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나이브 부켈레 연임 길 닦아준 엘살바도르…‘독재국가’ 길 걷나
엘살바도르 최고 법원, 재선금지 조항 깨
부켈레 2024년 대선 출마 가능…독재정권 우려
야당.시민단체 “민주주의 붕괴 조짐”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로이터]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엘살바도르의 최고 법원은 헌법에 명시돼 있는 대통령 재선금지 조항을 폐기하고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엘살바로드의 선거위원회는 지난 4일(현지시간) 대법원 헌법위원회의 대통령 재출마를 허용하라는 명령을 받아들인 뒤 다음날 가결했다.

이에 따라 부켈레 대통령은 오는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엘살바도르의 헌법은 대통령이 첫 임기 후 10년 동안 재선을 노리는 것을 금지해왔다.

하지만, 부켈레 대통령이 소속된 여당 ‘새로운 생각(Nuevas Ideas)’이 장악한 엘살바도르 의회는 해당 조항을 뒤집었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5월 헌법재판관 5명과 법무장관을 교체하기도 했다. 자신의 의견에 저항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엘살바도르의 야당과 시민 단체는 해당 판결이 “위헌”이라고 비난했다.

아나벨 벨로소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 하원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국가는 더 이상 국민을 위해 봉사하지 않는다. 오로지 한 사람만을 위한 나라로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엘살바도르의 한 시민이 5일(현지시간)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 재선 허용 결정을 규탄하는 시위에 참석하고 있다. 그가 들고 있는 피켓에는 ‘파시스트 부켈레’라 적혀있다. [로이터]

미국 정부도 해당 결정을 규탄했다. 진 메인 엘살바도르 주재 미국 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미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입맛대로 재판관을 교체한 바 있다. 이 결정 또한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고 행정부에 대한 균형추를 제거하려는 전략이다”고 전했다.

2019년 집권한 부켈레 대통령은 ‘젊은 지도자’의 이미지를 내세우며 엘살바도르 정치를 개혁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임기 이후 그의 권위주의적인 성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에는 갱단 폭력을 척결하기 위한 1억900만달러(약 1262억원) 예산안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의회에 무장 군대를 보내기도 했다.

최근 부켈레 대통령은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엘살바도르의 법정통화로 지정하면서 국민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센트럴아메리칸대학(UCA)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1281명의 국민 중 67.9%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yooh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