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이 급증하면서 기업 경영진은 기술을 이용해 자동화할 수 있는 IT 업무와 그렇지 않은 업무에 대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IT 일자리의 1/4 정도가 사라지고 생성형 AI 도구로 대체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IT 리서치 회사 푸트 파트너스의 대표 애널리스트 데이빗 푸트는 “많은 해고가 있었다”라며, “기업은 과거에는 견실한 직원이었지만, 자사가 투자하고 있는 기술이 주도하는 새로운 세상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을 식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트는 결국 기술직 일자리의 20%에서 25%가 AI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푸트의 리서치에 따르면, AI는 일부 영역에서 인간의 개입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한편, 전문가를 재교육해 보다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역할에 적응하도록 해 생산성을 높일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듀크 대학교와 애틀랜타 및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이 6월에 CF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32%가 내년에는 사람이 수행하던 작업을 수행하는 데 AI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2024년 상반기에 거의 60%의 기업(대기업의 84%)이 이전에 인력이 수행하던 작업을 자동화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장비 또는 기술을 배포했다고 응답했다.
이 설문조사의 학술 책임자인 듀크대학교 재무학 교수 존 그레이엄에 따르면, 기업은 공급업체 지불, 송장 발행, 조달, 재무 보고, 시설 활용 최적화 등 광범위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다. 그레이엄은 보고서에서 “이는 챗GPT를 사용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직무 설명, 계약서, 마케팅 계획, 보도자료 초안을 작성하는 기업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푸트는 향후 몇 년 동안 11개의 IT 관련 직무가 AI 도입의 영향을 받을 것이며, 일부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일부는 그렇지 않은 방식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그 수가 더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AI의 영향을 많이 받는 IT 일자리
AI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드시 없어지지는 않을 역할은 소프트웨어 개발, 사이버보안, 데브옵스, UI/UX 디자인, 데이터 관리 및 관리, 테스트 및 품질 보증, 데이터 과학자 및 애널리스트, 테스트 및 품질 보증, 클라우드 엔지니어, 테크니컬 라이터, 네트워크 관리를 포함한 IT 지원 및 시스템 관리 등이다. 푸트는 아이러니하게도 AI/ML 엔지니어링도 구글의 AutoML과 같은 도구를 통해 더욱 자동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라클 오토노머스 데이터베이스 등의 자율운영 데이터베이스 같은 AI 기반 시스템이 자체 패치, 자체 조정, 사람의 개입이 필요했던 데이터베이스 유지 관리의 대부분을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데이터베이스 관리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 관리자에게는 빅데이터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AI는 위협 탐지, 이상 징후 탐지, 사고 대응을 자동화해 사이버보안을 혁신하고 있다. 푸트는 “AI 기반 도구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신속하게 식별하고, 보안 패턴을 분석하고, 취약점을 스캔하고, 심지어 사이버 공격을 예측할 수 있어 수동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줄여준다”라며, “특히, 사이버 범죄자가 시스템을 공격하기 위해 AI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보안 전문가는 복잡한 위협을 방어할 수 있는 AI 모델 개발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보안에 사용되는 AI 시스템이 편향되거나 오용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사이버보안 분야의 AI 윤리 전문가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IT 지원 및 시스템 관리 직군, 특히 1~2계층 헬프데스크 직군은 일자리 감소로 인해 특히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업무에는 기본적인 IT 문제 해결과 서비스 데스크 제공은 물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같은 기술 지원이 수반되는데, 오늘날에는 AI를 통해 자동화할 수 있다. 남아있는 헬프데스크 업무에는 전화나 전자 메시지로 해결할 수 없는 더 많은 실무 기술이 필요하다.
반면 데이터 과학자와 애널리스트에 대한 수요는 AI로 인해 증가하겠지만, 이들의 업무는 AI가 생성한 인사이트 해석, AI의 윤리적 사용 보장, 더 높은 수준의 모델 개발 및 검증 작업과 같은 보다 전략적인 영역으로 전환될 것이다. 푸트는 “이들은 단순한 데이터 분석이 아닌 모델 구축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특히 의료나 금융과 같은 민감한 영역에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모델이 윤리적이고 공정하며 설명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포함된다. 또한 데이터 과학자는 AI 모델이 비즈니스 목표와 규제 요건에 부합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의료나 금융 같은 소속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데이터 준비, 처리, 분석부터 모델 생성 및 배포에 이르기까지 머신러닝 파이프라인의 대부분을 자동화하는 AutoML, DataRobot, H2O.ai와 같은 모델 선택 및 최적화 도구를 갖춘 데이터 과학자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 골드 어소시에이츠의 대표 애널리스트인 잭 골드는 인간과 달리 생성형 AI 도구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술자보다 훨씬 빠르게 검색할 수 있어 자동화 도구가 문제를 매우 쉽게 식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한 해 동안 기술 기업의 해고가 증가했지만, 푸트는 기업이 채용 전략을 재고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동안은 고용이 급증할 수도 있는데, 푸트는 “자동화를 도입하면서 결국 사람을 내보냈지만 소프트 스킬과 제도적 지식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로는 새로운 제품 아이디어, 서비스 또는 비즈니스 전략을 창출할 수 없으며, 이런 작업에는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푸트는 “경영진은 사람을 없애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뉘앙스를 이해하는 핵심 인력이 필요했다”라며, “기업은 언어적, 비언어적 기술을 사용해 협력적인 방식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들, 특히 어느 정도의 기술적 능력이 없어도 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라고 강조했다.
골드도 동의한다. AI가 주로 일상적이거나 반복적인 업무에 집중하는 일부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대체하겠지만, 프로그램을 정의하고 매개변수를 설정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이 필요하다. 골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더 많은 코드를 작성할 수 있게 되면, 소프트웨어 인력을 고용할 필요성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그 필요성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골드와 푸트 모두 품질 관리에는 여전히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최근 발생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통해 윈도우 컴퓨터에 잘못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해 전 세계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연쇄적인 충돌을 일으켰다고 인정했다. 골드는 “AI는 딱 학습된 데이터 세트만큼만 우수하다는 점을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생성형 AI의 확산으로 출렁이는 일자리 지형
생성형 AI는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도구와 머신러닝 기술을 기존 엔터프라이즈 시스템과 통합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모두에 익숙한 기술자가 필요하다. 통합은 기업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작년에 미국과 유럽에서 3억 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AI의 등장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일자리의 2/3가 자동화될 수 있으며, 현재 업무 4건 중 1건은 완전히 자동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는 동시에 AI가 전 세계 GDP를 7%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자동화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업 분야로는 관리직(46%)과 법률 전문가(44%)가 꼽혔다. 당연히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은 건설(6%)과 유지보수(4%)와 같이 육체 노동이 집약된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화는 IT를 포함한 다양한 직업 분야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든 직업이 똑같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법률 분야의 점수가 높게 나온 이유 중 하나는 변호사보다 법률 보조원의 일자리가 더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일자리가 AI와 머신러닝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채용 관리자는 해당 분야에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찾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프로그래머는 AI 지원 코드 생성 도구를 사용해 매주 완료하는 프로젝트 수를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다.
이런 도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점점 더 널리 보급되고 있으며, 다소 의외로 생성형 AI를 실험하는 대부분 조직에서 큰 성과를 거두며 도입률이 급증하고 있다. 자동화 도구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기본 코드만 제안하더라도 수동 코드 생성 및 업데이트에 소요되던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깃허브 코파일럿, 탭나인, 오픈AI 코덱스와 같은 도구는 코드 라인을 제안하고 버그를 수정하며 코드 리뷰를 자동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반복적인 코딩 작업의 부담을 대폭 덜 수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최근 아마존 웹 서비스의 CEO 매트 가먼은 “24개월 또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대다수 개발자가 코딩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력 대체가 아니라 인력 보강 효과
일각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완전한 퇴출을 우려하는 반면, 생성형 AI 자동화를 통해 개발자와 다른 기술자가 일상적이거나 반복적인 업무에 집중하는 대신 더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AI 지원 콘텐츠 관리 회사인 하이랜드 소프트웨어(Hyland Software)의 수석 제품 매니저인 티아고 카르도소는 생성형 AI 도구가 프로그래밍과 코딩 기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가속화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카도소는 2021년부터 2031년까지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일자리가 25% 증가할 것이라는 미국 노동통계국의 추정을 언급했다.
카도소는 “이런 수치는 프로그래밍 기술에 대한 수요와 필요성을 확인시켜 주지만, 코딩을 지원하기 위해 AI를 사용하는 편안함은 고용주가 찾는 기술이 될 것”이라며, “개발자는 업스킬링 기회에 주목하고 어떤 AI 도구가 디버깅 및 버그 수정과 같은 작업을 지원하고 사전 리팩토링으로 코드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지 확인해 AI 시스템이 수행하지 못하는 기술을 연마하는 데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용주는 변화하는 기술 시장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과 개방성을 갖춘 개발자를 찾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를 수용하고 AI의 혁신에 발맞춰 자신의 기술을 강화할 방법을 모색하는 개발자는 역할이 계속 진화함에 따라 가장 가치 있는 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년까지 생성형 AI의 광범위한 도입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1억 5,8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기술 실업률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글로벌 최고 경제학자 필립 칼슨-즐잭은 “AI가 근로자를 대체하기보다는 오히려 가장 숙련도가 낮은 근로자를 보강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평가가 더 많다. 반면, 일자리는 여러 업무의 집합체이며 AI가 모든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인력을 대체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골드 역시 생성형 AI가 궁극적으로 없애게 될 일자리 수에 대한 추정치가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직원의 생산성이 향상되어 기업이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골드는 “기업이 직원을 보다 전략적인 업무로 전환할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라며, “AI 프로그램의 반응성, 효과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아직 많은 디버깅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일은 2~3년 동안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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