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애플의 자율주행차 로드맵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몇 차례 굴곡을 거친 프로젝트 타이탄이 제대로 된 로드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및 디지타임즈,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카 개발을 위해 유명 자동차 전자장치 공급업체와 예비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미국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을 준비했으며 2015년에는 테슬라 직원을 연봉 60% 인상 조건으로 스카우트하는 한편 2018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통당국으로부터 자율주행차 시범 운행허가를 받은 바 있다. 그 연장선에서 애플카 등장을 위한 다양한 실험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카 컨셉 이미지. 출처=갈무리
애플카 컨셉 이미지. 출처=갈무리

다만 프로젝트 타이탄의 애플카 로드맵이 줄기찬 동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다. 2014년 첫 등장했으나 수 차례 프로젝트가 휘청이기도 했으며, 스티브 잡스의 측근인 밥 맨스필드(Bob Mansfield)가 은퇴하며 애플카 비전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 바 있다. 최근 우버가 자율주행차 사업에서 전격 철수하며 애플도 당분간 이 영역에서 비전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었다.

애플은 그러나 애플카의 비전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애플은 대만의 TSMC와 함께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별도의 미국 공장 건설을 통해 실질적인 결과 창출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TSMC가 최근 질화갈륨(GaN) 기술을 통해 하이브리드 자동차 컨버터와 충전기 기술 고도화에 나서는 것도 애플카 비전과 관련이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애플카의 비전은 완성차를 제작하는 것이 아닌, 완성차 업체들에게 애플카의 청사진을 제공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디지타임스는 이를 두고 "테슬라의 모델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전기차를 완전생산하고 있으나 자율주행에 있어서는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인공지능(AI) 수석 부사장인 존 지안안드레아(John Giannandrea)가 애플의 프로젝트 타이탄 부서를 최근 총괄하기 시작한 것도 눈길을 끈다. AI를 중심으로 하는 애플의 자율주행차 청사진은 이르면 2023년 모습을 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