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율주행자동차 스타트업 오로라가 세계 최대 승차공유업체인 우버의 자율주행차 사업부문을 인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의 명암이 엇갈리면서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우버는 자율주행차 사업부문인 어드밴스트테크놀로지그룹(ATG)을 오로라에 팔고, 4억달러를 오로라에 투자하면서 지분 26%를 갖기로 했다고 두 회사가 7일(현지시간) 밝혔다. 오로라는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때 우버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기로 했다. ATG의 가치는 40억달러(약 4조3400억원)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로 2018년 오로라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현대·기아차도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2018년부터 오로라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 중인 현대차는 지난해 오로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현대·기아차의 투자액은 30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탓에 올초 잠시 위축됐던 글로벌 M&A 시장은 지난 7월을 기점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글로벌 M&A 분석업체인 머저마켓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세계 M&A 규모는 8914억달러(약 966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3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50억달러 이상 대형 M&A는 36건, 거래금액은 4560억달러에 달했다.

실적·주가 회복세 타고…알짜기업 콕집어 '쇼핑'

글로벌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알짜기업 쇼핑에 나서면서 M&A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패트릭 램지 글로벌 M&A 총괄은 “올 2분기가 자본시장의 분기였다면 3분기부터는 단연 M&A의 분기”라며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가 회복되면서 상반기 얼어붙었던 M&A시장이 달궈지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회복 탄력성을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M&A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은 사업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더 크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특히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M&A 트렌드를 △경쟁업체 인수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 △신규 사업 진출 △생존 모색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으로 유동성이 넘쳐나는 가운데 백신 개발 등으로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도 줄어들고 있어 M&A시장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