. 말도 안 된다. 새 최고경영자(CEO)는 훌륭한 친구다. 그는 잘 하고 회사를 리빌딩해 낼 것이다. 우버가 저지른 나쁜 일들 때문에 성공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가짜뉴스도 실리콘밸리가 만든 이슈다. 해결이 매우 어렵다. 한 그룹은 "이것이 가짜뉴스"라고 하지만 다른 그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할 때 진짜 뉴스인데 다른 그룹은 가짜뉴스라고 할 수도 있다. 동의하지 않는 의견을 '가짜뉴스'라고 하는 측면이 있다. 이처럼 가짜뉴스를 실제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앞으로 지속될 문제라고 본다.

사실이 완전히 틀린 정보가 있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이를 트위터에 올리고 이것이 더 권위 있는 정보가 되면 그게 진실이 돼버리는 것이다. 여기에 많은 이슈가 있다. 인터넷에서는 기자들처럼 사실과 가짜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누구나 어떤 정보든 올릴 수 있고 이것이 그들의 시각에서는 진실로 판단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직도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고 믿는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기후변화도 인간의 행동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지금 기술(Tech) 산업에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이것이 개인 정보, 보안, 가짜뉴스, 디지털 성추행 등 뭐가 되든지 간에 지금 기술이 우리의 삶에 너무 깊고 광범위하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그 규모도 전례 없이 크다.

―의대·법대생이 윤리 과목을 듣고 졸업할 때 선서를 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도 윤리 과목을 듣고 직업 윤리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 있다. ▷맞는다. 그래서 스탠퍼드대는 6년 전부터 모든 대학원생이 윤리 과목을 수강해야 한다.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 존 헤네시 구글 알파벳 의장은… 미국 유명 벤처투자가 마크 앤드리슨은 존 헤네시 구글 알파벳 의장을 가리켜 '실리콘밸리의 대부'라고 말한다.

헤네시 의장은 1977년 스탠퍼드대 조교수로 부임한 뒤 스탠퍼드대 컴퓨터시스템 연구소 이사, 학과장, 공대 학장, 교무처장 등을 거쳐 2000년 제10대 스탠퍼드대 총장이 됐다. 그는 공식·비공식적으로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도움을 주며 '대부'라는 애칭을 얻었다. 헤네시 의장은 본인부터 성공한 벤처 창업가이자 컴퓨터공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1981년 그가 고안한 'RISC 아키텍처' 기반 프로세서는 오늘날 우리가 쓰는 PC, 스마트폰, 각종 마이크로프로세서 대부분에 쓰이고 있다. RISC는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명령어 개수를 줄여 하드웨어 구조를 단순하게 만드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 방식이다.

그는 1984년 '밉스(MIPS) 컴퓨터 시스템스'를 설립해 1989년 상장에 성공했고 1992년 실리콘그래픽스(SGI)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헤네시 의장은 뉴욕 헌팅턴 출신이다. 항공우주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교사 출신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빌라노바대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한 뒤 스토니브룩대에서 컴퓨터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4년 4월 구글 이사회 일원, 2007년 4월 구글 수석 독립 이사, 2015년 10월부터 구글 모회사 알파벳 이사를 거쳐 지난 2월 알파벳 의장으로 선임됐다. 2002년 1월부터 네트워크 장비회사 시스코시스템스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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