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면서 내가 고집하는 원칙이 하나 있다. 이 원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술에 취한 의사 결정을 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을 있다. 만약 당신이 큰 규모의 조직 리더라면, 이로 인해 야기되는 사업적 손실은 실로 어마어마할 수 있다. 그 원칙은 바로

 

7시간 이상 자지 못했다면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 

 

내가 항상 품고 있던 의문이 있다. 과연 성공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하루에  시간씩 잘까? 한때, 잠을 많이 자는 것에 대한 일종의 죄책감이 있었다. 그리고 잠의 중요성에 대해 무지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문헌 조사를 거쳐 잠을 자지 않고 일하는 것이 내 회사를 망치는 길임을 깨달았다.

 

 

지금은 매일 7시간씩 자고 있다. 그리고 주말에는 9시간 가까이 잔다. 만성 피로와 수면 부족에 시달리던 20대 초반과 비교하면, 오히려 나의 두뇌 활동이 더 활발해진 것 같다. 같은 얘기를 들어도 머리에 잘 들어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더 많이 떠오른다.

 

 

10일 연속으로 6시간씩 잤다면 당신은..

 

CNN에서 2019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신이 하루에 4~5시간밖에 수면을 취하지 않았다면 당신의 업무 성과는 술에 취한 채 일하는 사람의 그것과 비슷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10일 연속 하루 6시간씩 잔다면, 그다음 날 11일째에 당신은 마치 그 전날 밤을 꼬박 새우고 온 사람과 비슷한 업무 성과를 낸다고 한다. 

잠 연구원인 Christopher Barnes는 Washington’s Foster 대학교에서 경영 관리를 가르친다. 왜 경영학 교수가 잠에 대해 연구할까? 그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관리자급은 직원들을 혹독하고 비인간적으로 대한다고 밝혔다

 

 

 

4당 5락?! 제프 베조스는 8시간

 

이쯤 되면 수면의 중요성은 충분히 어필한 것 같으니 유명 CEO들의 수면 시간에 대해 알아보자.

 

제프 베조스(전 아마존 회장) – 8시간

The Economic Club of Washington에서 한 연설에서 그는 최소 8시간을 잔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회사의 고위 임원으로서 그가 해야 할 일은 실무를 직접 처리하고 하루에 수십 건의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아이다. 먼 미래를 내다보고 회사의 생사가 달린 2~3개 정도로 극소수지만 아주 중요한 의사 결정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서 잠을 줄이는 것보다 수면 시간을 늘려 사고력과 에너지를 늘리는 것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물론 아마존이 스타트업이었을 땐 매일 8시간씩 자지 못할 때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회사가 일정 궤도에 오르고 난 뒤로는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그렇다고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당신이 잠을 줄여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기 전날은 더더욱 안 된다. 스타트업의 실행력이 필요할 때는 잠을 좀 줄여도 되겠지만, 중요한 의사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땐 수면 시간을 늘려 총명한 두뇌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나의 1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니엘 그로스(전 YCombinator 파트너) – 8~9시간, 알람 시계 X

 

내가 본 스타트업 CEO 중 가장 수면에 집착하는 사람은 다니엘 그로스이다. 그는 Cue라는 스타트업의 설립자이다. 그는 2013년 Cue를 애플에 매각했는데, 약 400억~500억 정도의 가치로 예상된다. 그런 그가 2년 전 Y Combinator의 Startup School 강연에서 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Y Combinator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한 창업자들에게 말한다. 하루에 8~9시간 자는 것을 절대 부끄럽게 여기지 말라고. 심지어 숙면을 위한 안대 사용과 가습기까지 추천을 해주는 거로 보아 수면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영양제 형태로 따로 구매해서 복용한다고 한다. 

* 한국에서 멜라토닌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됨. 통관금지 품목으로 지정되어 직구가 불가능하며,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없음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그 역시 일주일에 절반 정도는 알람 시계를 꺼버리고 잔다고 한다. 나도 거의 매일 알람 시계를 꺼 놓고 잔다. 자연스러운 나의 생체 리듬에 맞게 잠에서 깨면 하루 종일 높은 에너지 레벨을 유지할 수 있다.

 

수면 부채

 

필자는 개인적으로 최소한 7시간은 자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각자 생체리듬과 타고난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에 적정 수면 시간은 다를 것이다. 그러니 매일 수면 시간을 체크하며 적절한 시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적정 수면 시간을 찾았다면 꼭 지키길 바란다. 부족한 수면은 부채와 같아서 내 몸에 계속 쌓여있다. 우리가 대출을 받으면 은행에서 이자를 받아 가는 것처럼, 수면 부채 역시 다양한 형태로 이자를 받아 간다. 그것이 생산성일 수도 있고, 인간관계, 예민함, 우울감이 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절대 피할 없다는 것이다. (참고로 수면 부채는 수면 의학계에서 쓰는 정식 용어이다)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수면 시간을 늘려보자. 스트레스와 예민성이 줄어들어 팀원들과 더 좋은 관계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향상된 생산성과 의사 결정 능력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대표는 재택근무중님의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