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테슬라 브레이크 고장 논란...중국발 '불매운동 조짐'

상하이 모터쇼 현장에서 벌어진 테슬라 차주의 돌발 시위가 중국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중국 당국이 테슬라를 계속해 압박하고 있다.

중국 내 테슬라 비난 여론이 압도적 상황에 테슬라 불매 운동 조짐까지 일고 있다.

22일 중국중앙(CC)TV 인터넷판에 따르면 시위 차주인 장모씨가 거주하는 허난성 정저우 시장감독국은 전날 오후 테슬라가 무조건 장씨 측에게 사고 직전 30분간의 주행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라고 명령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인 테슬라 모델3.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인 테슬라 모델3.

장씨는 지난 2월 아버지가 몰던 테슬라 모델3의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다른 차 두 대와 충돌하고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추는 사고를 당했다. 탑승한 온 가족이 사망할 뻔했다고 주장해왔다.

앞서 장씨 측은 테슬라에 사고 직전 30분간의 주행 데이터를 요구했다. 그러나 테슬라가 사고 원인 규명 외에 대외 공개 등 다른 목적으로 쓸 수 없다는 조건을 달면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차주 측은 차량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차량 환불과 치료비·위자료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테슬라 측은 제3의 기관에 브레이크 등 차량 결함 여부 조사를 맡기자고 제안했지만 장씨 측은 이런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고 있어 그간 양측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국가시장감독총국도 21일 심야에 성명을 내고 “시장 감독 총국은 이번 사건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며 “허난성과 상하이시 등지의 시장감독 관리 당국이 법에 따라 소비자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는 데 책임을 다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가시장감독총국은 “기업은 철저하게 품질 안전과 관련한 책임을 져 소비자에게 안전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성 소비자와 타협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테슬라가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는 험악한 표현까지 동원한 중국 공산당 정법위원회의 공개 경고 속에 20일 심야에 긴급 공개 사과 성명을 냈지만 악화한 여론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는 않는다.

아직 관영 매체들이 직접 나선 것까지는 아니지만 일부 강경 누리꾼들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공간에서 테슬라 불매 운동을 선동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에서는 차주 장씨가 상하이 모터쇼 시위 때 입었던 디자인의 티셔츠도 대거 팔리고 있다. 테슬라 로고가 박힌 이 티셔츠의 앞면에는 '브레이크 고장', 뒷면에는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는 문구가 박혀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