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 퍼스널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 나선다

[단독] 네이버, 퍼스널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 나선다

네이버가 개인형 이동수단(퍼스널 모빌리티·PM) 플랫폼 구축에 뛰어든다.

정부 PM 실증 사업을 통해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고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스타트업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서비스는 브랜드 인지도와 접근성을 고려,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통합 제공하는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6월 사업자 발표가 이뤄지고, 서비스는 올해 안에 시작하는 일정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클라우드가 한국자동차연구원 주도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참여해서 산업통상자원부의 '퍼스널 모빌리티 플랫폼 핵심 기술개발 및 실증사업'을 신청했다.

컨소시엄 참여 업체는 네이버클라우드 외에도 PM 제조사·부품사,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 지방자치단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40여사에 이른다.

네이버는 '네이버 지도'를 보유하고 있지만 모빌리티 사업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지도 기반으로 네이버 플레이스, 내비게이션 등의 사업을 진행한 게 전부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우티(우버+티맵모빌리티)가 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PM을 시작으로 스타트업과 종합 모빌리티 '상생' 플랫폼을 구축, 경쟁 구도를 형성할지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선 네이버클라우드가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사업자 선정에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되면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초기 서비스 예정 지역은 서울, 부산, 순천, 경주, 화성, 영광 등 5곳이다. 컨소시엄은 향후 참가 희망 지자체가 있을 경우 산업부와 확대를 논의할 계획이다.

수행 사업은 5년에 걸쳐 스타트업의 PM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컨소시엄은 공용 하드웨어(HW) 플랫폼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위한 SaaS 기반 운영 플랫폼을 구축한다.

플랫폼은 클라우드 기반의 개방형 실증 운영시스템으로 구축된다. 또 복수의 SW 개발업체와 PM 서비스 구현을 위한 SaaS를 개발한다. 스타트업은 필요한 SW를 구독 방식으로 구매,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업체별 서비스는 네이버 앱을 통해 사용자에게 통합 제공된다. 서비스별로 앱을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경우 이용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미 네이버클라우드가 모회사인 네이버와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는 코레일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도시 간 광역 이동은 기차, 라스트 마일은 PM 서비스가 각각 담당하는 형태로 예상된다. PM 과제 특성상 사업 기간에 자동차는 추가되지 않는다. 2025년 사업이 종료되면 네이버가 일반 택시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로보택시 등의 추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소시엄은 공유·구독에 적합한 고신뢰성 HW 구동 플랫폼도 개발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PM이 저가 외국산 제품이어서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컨소시엄은 구동모터, 동력전달장치, 에너지저장·관리시스템, 차체, 통합 제어기, 통신모듈, 고장진단시스템 등의 국산화를 추진한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PM은 사업 3차연도에 투입될 예정이다. 스타트업은 서비스 운영에 국산 PM을 도입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진출은 늦었지만 네이버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모빌리티 시장 경쟁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기대된다”면서 “네이버가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PM 시장의 진입 문턱이 낮아짐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 업체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