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에서 '인증 중고폰' 판매... 반값에 1년 보증까지

삼성 인증 중고폰(Samsung Certified Re-Newed) 패키징 박스
삼성 인증 중고폰(Samsung Certified Re-Newed) 패키징 박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인증 중고폰'(Samsung Certified Re-Newed) 판매를 시작했다. 인증 중고폰은 반품된 스마트폰이나 보상 프로그램으로 회수된 중고폰을 삼성전자 자체 조립·검수 과정을 거쳐 신제품 수준으로 재상품화한 제품이다.

해외 일부 시장에 선보인 리퍼비시 스마트폰을 정규 브랜드화, 삼성전자 인증 마크를 부착해서 유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친환경 정책에 부응하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성장세를 보이는 글로벌 리퍼비시 스마트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북미 삼성닷컴 온라인 스토어에 인증 중고폰 판매를 위한 별도의 카테고리를 마련했다. 신제품 구입과 동일하게 사용하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반납, 중고보상(트레이드인)을 받을 수 있다. 1년 무상수리 보증도 제공한다.

북미 삼성닷컴에서 판매 중인 삼성 인증 중고폰(Samsung Certified Re-Newed)
북미 삼성닷컴에서 판매 중인 삼성 인증 중고폰(Samsung Certified Re-Newed)

출고가 999달러(약 116만원)인 갤럭시노트20 5G의 경우 인증 중고폰은 할인을 적용, 400달러(46만원)에 판매한다. 갤럭시S20 시리즈, 갤럭시S20 FE 5G, 갤럭시노트10 시리즈, 갤럭시S10, 갤럭시노트9 등을 새 제품의 절반 가격에 인증 중고폰으로 판매한다.

삼성전자 인증 중고폰은 재상품화 과정에서 외관 검수를 비롯해 소리, 터치, 통화, 카메라, 진동, 센서, 충전, 디스플레이 등 100개 이상 항목을 테스트한다. 배터리를 새 배터리로 교체하고, 검수를 마친 제품은 전용 패키징 박스로 포장한다. 기능이나 상품성에 문제가 없음을 삼성전자가 보장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부터 미국과 유럽 등에서 리퍼비시 스마트폰을 제한적으로 판매했다. '인증 중고폰'은 이를 공식 브랜딩화한 것으로, 이보다 앞서 삼성전자가 발표한 친환경 비전 '지구를 위한 갤럭시' 실행 방안의 하나로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인증 중고폰을 구형 단말의 새로운 활용처를 찾는 '갤럭시 업사이클링', 중고폰 회수율을 높이는 '보상 판매 프로그램'(트레이드인) 등과 연계해 제품 수명 주기를 최적화하는 한편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애플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리퍼비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공식 사후서비스(AS)를 위한 교체용 기기로 많은 물량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글로벌 리퍼비시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44% 점유율로 1위, 삼성전자는 20%대 점유율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중고폰 수요가 늘고 있지만 삼성 인증 중고폰을 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1일 “삼성 인증 중고폰은 리퍼비시 상품을 브랜딩화한 것”이라면서 “아직 국내에 선보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