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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M] 장애아 출산 반도체 노동자들의 도전…'태아 산재' 신청

[집중취재M] 장애아 출산 반도체 노동자들의 도전…'태아 산재' 신청
입력 2021-05-20 20:52 | 수정 2021-05-2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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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삼성 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했던 엄마들이 작업장의 유독 물질 때문에 자녀들이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면서 산재 신청을 냈습니다.

    선천적으로 대장 기능이 떨어지거나 태어날 때부터 콩팥 하나가 없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지금의 법으론 안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아이들을 위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 리포트 ▶

    삼성전자 온양 반도체 공장에서 7년 넘게 일했던 50살 A씨.

    지난 1999년 4월 첫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대장 기능이 떨어진 '선천성 거대결장증' 진단을 받았고, 첫 돌도 안돼 대장을 잘라내야 했습니다.

    23살이 된 아들은 여전히 배변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A씨/전 삼성전자 온양공장 노동자]
    "어렸을 때 항상 항문이 헐어서, 그 통(인큐베이터) 속에 살았었는데… 중학교 사춘기 때까지 너무 너무 창피했대요. 나도 모르게 속옷에 한 번씩 지렸거든요. (화장실에 들어가면) 소리가 거실까지 들려요."

    A씨는 본인이 일했던 공장에서 벤젠 같은 유독물질에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A씨/전 삼성전자 온양공장 노동자]
    "우리는 그냥 의사 가운에 모자만 쓰고 일했어요. 식당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 복장 있잖아요. 아무 보호장비 없이 옷도 안 입고 엑스레이 (공정으로) 갔잖아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20년 동안 일했던 B씨의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콩팥 하나가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후엔 혈뇨를 보기 시작했고, 남은 콩팥도 기능이 10%정도밖에 안 남았습니다.

    한때 한 달 약값으로만 200만 원 가까이 썼습니다.

    [B씨/전 삼성전자 기흥공장 노동자]
    "머리는 수술 자국이 그대로 나서 머리가 안 나고 있고요. 스테로이드제를 좀 써서, 몸이랑 얼굴만 땡땡 붓고 살찌는 것처럼, 얼굴도 까매지기도 하고."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출산한 엄마는 30여 명.

    그중 A씨와 B씨를 포함한 3명이 '산업재해'로 인정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신청서를 냈습니다.

    [A씨/전 삼성전자 온양공장 노동자]
    "우리는 아니지만 우리 자식들에게는 그것(산재) 좀 인정해줬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산재보험법은 여전히 태아 산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취재: 김우람/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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