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런 레비 BOX 창업자
지투 파텔 시스코 총괄임원
"대면하고 일하는 것보다 대면하지 않고 일하는 것이 모두에게 10배 이상 만족스러운 날이 올 겁니다. 디지털 협업도구에 우리가 투자하는 이유는 그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지투 파텔 시스코 총괄임원)
실리콘밸리의 디지털 협업도구 기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두 사람의 설명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격하게 수요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면 협업 소프트웨어를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쓰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대면해서 일하는 것보다 원격으로 일하는 것이 10배 이상 만족스럽다면 디지털 협업도구 시장은 더욱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 있다. 바로 '통합'이다.
예를 들어 시스코는 메일이나 메신저, 영상회의처럼 서로 다른 의사소통 앱을 하나의 웹엑스 앱 안에 모두 통합시키는 작업을 완료했다. 지금은 회의 시작 전 이메일을 보내고 웹엑스 같은 영상회의 솔루션으로 회의하며 회의가 끝나면 메신저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앞으로는 웹엑스 하나만 열면 모든 의사소통이 이뤄지도록 만든 것이다. 지투 파텔 시스코 총괄임원(전무)은 "디지털 협업도구 시장을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바라볼 생각"이라며 "어떠한 환경과 조건에 처한 사람들이라도 웹엑스라는 단일 환경 안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통합적인 협업도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드롭박스보다 더 빨리 클라우드 저장 공간 제공 서비스를 시작한 박스(BOX)의 에런 레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열린 온라인 이벤트 '웹서밋'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고객들은 디지털 콘텐츠 하나를 만들기 위해 여러 앱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내년 초 이를 위한 업데이트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홈페이지를 제작하려 해도 사진 편집 앱(포토샵·그림판 등) 동영상 편집 앱(유튜브·프리미어 등) 문서 작성 앱(한글·파워포인트·엑셀·워드 등) 등을 여러 사람이 띄웠다 닫았다를 수없이 반복해야 한다. 그러나 클라우드 파일 저장 공간인 '박스' 안에서 어떤 형식의 파일이든 열어 볼 수 있고 편집할 수 있다면 홈페이지 제작 작업은 훨씬 수월해진다. 이런 작업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두 회사가 이런 통합작업을 시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 시장 전망이 밝다고 보기 때문이다. 파텔 전무는 "지금은 거대한 전환의 시작일 뿐"이라며 "4~5년 뒤 사람들 사이 거리는 지금보다 훨씬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레비 CEO는 인수·합병(M&A)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상장된 회사이기 때문에 공시 의무상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면 그런 (M&A) 기회도 당연히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급격하게 커진 디지털 협업 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제품을 확장·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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