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가장 공격적 투자…60대도 4050세대보다 적극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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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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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남권에 사는 30대가 가장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주택자보다는 유주택자가, 또 다주택자일수록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자산에서 예금 등 안전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나라는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국민들이 그만큼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토연구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논문 ‘주택구매소비자의 의사결정구조와 주택시장 분석’을 오늘(2일) 발행한 주간지 ‘국토브리프’에 게재했다.

● 30대가 투자 위험회피도 가장 낮다


논문에 따르면 연령대별 위험회피도에서 30대가 전연령층에서 가장 낮았고, 2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이런 연령층들이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었다는 뜻이다.

논문 저자들은 특히 30대가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것에 대해 “30대는 20대에 비해 직업적으로 안정돼 있고 소득도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적극적으로 자산을 형성해나가는 시기”라며 “보다 공격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의 잇따른 집값 고점 경고에도 불구하고 30대가 ‘패닉바잉(공황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4240건으로 전달(5090건)보다 16.7% 줄어든 가운데, 30대의 거래가 35.2%(1491건)를 차지했다. 이는 전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이다.

30대 거래비중은 올해 1월 39.6%로 부동산원이 연령별 통계를 발표한 2019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 2월(35.9%) 3월(36.1%) 4월(34.1%) 5월(36.7%), 6월(35.2%)에 각각 30%대 중후반을 유지하며 연령대별 거래비중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논문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60대가 40~50대보다 위험회피도가 낮았다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은퇴 이후 보다 안정적인 수입원을 마련하고 향후 증여나 상속을 통한 자산이전과 자녀 세대의 자산증식에 기여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반면 50대는 전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위험회피도를 나타냈다. 본격적으로 은퇴를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원금보장이 가능한 무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을 높이고 위험자산의 비중을 낮춘 것이다.

● 서울 동남권, 다주택자도 공격적인 투자 성향


논문에 따르면 서울의 지역별 위험회피도 분석결과 강남 3구가 위치한 동남권이 가장 낮았고, 도심권-서북권-동북권-서남권 등의 순서대로 뒤를 이었다.

자산이나 소득규모는 많을수록 위험회피도가 낮았다. 무주택자보다는 유주택자가, 또 주택수가 늘어날수록 위험회피도는 낮아졌다.

예금 등과 같은 안정적인 수익보장이 가능한 무위험자산이 가계자산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각 나라별로 비교한 결과, 한국은 21.6%로 미국(24.9%) 영국(31.0%) 호주(32.9%) 네덜란드(38.1%) 등보다 낮게 나타났다.

논문 저자들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 투자자가 해외 투자자보다 위험에 대한 회피 정도가 낮고,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에서는 또 투자가능금액의 규모가 크고, 투자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수익이 증가했으며, 실제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자산 규모가 투자수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 베이비부머 세대, 집 팔기보다는 샀다


한동안 국내 부동산시장을 휩쓸었던 집값 하락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근거로 내세운 것이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였다. 1955~1963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부머들이 은퇴와 함께 집을 팔거나, 준주택(실버타운 등)으로 이동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번 논문에서는 이런 주장과는 상반된 분석 결과가 나왔다.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주택 점유 및 다주택 소유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논문 저자들은 이와 관련해 “은퇴를 시작하고 있는 계층에서 주택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이를 감안한 주택시장 분석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주택수요의 구조도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등이 늘어나 주택구매력이 커지면 거주목적 수요, 이른바 실수요자가 증가했다. 또 주택가격 상승은 주택구매력 감소로 이어져 실수요자는 줄었지만 투자목적 수요는 커졌다. 이와 함께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주택시장 하방위험도를 높였다. 따라서 이 같은 주택수요 구조변화를 확인 관리할 수 있는 시장 모니터링 등이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집값의 ‘하방경직성’도 다시 확인됐다. 한번 가격이 정해지면, 공급이 늘어나는 등 경제 여건이 변화해도 좀처럼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 주택시장의 쏠림현상도주택가격 상승기에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특성들은 특정지역에서 시작된 주택시장 가격 상승세가 다른 지역으로 폭넓게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를 고려해 주택가격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정책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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