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식 베스핀글로벌 부회장. /베스핀글로벌 제공

조민식 베스핀글로벌 부회장이 한국엔젤투자협회 차기 회장에 오른다. 2012년 설립된 이래 ‘벤처업계 대부’로 꼽히는 고영하 회장이 줄곧 이끌어왔던 엔젤투자협회 수장이 바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젤투자협회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 주관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중기부가 주관기관 재선정 절차에 착수한 만큼 ‘새 얼굴’을 내세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7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조민식 부회장은 현재 엔젤투자협회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심사를 진행 중이고, 이사회와 정기 총회를 거쳐 오는 28일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조 부회장은 고영하 현 회장을 이어 엔젤투자협회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회장 임기는 3년이다.

조 부회장은 삼정KPMG 창립 멤버로 22년간 기업 자문·마케팅을 담당한 경영 컨설턴트 출신 경영인이다. 전문 엔젤투자자로도 활동하며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왔다.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신사업지원 육성협의체 자문위원을 역임하며 스타트업의 민관협력 증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는 2020년 클라우드에 특화된 매니지드 서비스 기업(MSP) 베스핀글로벌의 총괄 대표로 영입됐고, 현재 부회장을 맡고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엔젤투자 시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아 엔젤투자협회 회장직을 맡을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2012년 설립된 엔젤투자협회는 엔젤투자자 육성, 엔젤투자자와 창업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 기업 성장 지원 등 벤처 투자 생태계 조성 역할을 하고 있다.

중기부가 2013년부터 시작한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 주관이 핵심 사업이다. 팁스 운영사를 선정, 관리하는 역할뿐 아니라 운영사가 추천한 창업기업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최종 선정 과정을 관리한다. 협회 전체 직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이 사업에 투입돼 있을 정도다.

조 부회장의 엔젤투자협회 회장 선임 배경은 이런 중대 사업인 팁스 주관기관을 지속하기 위한 승부수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기부는 그간 별다른 절차 없이 엔젤투자협회에 일임했던 팁스 주관기관 재선정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엔젤투자협회뿐 아니라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엔젤투자협회는 이사진에 팁스 운영사 대표가 올라 있는 등의 문제로 공정성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자금만 기계적으로 나눠줄 뿐 팁스 기업 성장의 조력자로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지난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조에 맞춰 중기부가 팁스 R&D 예산 지급을 지연시켰던 것과 관련해서도 일부 책임론이 불거졌다. 팁스 기업이 혼란이 없도록 설명회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런 역할을 주관기관이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기부는 3월 내 팁스 주관기관 선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새로운 팁스 주관기관엔 자금 지원을 토대로 팁스 기업이 실제 성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책임도 상당히 부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