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펀드 2곳 조성… 푸드테크 스타트업 손 잡아美 저스트에 98억원 투자… ‘비건 계란’ 기술제휴 맺어국내 푸드어셈블에 21억원 투자, 밀키트 시장 공략 예고
  • ▲ 허영인 SPC그룹 회장.ⓒSPC그룹.
    ▲ 허영인 SPC그룹 회장.ⓒSPC그룹.
    SPC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트업, 벤처에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주력 계열사인 SPC삼립을 필두로 2개의 펀드에 약 120억원을 출자한 것. 국내는 물론 해외의 신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한 조치다.

    SPC그룹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26일 SPC그룹 등에 따르면 SPC삼립은 지난해 총 2개의 펀드에 총 119억원을 출자했다. 

    지난해 2분기 신설된 ‘글로벌푸드테크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하 글로벌푸드테크)’에 97억5400만원을 비롯해 지난해 3분기 설립된 ‘이베스트-GTOG 푸드테크 신기술조합 32호’(이하 이베스트-GTOG)에 21억4800만원을 각각 납입했다. 투자 주체는 SPC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PC삼립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SPC삼립은 ‘글로벌푸드테크’의 지분 63.6%를, ‘이베스트-GTOG’의 지분 99.9%를 각각 보유 중이다.

    SPC그룹이 펀드 투자에 직접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PC그룹은 지금까지 베이커리 등 식품의 제조, 개발에 주력해왔고 금융투자에는 오히려 보수적인 색깔을 유지해왔다. 그런 SPC그룹이 펀드 과반의 지분을 출자하면서 과감한 투자에 나서게 된 것은 바로 신성장동력 확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스타트업이라도 푸드테크 분야에 경쟁력이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하겠다는 SPC의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푸드테크(FOOD TECH)는 식품(FOOD)에 첨단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신조어로 식품 분야의 대표적인 미래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글로벌푸드테크’는 펀드 운용자금 전액을 미국의 스타트업 Eat JUST, Inc.(이하 저스트)에 투자하고 있다. 저스트는 녹두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달걀 맛을 구현한 비건푸드 ‘저스트 에그’를 개발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중 하나다. 

    저스트는 지난 2011년 설립 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를 비롯해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 등이 투자한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3분기에 설립된 ‘이베스트-GTOG’는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를 위해 설립됐다. 이 펀드는 밀키트 전문 스타트업인 푸드어셈블에 운용자금 21억4800만원 전액을 투자했다.

    푸드어셈블은 지난 2018년 설립돼 누적 회원만 5만명을 돌파한 기업으로 신선한 식재료와 동영상 레시피 제공을 비롯해 새벽배송까지 진행하는 스타트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가정식이 빠르게 성장하며 쉽게 배송하고 조리하면서 신선한 식품의 수요를 겨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스타트업에 대한 성과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SPC삼립은 저스트와 기술제휴를 통해 대표제품 ‘저스트 에그’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 판매할 예정이다. 푸드어셈블과 밀키트 사업을 보다 강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SPC그룹 관계자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기술, 업무제휴 제휴 등의 방식으로 푸드테크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차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닌 만큼 펀드를 조성해 투자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